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 결론부터 말하자면 알바하면서 겪은 일인데
별일 없었고 그냥 그당시 다리풀리도록 무서웠고
좀 길고 세줄 요약 없어^^*
대충 11년? 12년 전 얘긴데
중학교때부터 거의 고3때까지 매일 하루중 집에있는 시간이
4시간이 안됐음 머 공부하거나 뭘 하는게 아니라 집에 붙어 있어도 좋을게 없었어서
그러다 고3 말쯤 되니까 사정이 급해져서 동네 편의점에서 야간을 시작함
워낙 한 동네에서 오래 살고 편의점도 작고 자주 다니던 동네인데다
사장님이 참 좋은 분이셔서（실수든 나쁜짓이든 다 받아주시더라..
지금 생각해보면 크세르크세스 상위호환급 관대함）편하게 일했었음
편의점이 빌딩 구석에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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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ㅁㅁㅁ계산대ㅁㅁㅁㅁ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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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이런 구조였는데 알아볼만한가 모르겠네
그렇게 거진 반년쯤 일했나?
음료수랑 생필품 과자같은거 정리 다해놓고
물건 오면 쟁여놓을 자리까지 만들고 물건 올때까지 쉬어야지
했을 때니까 새벽 1시쯤이었을거임
상가단지래도 아파트단지 한가운데 있어서 그런가
손님도 없고 거리에 고양이나 가끔 다니는 시간인데
문열리는 소리에 돌아보니 당시 고 2였나 그랬던 아는 남자동생이
계산대 마주보는 문으로 들어오는거임
머 착실히 공부하는 스타일은 아닌걸 아니까 놀라기보단
심심하던 차에 반가운 마음이었음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애가 표정이 이상한거임
얼굴은 사람얼굴이 이렇게 하얘질 수 있나 싶도록 하얗게 질려있고
（나는 + 동생이 -）
+얼른와 마침 심심는데 낼 학교 안가냨ㅋㅋㅋㅋㅋㅋ
-......
+너 괜찮아?
-네...형 저 진짜 배고파서 그런데 혹시 김밥이나 햄버거 남는거 있어요?
마침 햄버거나 샌드위치 삼각김밥이 많이 남는 시기였고
우린 폐기 찍으면 그냥 먹어도 되는 식이었거든
모아놓은 거에서 먹고싶은거 먹으라고 하니까
햄버거 하나 집어가서 전자렌지에 돌리더라고
그거만 먹으면 목매이니까 콜라 하나 들고 가져다 주는데
애가 전자렌지만 쳐다보면서 덜덜 떨고있는거라
아 얘가 어디 몸이 안좋거나 무슨일이 있구나 해서
막 왜그러냐고 다그쳤지
그랬더니 전자렌지에서 눈도 안떼고 조용히 말하더라구
-...형 그럼요..티나게 쳐다보지 마시고 저 들어온 문 밖에 누구 없는지 좀 봐주실래요
뭔소린가 해서 살짝 눈만 돌려서
옆으로 선 동생 너머로 밖을 봤는데 나도모르게 기함할 뻔 했어
겁나 키크고 빨간 점퍼에 （ㄹㅇ한여름 열대야였음）
비니쓴 남자가 유리창 앞에 딱붙어서 동생만 쳐다보고 있는거라
그러다 날 보는데 눈이 마주쳐버리니까
'엇...'하면서 얼어붙어버리더라고 뭔가 희번득한 눈이었거든
그 남자는 나랑 눈마주치니까 스르륵 몸돌리더니
안보이는곳으로 들어가더라고
차마 나가서 아예 갔는지 볼 생각은 엄두도 못내고
한참 유리창만 보다가 간 것 같길래
애한테 웬 빨간점퍼 입은 남자가 너 보고있었다
지금은 갔으니까 괜찮다 뭐냐 저사람 아는 사람이냐
하고 물어보니까 모른데
11시쯤 피씨방에서 나와서 （당시 그동네 허름한 곳은
교복입고 10시 넘어서 일반석에서 담배피면서 겜해도 뭐라고 안함）
집에 걸어가고 있는데 어느 순간부턴가
자기 뒤를 따라오더래
근데 바로 집에가면 안되겠다 싶어서 큰길로만
빙빙 돌다가 나 있는거 생각나서 편의점으로 왔다더라고
근데 그 얘기하면서도 덜덜 떨면서 긴장을 못풀길래
일단 경찰 부를테니까 안심하고
천천히 햄버거 먹고있으라고 카운터 안쪽 의자에 앉히고
들어가는길은 내가 막다시피 서서 그렇게 먹다 체해도 여기 소화제 안판다
그사람 갔으니까 괜찮다 막 이런저런말을 했어
애 긴장 풀어주려는 것도 있었지만 나도 무서웠거든
정말 무서웠었어
그렇게 조금씩 나도 동생도 조금씩 진정되고 있었는데
누가 편의점에 들어오더라고
누구라도 좋으니 반가워서 어서오세요 하고 보니까
ㅗㅜㅑ..밖에 서서 들여다보던 그남자가 아예 들어오더니
나랑 마주보고 서는거라
가까이서 보니까 키가 더크더라고 190 중반?
