며칠 전 후배 시인과 전화 통화를 하는데 후배가 묻더라고요.

형 웃대 왜 하세요? 

호기심 반, 장난 반으로 후배가 물었는데 아무 말 못했었습니다. 종종 사람들한테 듣습니다. 웃대 왜 하냐고. 그 중 가장 치욕스러웠던 말은 뭐 이용해 먹을 게 있으니까 하는 거 아니냐, 이런 말이었는데, 그 사람에게는 진짜 이유를 말해줬었습니다. 일요일 밤, 조용히 생각해봅니다. 나는 웃대를 왜 하는지.

웃긴 대학의 존재는 알고 있었습니다. 존재만 알고 전혀 본 적은 없는데 2017년 12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자살 시도를 했었습니다. 약을 많이 먹었고 충남대학 병원 중환자실까지 있다가 나왔습니다. 응급실은 지하였는데 20시간 넘게 의식 불명 상태로 있다가, 깨어서, 아버님께 바깥을 좀 보고 싶다고 했었습니다. 깨어난 시각이 오후 늦게였는데 햇빛을 보고 싶었습니다. 그때 본 햇빛은 정말 잊을 수가 없습니다.

조금씩 회복이 되면서 자살 시도 전에 제가 한 일이 걱정이었습니다. 이번에는 독하게 마음을 먹고 자살 시도를 했었던 거라, 트위터나 페이스북, 블로그, 인스타 등등 여기저기에 유서도 쓴 상태였거든요. 부끄러웠습니다. 무섭기도 했고요. 인터넷 검색을 하는데 저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많이 울었습니다. 그 중 유독 웃긴 대학이 눈에 들어오더랍니다. 댓글 하나하나를 읽는데 왜 그렇게 눈물이 나던지. 퇴원을 하고, 웃대 아이디를 만들고 그렇게 서서히 웃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걱정해줘서 고맙다는 말에 댓글을 달아주셨는데 그 댓글들을 보다가 또 울고 말았습니다. 자살 시도 후유증은 꽤나 큽니다. 오전 1시 즈음에 자살 시도를 했었는데 한 달 넘게 그 시간만 되면 무섭더라고요. 그때마다 웃대를 했습니다. 살고 싶었나 봅니다.

그 추웠던 한 달이 아마, 제 인생에서 가장 따뜻했던 한 달이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그 이후는 그냥 소위 ‘웃창’이었습니다. 재밌더라고요. 같이 웃고 고민하고 서로 그렇게 같이 있어주는 것. 그게 웃대를 하는 이유의 전부입니다. 이제는 반대를 누르시는 분들도 고맙게 되었습니다.

말이 많았습니다. 웃대인들, 제가 빚 갚겠습니다. 사랑합니다.

마지막은 언제나, 

하와와, 제가 당신들에게 그러한 것 같이  

하와와, 당신들이 저에게 그러한 것 같이  

이 세계의 모든 평화의 말들이 당신들을 지켜줄 것입니다. 

충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