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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본문에 들어가기 전, 이 장편 소설은 제가 일전에 올린 글로리 메이든에 탑승하신 것을 환영합니다（welcome aboard our glory maiden!）의 비하인드 스토리쯤 되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를 씀으로서 여러분이 재밌게 즐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이 소설은 노골적이고 잔인한 묘사가 있기 때문에 싫어하시는 분들은 감상을 자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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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은 낱낱이 깨어져 흩어져버렸다. 흩어진 조각들은 운 좋게 일어나는 우연성에 의해, 각기 다른 경험을 한 정보들을 동시에 보내기 시작한다. 불현듯 일어나는 돌풍은 하늘로 솟구쳐 오르는 바람에 실려 하늘로 올라간다. 차가운 바람이 온몸을 휘감는 감각, 하늘로 솟구쳐 올라가며 몸을 적시는 구름의 느낌은 그 어떤 경험과도 비교할 수 없었다. 산소가 부족해지며 느껴지는 숨이 막히는 경험조차도 현재의 나에게는 감각적 쾌락의 연속이었다.
또 다른 정신의 조각들은 바다 안으로 가라앉아 인류가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심해의 황홀함을 보여주었다. 짙푸른 바다. 떼를 이루며 지나가는 이름 모를 물고기들과 넘실거리는 해조류, 산호. 인위적인 배합으로는 만들지 못할 새로운 색을 지닌 생명체들이 만들어내는 빛. 어둠, 어둠, 해구의 바닥에 놓여있는 더 깊은 심연. 하늘로 솟구쳐 오른 정신들은 계속 솟구쳐 올라 우주로 향했다.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과 행성. 성운의 무리, 은하계. 우주의 중심. 바다, 우주! 빛, 어둠. 색깔? 색깔, 더 많은 색깔! 그 황홀경은 다시는 경험할 수 없을 것이다! 복잡한 세상은 단순한 흑과 백으로 나눌 수 없었다! 나는 어리석고 무지한 예술쟁이였다! 우울의 색, 노인이 눈을 감기 전 내뱉은 마지막 호흡의 색, 초신성이 뿜어내는 폭발적인 압력의 색, 새벽 집의 지붕에 맺힌 첫 이슬의 색, 절망의 색, 태어난 아이가 내뱉는 첫울음의 색,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수많은 종류의 색감과 감정들과 감각이 동시에 표현되며 마치 무너진 독으로 들어오는 물처럼 나를 잡아먹기 시작한다. 하나둘 다시 돌아온 정신의 조각들은 하나로 합쳐져 내게 다시 돌아온다. 나는 여전히 몰아치는 정보들의 홍수 속에서 마치 발작처럼 눈을 치켜뜨며 자리에서 몸을 급히 일으킨다.
"이, 이런 경험은 도대체..."
허나 내가 깨어난 곳은 접대실이 아닌, 내가 가장 바라고 그리웠던 공간이었다. '내'가 아니라 '우리'였던 시절의 바로 그곳이었다. 먼지 쌓인 메트리스 위에, 어지럽게 흩어진 이불, 살짝 열린 커튼 사이로 고개를 비추는 햇빛. 온기와 편안함이 가득하다. 지저귀는 새소리,
그리고.
내 옆에 누워있는 건.
"...지미? 아침부터 왜 그래.."
토요일, 오늘은 분명히 토요일일 것이다.
부스럭 거리는 소리와 함께 날 뒤에서부터 누군가가 껴안는다. 일전의 경험으로 인해 몸의 감각은 예민해질 대로 예민해져 있었기 때문에 나는 놀란 듯 몸을 부르르 떨 수밖에 없었다. 그녀의 몸의 굴곡이 그대로 등의 맨피부에 닿아 느껴진다. 어깨와 목 사이에 기대는 그녀의 얼굴, 따뜻한 숨결, 얼굴을 살짝 간지럽히는 머릿결. 그리고 애정 어린, 아직 반쯤은 잠에 취한 목소리가 귓가에 속삭인다.
"안 좋은 꿈이라도 꾼 거야?"
