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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귀신을 직접 본 것은 아니고 요상한 체험을 해서 썰 푼다.
나는 인천 도파대에서 배를 타고 4시간을 가면 도착할 수 있는 백령도에서 근무했어. 백령도 썰을 잠깐 풀자면, 백령도는 귀신이 많아 무당들도 상륙을 못하는 곳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섬 안에 무당집이 없어. 그리고 섬 곳곳에 음산한 곳이 많아. 이건 진짜 가봐야 알 수 있어. 그 분위기. 대낮인데도 서늘한 그 곳... 와 진짴ㅋㅋㅋ
여튼 각설하고, 2009년 여름 내가 상병 때, 해안경계근무을 설 때의 일이야. 내가 있던 곳은 중대 본부（중본）이었는데 우리 지역에 24x（보안상...） 초소라는 곳이 있어. 이 초소는 산 속에 자리하고 있는데, 산 속 꼭대기 절벽에 있어. 그래서 근무지 가면 앞은 바다가 펼쳐지고 뒤에는 산길이 있지. 보름달이 뜨는 날이면 진짜 경치 최고다! 근데 진짜 멀어. 얼마나 머냐면 중본, 즉 내가 생활하는 곳에서 해안길을 따라 걷다가 산 속으로 진입해서 한참 올라가야 나와. 그래서 근무 교대하려면 최소 30분 전에는 출발해야돼.
보통 주간 야간 근무를 두 번 서는데（이건 우리가 해안경계작전 중일때만 그런거야 보통 6개월 단위로 한 중대씩 돌아간다.） 낮에 서는 근무지와 밤에서는 근무지가 달라. 밤에 서는 근무지가 바로 위에 언급했던 24x근무지야.
위에 언급했다시피 근무지가 산 속에 있다보니 진입하는 것도 굉장히 힘들어. 그래서 나는 보통 근무를 설 때 후임 근무자에게 편하게 있으라고 해. 생활도 좆같이 힘든데 나라도 좀 쳔하게 해주자 싶기도 하고, 산 속이라 간부들이 순찰 돌때도 후레쉬를 켜야하기 때문에 바로 알 수 있어. 산 아래쪽에서 다가올 때부터 후레시 불빛이 보이거든. 그래서 굳이 후방 컨택을 시키지 않아.（가끔 또라이 다음 근무자들이 후레쉬 끄고 기습특공하기도 함）
그날도 날도 덥고 밤에 깨서 힘들기도 해서 후임 근무자에게 앉아서 쉬고 있으라고 했어. 그리고 나도 철모를 벗고 땀을 식히고 있었지. 그렇게 멍하니 있는데 이 후임 근무자가 갑자기 나한테 “야!!!!!!” 하고 엄청 크게 소리치는 거야.
그 순간 별 생각이 다 들더라. ‘내가 그 동안 후임들을 너무 안 때렸구나. 그래서 이놈이 하극상을 하는거구나.’（물론 난 사람은 때리면 안 된다고 생각해） 그런 여러가지 생각들이 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가면서 약간 어이 없기도 하고 후임을 딱 쳐다봤어.
근데 소름인게 그 후임도 날 쳐다보더라. 즉 서로가 서로 부른 줄 알았던거야. 나는 후임근무자가 반말한 걸로 들렸고 후임 근무자는 내가 자길 부른 줄 알고 처다본거지. 그리고 서로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어. 서로 부르지 않았다는 것을....
그날 근무는 너무 무서워서 평소 돌리지 않는서치도 돌리고 본부에 보고도 꼬박꼬박하면서 보냈던 것 같아.
그 밖에 괴담들도 많지만 내가 겪은 건 여기까지야
읽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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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1 [18: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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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공병 |
후임 관등성명 실종됐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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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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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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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라랄라 |
그 때는 너무 찰라의 순간이라 관등성명 댈 시간이 없었어요. 많은 생각이 들었다고는 했지만 진짜 순간적이었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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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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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라랄라 |
그리고 제가 큰소리를 한 번도 안냈거든욬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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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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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공병 |
좋은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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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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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공병 |
그럼 매일 밤마다 작은소리로 후임을 갈궈서 고통에 잠못들게 하셨다는 말씀이시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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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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