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염게 친구들?

요새 고민이 많은데, 어디에라도 털어놓고 싶어서 오랜만에 왔어. 염게에 가장 편한 마음으로 글을 올렸던 생각이 나서.

* 3년 전 올렸던 글 （링크: https://humoruniv.com/love64963）. 참고로 사진 속 친구는 전여친 현아내가 되었어.

졸업 후 운 좋게 취업한 곳에서 약 2년 동안 일하다가, 공부를 더 하고 싶다는 욕심에 작년 여름 무렵 잘 다니던 직장을 관두고 미국 유학（사회과학 계열 박사과정）을 준비했어.

감사하게도 지원한 학교로부터 합격 소식을 받고 이제 조금씩 출국 준비를 하고 있는 단계야.

그런데 최소 5년 이상의 학위과정 동안 낯선 환경에서 가장으로서 아내와 잘 버텨낼 수 있을지 계속 자문하게 돼. 내 욕심 때문에 아내에게 지나친 희생을 감수케 하는 건 아닌지...

학교 측에서 주는 약간의 장학금（등록금 + 생활비 약간）이 있기는 하지만, 그리 넉넉한 금액은 아니야. 허리띠를 졸라매야 그럭저럭 살아갈 수 있는 액수고, 그외의 수입은 사실상 없어.

무엇보다도 가족과 친구들을 뒤로 하고 떠나온 아내가 너무 외로워 할 것 같아 걱정이야. 나야 내가 자처한 일이니까 어떻게든 버텨보겠지만 아내는 아니잖아. 현지에서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나일텐데, 나도 본격적으로 공부 시작하면 아내와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현저히 줄 것 같아.

유학을 처음 결심했을 때 이런 사항들을 고려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그저 막연하게만 생각하고 있다가 막상 진짜 미국으로 간다고 생각하니 고민이 더 무겁고 깊어지네.

사실 구체적인 조언을 바라고 쓴 글은 아니야. 그냥 잘 해낼 수 있을 거라고, 잠깐 시간 내서 응원 한 마디씩 해줄 수 있을까?

염게인들 모두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항상 행복하기를 기원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