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추]은 대답하는 추리공포소설의 약자임.

Ⅰ. 진행 Rule

1. 본 이야기의 화자는 사냥꾼 A이며 참여자는 사냥꾼 A에게 자유롭게 질문하거나 행동을 요청할 수 있다. 참여자의 질문은 사냥꾼 A로 하여금 해당 화제를 생각하게 하거나 고민하게 할 수 있지만, 직접적으로 참여자의 말을 듣지 못하며 무의식적인 혼자말로 응답한다.

2. 참여자의 특정 질문이 핵심단어에 인접했을 때 사냥꾼 A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시스템]이 진실을 알린다. ex） [중요질문], [첫 번째 진실], [중요정보] : 아주 깨끗한 비가 내린다. 

3. 참여자가 제시한 질문을 사냥꾼 A가 수사하여 사건의 실마리를 풀었을 경우 [시스템]은 [N번째 실마리를 찾았다]고 알린다.

Ⅱ. 정답 인정 Rule

1. 본 이야기에 결말은 두 가지로 귀결된다. 마지막 실마리가 풀렸을 때 [시스템]은 [응답 종료] 라고 안내하고 이야기를 종결한다.

2. 하나의 정답으로 이야기가 귀결되었을 때 다른 결말은 배제된다.

Ⅲ. 이야기의 시작

-행성 트라피스트 N.3에 도착한 지 27번째 밤. 푸른 생선의 눈망울처럼 굵은 빗방울이 떨어진다.

  언제나 이 행성에는 경외심을 느낀다. 이렇게 짧은 기간 동안 숲을 이루고, 생명을 탄생시킨 행성은 없었다. 어떤 사냥꾼이 생명의 진화를 촉진시켰나? 무작위, 자연 발생으로 진화한 것 치고는 내 지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자연의 모습에 조금의 인위성을 느낀다. 먼 옛날 트라피스트를 방문한 사냥꾼이 진화의 씨를 뿌리고 갔는지도 모른다.

  오늘은 느낌이 좋다. 비고 오고 있지만 이렇게 큰 발자국이 지워질 리가 없다.

과연 어떤 녀석일까. 이 녀석은 과연 웅장한 하캇처럼 나의 심장을 뛰게 할 수 있을까? 

천천히 살펴본다. 일단 내가 알고 있는 생물의 발자국은 아니다. 세 갈래로 갈라진 발자국은 확실히 조류의 흔적이다. 그 크기가 대략 두 뼘을 약간 못 미치니 크기를 추정해보자면 2m 정도의 날지 못하는 새라고 예상된다. 날 수 있다면 이렇게 긴 발자국을 남기고 다녔을 리가 없으니 나는 아마 확신한다.

  렌즈를 열감지센서로 전환한다. 이 발자국에선 열이라곤 전혀 느껴지지 않으니 적어도 나와의 거리가 1시간은 떨어져 있을 것으로 추측한다. 

  그런데 이 녀석은 아무런 위협을 느끼지 않는 건가? 쫓아가는 어느 순간에도 녀석의 보폭은 크게 멀어지지도 작아지지도 않는다. 이는 목표물이 일정한 속도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인데, 두 가지 정도를 예상할 수 있다. 녀석이 먹이사슬의 최강자로써 아무도 자신을 위협하지 못하기 때문이거나, 그저 빨리 달리기를 못하는 달리기에 퇴화한 녀석일 것이다. 확률적으로 본다면 후자의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이 녀석은 참을성이 없는 듯하다. 발자국이 난 쪽에 있는 나뭇가지는 모두 부러져있다. 조금만 신경 쓴다면 충분히 피할 수 있는 것도 그냥 뭉개버리고 지나갔다. 시력이 매우 퇴화하여 보지 못하는 녀석일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

  후, 하고 한숨을 내쉰다. 행성 트라피스트 N.3에 도착한지 27번째 밤. 나는 새로운 사냥감을 찾았다. 그리고 숨을 죽이며 오늘 밤, 사냥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