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식사 시간 전 쯤에 여자친구 본가에 도착
약간 고풍스러운 일본 주택을 생각했는데
상당히 현대적인 빌라?같은 느낌이어서 놀람
문 열자마자 아버님이 앞에 계셔서 놀람
여자친구는 키가 작은데 아버님 키가 엄청 커서 놀람
"반갑습니다 ○○이 아버지입니다"라고 한국어로 말씀하셔서 놀람
여자친구 남동생네 커플도 와있어서 놀람
놀람 5연타 쳐맞고 약간 멘붕 와서 어버버 함..
나름대로 예상질문 뽑아서 답변 준비해갔는데
당황하니까 하나도 생각 안 나서 임기응변으로 대처함ㅋㅋ
어머님 음식 너무 맛있었고
아버님의 그.. 예상했던
'딸의 남자친구에 대한 적대감'도 안 느껴짐..
내가 둔해서 못 느꼈는지도 모르지만 암튼ㅋㅋㅋ
다들 그 지방 사람이라 사투리를 쓰는데 나만 표준어 썼더니 남동생이 "도쿄사람이 온 줄 알았다"라고 해줌..
억양 좋다고 칭찬받음 데헷
아버님 선물은 전통주 사갔고
어머님 선물은 한국 화장품같은거 여러개 사갔고
동생 선물은 세뱃돈 느낌으로 용돈 조금 줌
식사 후 티비 보시는 아버님 옆에 알짱거렸더니
자네 마작 할 줄 아나? 라고 물어보심
내가 진짜 용과같이 게임하면서 마작 배웠던 게
바로 인생에 단 한 번의 이 순간 때문이었구나!!
룰 정도는 알고 있다 했더니 좋아하심
나중에 같이 하자 하길래 알았다고 함ㅋㅋㅋ
다음날에 어머님이랑 여자친구 장보러 나가고
아버님이랑 둘이 있는데 산책하러 가자 하셔서
같이 나가서 이런저런 얘기 하고 돌아갔는데
대체로는 여자친구에 대한 얘기였음
단 둘이 대화한거라 너무 긴장하고 있었어서
제대로 대답 했는지 기억도 안 난다
점심 먹고 인사드리고 나옴..
다음에 또 오라고 하셨음ㅠㅠ 진짜 눈물나는거 꾹 참음..
아 그리고 결혼할거냐? 결혼하면 자식은? 어디서 살거냐? 뭐 이런 거 일절 안 물어 보시더라..
정신 하나도 없었다 진짜 휴 잘 했는지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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