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예술분야의 수준도 덩달아 업그레이드 되던 시절이었죠. 음악산업으로 보자면 음반구매도 눈에띄게 많이 늘었고 유명 팝스타들이 줄줄이 콘서트 하러 가고 그랬습니다. 녹음 스튜디오의 경우 당시 자국의 수준높은 전자기술과 더불어 미국 본토 수준의 사운드엔지니어링까지 구현할 수 있었습니다. 일본으로 녹음 뜨러가던 아시아 가수들도 꽤 많던 시절이었죠.
이런 호황기에서 성장한 청년들은 자연스레 수준높은 팝음악 역시 접견하게 됩니다. 70년대부터 본토 팝스타일을 전파해왔던 야마시타 타츠로 같은 선구자는 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그러다 90년대 초반에 무너진 버블경제로 인해 사회 전반이 실의에 빠진 상황에서도 언더그라운드에서는 다양한 시도가 일어났습니다.
사실 좋았던 시절에 대한 노스탤지어야 누구에게든 있겠지만 일본인들에게는 더했겠죠. 불과 몇년전까지 만해도 미국 턱밑에서 세계 경제를 주무르고 있었으니 말이죠.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90년대 들어서 젊은이들의 거리 시부야에서는 과거의 60~80년대 음악의 키치적인 스타일이나 스웨디시팝 같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음악을 접목하여 언더그라운드에서 아성을 불러일으켰던 여러 음악가들이 많았습니다. 이들을 하나의 장르로 묶기엔 애매했는지 훗날 이런 경향을 '시부야케이'라 부르기 시작했지요. 밴드음악으로 부흥한 시부야케이는 이후 일렉트로니카를 흡수하여 10년 넘게 장수하다 2000년대 중반쯤 서서히 사그라져 갑니다.
여러 팀들이 많았지만 Cosa Nostra 역시 시부야케이 역사에 길이 남을 밴드 중 하나입니다. 무지막지한 이름（마피아의 본거지）과는 다르게 정말 제대로된 팝밴드였습니다. 두 여성보컬의 뛰어난 가창력과 밴드의 견실한 연주실력이 합쳐져 훌륭한 팝넘버를 많이 냈습니다. Pizzicato Five를 좋아하셨다면 아마 이 밴드의 음악도 친숙하게 들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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