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별거 없는 이야기인데 첫경험이었고 귀신같은건 믿지 않지만 그때 일은 생생해서 적어봄

흔한 시골 중딩이였음 한창 게임에 열중할 나이였지
그날도 밤중에 솔저오브포춘을 열심히 달리고 있었음（칼전은 방어구 벗고 뛰는게 제맛）

여름이라서 컴터 왼쪽 창문을 항상 열어놓는데
한 1년전쯤인가 돌아가신 옆집 할머니댁의 지붕이 보이는 창문이었음

게임 끝내고 무심코 옆 창문을 봤는데
촛불색 알지? 노르스름하고 주황빛 같기도 하고 그런거 그런 불빛이 부채꼴 모양으로 옆집 할머니댁 지붕 뒤로 천천히 내려가는거임
게다가 크기도 눈에 뜨일 정도로 컸음 （집 지붕의 반절쯤?）

저게 뭐지? 싱기하기도 하고 호기심에 지붕뒤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한5초? 정도 걸림
경직되면서 계속 쳐다봄

처음 생각이 든게 무슨 연인가? 등불인가? 종이가 불에타서 바람에 날리나? 이런 생각 존나 하다가 순간 소름이 쫙 돋음

도깨비불이란게 떠올랐어 그런데 도깨비불은 초록색인데 저건 왜 주황색이지? 혼자서 생각하고 도깨비불은 아니다라는 판결이 남

처음보는 현상이었고 뭔가 몇초만에 일어난 일이라서 정확한 판단을 하기 힘들었음
그저 불빛의 모양과 색만 각인됐었음

다음날 학교가야하니까 성실한 나는 취침모드 들어감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서 가족들이랑 아침밥 먹으면서 친할머니께 여쭤봤어
어젯밤에 옆집 할머니댁 지붕뒤로 부채꼴모양의 불꽃이 넘어가면서 사라졌다라고
할머니가 말씀하시길 혼불같다라고 하심 그리고 부채꼴모양은 여자 혼 같다라고 말씀해주심

옆집 할머니 돌아가신지 꽤 됐는데 혼불이 왜 지금 보였을까? 혼자서 생각함

끝임 그냥 어릴 때（지금도 아직 어리긴 함）경험 신기해서 적어봄

나 초등학생때 옆집 할머니한테 인사 안한다고 혼난 경험이 있어서 조금 무서운 할머니였는데 은근히 챙겨주시고 츤데레라 아직도 기억이 남

세줄요약

중딩때 우연히 부채꼴 모양의 불꽃을 봄
1년 전에 돌아가신 옆집 할머니 지붕 뒤로 사라짐
친할머니가 여자 혼불같다 라고 하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