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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군대를 교도소로 다녀왔다.
지금은 교도소가 모두 자동화되어 교도소에서 복무하는 군인도 사라졌지만 나 때만 해도 경비교도대라는 이름으로 논산에서 차출되어 가는 군인이 매달 100~200명 정도씩은 있었다.
하는 일은 쉽게 생각해 의경 전경이 경찰 조무사 하듯 경비교도대는 교도관 조무사였다고 생각하면 된다.
흔히 영화 같은 걸 보면 교도소 외벽에 망루처럼 솟아서 그 위에 사람이 올라가 빙글빙글 돌며 아래쪽을 감시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을 거다. 그걸 감시대라고 불렀다. 내가 있던 교도소에는 감시대가 총 네 개가 있었다.
감시대 바로 아래쪽은 죄수들이 운동하는 운동장이었고, 운동장 너머로 사동（죄수들 방이 있는 건물을 사동이라 불렀다）이 있었는데, 감시대에서 멀리 사동 창문을 통해 사동 내부도 어느 정도 보이는 구조였다.
그리고 감시대는 24시간 근무자가 비는 법 없이 2시간씩 풀로 교대를 돌았다.
그런데 어느날 밤 00시~02시 근무자가 감시대에서 중대로 전화를 했다. 전화를 받은 당직 소대장에게 근무자는 사동 복도에 두 사람이 걸어다니는 모습이 보이니 확인을 부탁한다고 했다. 감시대에서 사동까지 거리가 있다보니 정확한 모습은 파악이 어렵고 그저 사람이 걸어다닌다 정도만 확인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원칙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밤 9시가 지나면 모든 방은 밖에서 문을 걸어잠궜고, 누군가가 아프거나 싸워서 끌려 나오는 등의 특수한 상황이 아니면 죄수는 절대 방 밖으로 나올 수 없었다. 그리고 그런 특수한 상황에서는 항상 교도관이 둘 이상 동행하게 되어 있었다.
사동 복도 한 줄당 야간 당직 교도관은 한 명만 배치된다. 즉,
그 시간에 사람 둘이서 사동 복도를 돌아다니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소대장은 감시대 근무자에게 야간 근무 중에 잠이 덜깨서 헛소리를 한다며 꾸짖었지만 그럼에도 감시대 근무자는 사람이 분명히 보인다고 했다. 그래서 소대장이 사동에 전화를 걸어 야간 당직 근무자에게 문의했지만, 복도엔 아무도 없고 본인은 앉아서 서류작업 중이라는 대답만 들었을 뿐이었다.
그 일은 유야무야 지나가고 다음날이 되었다. 전날과는 다른 근무자가 00시~02시 근무를 들어갔고, 전날과 마찬가지로 중대에 전화가 왔다. 같은 내용이었다.
며칠간 이 기이한 일은 계속됐다. 매번 감시대에 다른 사람이 근무자로 올라가도 그 타임만 되면 항상 같은 걸 보게되자, 빡이 친 소개장 중 한 명이 감시대를 함께 올라가게 되었다. 그리고 그 소대장도 사동을 돌아다니는 그림자를 보게 되었다.
소대장은 황급히 사동에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사동 당직 근무자는 나 이외엔 아무도 없다는 대답을 할 뿐이었다. 일이 이렇게 되고 소문이 퍼지자 우리는 2감시대 근무를, 교도관들은 해당 사동 근무를 꺼려하기 시작했다.
며칠 뒤 사고가 터졌다. 2감시대에서 교도대 대원 한 명이 떨어진 것이다. 감시대의 턱은 성인 남성의 허리보다 조금 높은 정도였기 때문에 일부러 넘어가지 않는 한 낙상사고가 일어나기는 어려운 구조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대원은 야간 근무 중 감시대에서 떨어졌고, 8미터에 달하는 높이에서 머리부터 떨어진 탓에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중대는 처음엔 자살을 염두에 두고 조사했지만 그 근무자는 자살할 이유가 없었다. 전역도 가까웠고（당시 상말）, 다른 대원과의 사이도 좋았으며, 집안도 그럭저럭 잘 살았고, 여자친구와도 문제 없이 연애 중이었다. 심지어 2주 후 수교（병장） 진급과 함께 휴가도 예정되어 있는 상태였다.
결국 중대는 야간 근무 중 감시대 턱에 기대어 혹은 그 위에 앉아서 졸다가 떨어져 일어난 사고사로 추정하고 조사를 종료했다. 하지만 인명 사고가 일어난 만큼 그냥 넘어갈 수는 없었다.
모든 감시대의 턱에는 사고 방지를 위해 높은 철조망이 쳐졌고, 2감시대는 약 한달간 폐쇄되었다.
한달 후 2감시대를 다시 개방하는 첫 날이 되었다. 아무도 2감시대를 가고 싶지 않아했다. 안 그래도 기이한 일이 생기던 감시대였는데 사람까지 죽어 나갔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더욱 꺼림칙한 것은 사고를 당한 대원이 그 기이한 장면을 처음 발견한 근무자라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군인한테 근무지 선택권 그런 게 어딨나 까라면 까야지.
무사히 첫 날이 지나가나 했는데 새벽 1시쯤 중대에 전화가 걸려왔다. 소대장이 전화를 받자 00시~02시 근무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동 내 복도에 사람 3명이 돌아다니는 모습이 보이니 확인 부탁드립니다."
그 감시대는 이후 다시 폐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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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12 00: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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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르조아감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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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07 00: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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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모공주박경림 |
와씨 경교대출신이라 읽는데 더 무섭네요 저 근무할당시에 철조망있엇는데 설마 사고때문에 생긴건가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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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08 13: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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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섯스왕귀 |
네 원래는 철조망이 없다가 사고 이후 전체적으로 설치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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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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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FTFIRE |
잘쓰시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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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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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조아감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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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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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모공주박경림 |
와씨 경교대출신이라 읽는데 더 무섭네요 저 근무할당시에 철조망있엇는데 설마 사고때문에 생긴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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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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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섯스왕귀 |
네 원래는 철조망이 없다가 사고 이후 전체적으로 설치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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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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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육은맛있어 |
성불할때까지 교도소 복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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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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뺑끼뺑끼 |
같이 놀기엔 짝수가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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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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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왕김탁구 |
한명이 심판봐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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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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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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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찐따판별기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드립 미치겟넼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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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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