장난기 섞인 웃음을 내뱉으며 팔을 내 목에다 두른다. 나는 내 팔을 올려 그녀의 손을 맞잡는다. 그리고 그 순간, 그녀와 나 사이의 과거가 불현듯 생각나 버렸다.
나는 조심스레, 그녀의 손에 깍지를 끼며, 살짝 힘주어 손을 쥐어보았다. 따뜻하고 그리웠던 손길, 그리웠던 순간이었다.
그렇지만 이젠 아니다.
"...진작 이렇게 해야 했어."
에밀리아가 무슨 말인지 물어보기 전에, 나는 힘을 주어 그녀의 팔을 꺾었다. 고통에 찬 그녀의 비명이 집안에 울려 퍼진다. 그녀는 내 손아귀에서 있는 힘껏 빠져나와 도망치려 하지만 내가 더 빨랐다. 나는 탁상에 놓여있던 화분을 있는 힘껏 그녀에게 던졌고 깨어진 화분 위로 그녀가 쓰러진다. 붉은 핏방울들이 바닦을 적신다.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녀가 내게 안겨준 고통과 배신에 비하면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나는 서둘러 집안을 둘러본다. 저 개년이 울면서 꼴사납게 허벅지를 부여잡고 문을 통해 나가기 전에 다행히 나는 커다란 망치 하나를 찾을 수 있었다.
"그래... 어차피 환각인데..."
나는 중얼거리며 망치를 휘두른다. 이건 절대 현실인 수가 없다. 그 사실이 내 머릿속에 들어오자, 놀랍도록 냉정해진 나 자신에 대해 감탄했다. 마음속 깊은 곳 어딘가는 무언가가 단단히 잘못되었다고 이야기했으나, 그 목소리는 마치 녹은 밀랍에 갇힌 나비처럼 조금씩 힘을 잃어가고 있었다.
퍽ㅡ
"ㅡ그때와 같은 실수는 반복하지 않을게."
그 추웠던 겨울 저녁 밤, 그녀가 눈밭에 쓰러졌을 때, 나는 결국 그녀를 병원 앞에다 내려놓고 도망쳤었다. 그녀는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고, 나는 그 후 오랫동산 도망자 신세를 면할 수 없었다.
"둘이 뒤에서 재밌었겠네. 아무것도 모르는 날 비웃으면서."
나는 차분한 목소리와는 반대로 있는 힘껏 망치를 휘두른다. 피가 얼굴에 튀지만 조금도 신경쓰지 않는다. 그녀가 내 친구와 바람을 피웠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던 날이 떠올랐지만, 자세히 기억나지 않는다. 누구랑 바람을 피웠더라? 대니? 제이슨?
어느새 내가 내리치던 대상은 점점 움직임을 멈춘다. 신기하게도, 때리면 때릴수록 그녀와의 기억들이 나와 무관해지는 느낌이었다. 아니, 얼굴조차 희미한 덩어리로만 기억날 뿐, 더 이상 에밀리아는 나에게 중요하지 않은 인물이 되어갔다. 나는 여전히 선혈이 낭자한 시체 위에 올라탄다. 망치를 던져버리고는 이미 의식이 없는 그것의 눈을 쳐다보며 목을 조르며 웃는다. 소름 끼치는, 쇠를 긁는 듯한 웃음소리가 방을 가득 채운다. 그러나 그 웃음소리의 발생지는 내가 아니었다. 바닥에 쓰러져있던 그것의 반쯤 부서진 머리에서 나오는 소리였다. 사방으로 흩어졌던 그녀의 조각들이 다시 시간을 거스르듯 시체로 달라 붙는다. 완성된 것은 에밀리아가 아닌, 다른 여자였다. 한참 후에야 그녀가 내가 그렸던 그림 속의 여자라는 걸 깨달았다. 근데 그녀의 어느 부분이 에밀리아를 닮았었지?
"통쾌해?"
그녀가 입을 움직이지 않고 묻는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소리 같았다. 나는 그녀의 질문에 손에 힘이 빠지는 것을 느낀다. 한참의 고민 끝에 나는 나지막히 대답한다.
"공허해."
