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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SB를 데스크톱에 연결해보았다. 약 5mb 크기의 히든 트랙이 하나 담겨있다. USB의 전체 용량은 4GB로 꽤나 널찍한 용량이다. 그렇지만 이 영롱한 USB에 흠집이 나는 건 원하지 않기 때문에 사용은 고사하고, 앨범 속에 고이 모셔둘 것이다. 히든 트랙의 제목은 앨범 이름과 대구되는 TO ANYBODY OUT THERE...이다. 흥분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트랙에 담긴 정보가 있을까 싶어 아이튠즈에 넣어본다.

  그냥 딱 제목만 있는 듯싶다. 히든 트랙은 앞 부분의 전주가 나오고, 홍다빈씨가 흥얼거리고, 뒷부분은 홍다빈 씨의 진심을 담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조금의 가사는 알아듣지만 특별히 가사가 적혀있지 않으면 못 알아듣는 영알못이라 영어 공부를 빡세게 시작해야 하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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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 히든트랙 스포일러이니, 히든 트랙을 직접 듣고 싶으신 분들은 포스팅을 끄길 바란다.-

  이번 앨범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트랙은 홍다빈 씨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TO WHOEVER이다. 가사 일부가 나에게 와닿았기 때문에. 홍다빈 씨 스스로 자신 노래 중에서 가장 좋다고 한 노래이기도 하다. 이 USB에 담긴 히든 트랙은 약간 그 노래의 연장선이라고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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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다빈 씨의 오래된 팬으로서, 1년 반이 넘는 공백 기간은 너무도 길었다. 홍다빈 씨는 그 공백 기간 동안, 영상 EYES OF DPR 속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음악을 하기 싫다고. 음악을 하는 예술가가 그런 말을 하게 되다니, 충격이 적잖았다. 동시에 그의 슬럼프가 얼마나 깊었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여태껏 공들여 쌓은 탑들이 자신에게로 무너질 수 있다는 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무너질 걸 알면서도 쌓아올려야 하는 그의 마음을. 그런 불안하고도 위태로운 마음을 담은 곡이 바로 TO WHOEVER 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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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든 트랙의 시작에서 홍다빈 씨는 노래를 흥얼거리다 인사를 나눈다. 녹음 당시의 날짜와 시간을 알려준다. 2/13/2019 AM 7:25로, 무려 1년 전의 녹음이다. （인터스텔라의 STAY가 떠오른다. 설마 의도?） 그 이후 자신의 힘들었던 고충을 털어놓고, 고맙다는 말을 나눈다. 그중 가장 와닿은 이야기는 "지금 이 노래를 듣고 있다면, 저의 앨범이 나왔고, 지금 듣고 계신 거겠죠? 이걸 듣고 계신 분들은, 저의 엄청 소중한 물건을 갖고 계신다는 건데, 그것만으로도 정말, 너무너무너무 고마워요."라는 말. 만약 내게 홍다빈 씨에게 진심을 담은 USB를 보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 어떤 말도 않고 고맙다는 말만 전할 것이다. 그만두지 않아서 고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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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의 히든 트랙을 리뷰하는 것이 그에게 실례되는 일임을 마음 속 깊게 느끼고 있다. 대중에게 평가받아야하는 일반 트랙과는 달리 앨범을 구매한 팬에게 진심을 담은 트랙이기 때문에. 평생을 비교와 평가 당해야하는 인플루엔서들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일이지만, 역으로 나는 그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공개된 인터넷 공간에서 이렇게 리뷰를 남기는 것이 조심스러워진다. 내가 쓰고 싶은 포스팅만 쓰고 관리도 전혀 하지 않는 이 블로그에 주절대는 이유는 단순하다. 내 이런 포스팅을 DPR 크루가 볼 일은 없겠지만, 그냥... 고맙다는 말만 전하고싶어서. 뭐가 잘났고 못났니, 뭐가 좋았고 모자랐니 등의 평가질 없이.

  블로그에 쓴 리뷰 웃대에도 올려야지. https://blog.naver.com/lunayunj/221860065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