170인 나는 （소수점은 반올림하자） 고개 올려야
눈이 마주치는데 다리가 다 떨리더라
뭣보다 무서웠던건..그 사람 눈이 정상이 아니더라고
그렇게 큰 눈은 아닌데 눈동자가 다보일만큼 크게 떴고
뭔가 눈동자가 풀린느낌? 약맞은 사람 눈? 그런 느낌이더라고
그런 사람이 심지어 전봇대같은 양반이 그상황에서
나랑 마주보고있으니까 태어나서 처음으로
다리가 떨리더라
왠지 내가 쫄은거 티내면 뭔가 큰일날거같은 느낌에（하체야 카운터에 가려 안보이길 바랬고）
평소보다 좀 더 웃으면서 뭐드릴까요~하고 물어봤어
근데 아무말도 안하고 날 쳐다보다 내 동생으로 눈을 돌리길래
속으로 '아 ㅅㅂ 아빠' 하면서 한번 더 물어봤어
（나는 + 남자는 -）
+뭐 찾으시는거 있으세요~?
-...저 학생 아는 사람이에요?
+네? 아 아는 동생이요. 집 안들어갔음 놀러오라고 했더니 진짜 왔네요ㅎㅎ 근데 그건 왜요?
물어보고나서 괜히물어봤나..하고 고개 내리니까
그제서야 그남자 손이 보이는데
그때까진 '뭔가 제정신이 아니다'하고 있다가
'ㅅㅂ ㅈ됐다 이거 미친놈이다 ㅈ됐다 ㅈ됐다 ㅈ됐다' 하게 된게
사람이 주먹을 쥐고 내질러서 타격하는 부분 있잖아
손바닥이랑 손가락 만나는 관절
그쪽으로 주변이 죄다 다 까져서 상처투성이인거야
심지어 딱지가 지고 다시 터지고 다시 딱지가 지고
다시 터져서 피도안나고 시뻘건 속살 보일 정도로
짧은 순간동안 아예 주저앉겠다 싶게 공포를 느끼는데
그 남자가 한다는 말이
- ...아까 피씨방에서부터 보고 따라왔는데요...뭔가 학생이 기운이 없어보이고 햄버거 먹는거 보는데 뭔가 겁먹은거 같아서요...
그래서 제가 집에 데려다 주려구요...
이런 개소리를 지껄이는거라
근데 상황이 상황인지라 보통 어이가 없으면 멍해지는데
오히려 어이가 없으니까 뭔가 정신이 들더라고
+ 아 아니에요 얘 좀 졸리다고하더라구요
좀 더 놀다가 간다고했으니까 걱정 안하셔도 되요
- 아니..그래도 애가 저렇게 겁먹어있는데 제가 데려다 줄게요..
+ 아 ㅇㅇ야 이분 너가 아는 분이야?（동생 거의 울기 직전으로 고개 저어댐）
얘는 그쪽분 모르는 분이라는데요 신경써주셔서 감사한데
정 저기하시면 제가 지구대 호출하는 벨 눌렀으니까
경찰 올거에요 안전하게 집에 데려다달라고 할게요
그니까 걱정마시구 들어가세요ㅎㅎ
（쭉 얘기하면서 한손 카운터에 받치고 서서
한손 뒤로 돌려서 몰래 담배보루 비닐뜯는 두꺼운 커터칼 집어듦 날 고정해주는 돌리는 조이미 끝까지 풀고 그상태에서 힘 빡 주고 있었음
안그럼 진짜 뭔 일 당할것 같아서）
한숨에 다 담아서 말하니까 또 침묵모드 하더라
그래버리니까 더이상은 뭘 말할 수도 없고
아무것도 못할만치 숨이 옥죄는 느낌으로
' 아이고 아빠 아이고 아빠' 하면서 30분같은 1분정도 지나니까
슥 나가더라고
그러고서 몇분 있으니까 경찰차가 왔고
동생은 먹던 햄버거 손에 들고 울면서 경찰차 타고 집에 가더니
고맙다고 고맙다고 문자하길래 일찍일찍 다니라고 혼냄ㅋㅋㅋ
나도 겁나고 무서워서 다리 와들와들 떨었으면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ㅋㅋ
ㅋ...
두서없이 써서 미아넹....
아
그러고서 한 3주?가까이 나 야간하면서 물건 정리하다 고개 들면 창밖에서 나 보고있더라. 눈마주치면 가고.
경찰에 얘기해도 순찰강화하겠단 말밖에 안하고.
3주 뒤엔 안보이더니 두어달 있다가 또 오길래
다른 알바로 바꿔버림
P.s: 아무리 치안좋은 동네고 시꺼먼 남정네여도
일찍일찍 다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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