복수를 통해 그녀에 대한 집착을 부숴낼 수 있었다. 하지만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그녀가 사라진다면, 나를 구성하는 목표의식은 뭐지? 그녀는 자신에 목에 올려진 내 손을 잡아푼 후, 내 목을 잡아 끌어당긴다. 입과 입이 만나고 혀가 섞인다.
"채워줄게."
어디서 들려오는지 모를 목소리와 함께, 이제는 익숙한 검은 액체가 그녀의 입에서 내 목을 따라 들어온다. 나는 반항하지 않고 어둠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나는 다시 한 번 깨어난다. 이번에는 내가 차를 마시고 기절했던 접대실에서 제대로 깨어날 수 있었다. 바닥과 내 옷은 엎지른 차로 인해 더러워졌지만 나는 개의치 않았다. 반대편에 앉았던 총책임자는 이미 자리를 떠난 듯 보였다. 이미 벽난로에는 불꽃이 사라졌지만, 들려오는 음악 소리는 여전한 것으로 보아 시간은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았다. 자리에서 일어나 홀린 듯 연회장을 나갔다. 온몸이 땀에 적셔진 챼로 나갔기에 많은 이들이 눈살을 찌푸렸지만, 그들의 시선은 중요하지 않았다. 나는 걸음이 이끄는 데로 움직였다. 곧 나는 이끌리듯 도착한 곳의 문에 적힌 팻말을 읽어보았다. '엔진실'이라고 적혀있었다.
"....좋아. 그래, 들어가라는 거지, 그래.."
나는 중얼거리며 문을 열었다. 여러 밸브와 피스톤, 석탄등이 사방에 어지러이 놓여있는 공간이 내 눈을 맞이했다. 하지만 내 눈길을 끈 것은 한 쪽 구석에 놓인 물건들이었다.
환각 속에서 본 것 같은 커다란 망치 하나.
침몰하는 배가 그려진, 어딘가 익숙한 캔버스.
마치 체스판처럼 검은색과 흰색이 강박적으로 배열된 옷가지들.
배에 대한 소유권을 증명하는 서류.
그리고 편지였다.
편지 속의 내용은 간단했다.
ㅡ총책임자가 총책임자에게.
나는 천천히, 고개를 올려 허공을 쳐다 보았다.
반은 범고래, 반은 늑대인 소름 끼치게 기이한 생명체긴 나를 내려다보며 허공 속에서 헤엄치고 있었다. 그것의 기묘한 안광은 불길한 흰색이었지만, 나는 그 색에 이끌리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고개를 천천히 돌려 문을 향해 쳐다보았고,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천천히 밖을 향했다.
나를 이루는 가장 큰 부분은 예술이었고, 나는 예술가로써의 의무가 있다.
자. 예술작품을 만들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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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늦은 소설에 대해 죄송하다 말씀드리겠습니다. 휴가+ 이것저것 때문에 소설을 빠르게 쓸 수가 없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소설작가가 자기 소설에 대해 설명하는 것만큼 구차한 건 없지만 몇자 적겠습니다. 일단 이 소설은 목적과 목표를 잃은 집착이 만드는 광기에 대해 써보고 싶었습니다. 시종일관 등장하는 범고래 괴물은 이누이트 신화에 등장하는 괴물입니다. 바다에 대한 집착으로 끔찍한 괴물로 변하는 전설에서 소설의 테마를 정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이후 약 3년만에 처음 써보는 소설이었습니다. 소설을 쓰고 올리며 재밌게 견딜 수 있는 시간이 되었지만 제 집필능력의 부족한 점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그치만 소설은 계속 쓸겁니다. 재미있으니까요. 또한 과분하게도 이 소설을 재밌게 읽어준 여러분들게 다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다른 소설로도 다시 돌아오고 싶습니다. 다음 소설은 더 발전되고 재미있는 소설로 찾아오겠습니다. 그럼 주저리는 이쯤에서 마치겠습니다. 이제 빠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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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7 [16: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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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6 [16: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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므쨩이또마또 |
흑 ㅠ 왜 이제 본건지ㅠㅠ 계속 보고싶어요 진짜 너무 재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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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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왁두 |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더 탄탄한 소설로 웃대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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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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므쨩이또마또 |
자주자주 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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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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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무망 |
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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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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왁두 |
우.끼.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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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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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6 [16: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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