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반을 만난 여자친구가 있음

나는 31, 여친은 두 살 아래인 29

나는 이 지역 토박이고 여친은 타 지역에 살다가 첫 직장이 이 지역이 돼서 산 지 5년 쯤 되감

여친은 외향적이고 나는 다소 내향적임

여친은 주말에 집에 있는걸 시간낭비라 생각하고 나는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집에서 쉬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임

이것때문에 연애초반에 서로 꽤나 다퉜었음

나는 주말 하루 정도는 내 시간을 갖게 해달라 와 여친은 주말에 날도 좋은데 낭비할 시간이 어딨냐로 극명하게 갈렸음

그렇다고 내가 만나는 횟수를 적게 잡았냐? 연애한지 3개월때 까지만해도 일주일에 최소 5번을 봄 （서로 직장이 코앞이고 집도 멀지 않음）

한 달에 한 번은 무조건 멀리 여행을 갔고 캠핑이 하고 싶다 해서 캠핑장비도 모든걸 다 사서 캠핑을 다녔음

국내는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로 여행과 캠핑을 다녔던 것 같음...

작년 10월말에 괌으로 3박4일, 세 달 뒤인 1월 말에 일본 홋카이도 3박4일 해외여행을 갔다 왔고...

주위에서는 결혼도 확실하게 안 정해놓은 사람과 해외여행을 그것도 두 번이나 못 간다고들 했음

왜냐하면 돈이 어마무시하게 깨졌기 때문에...

돈도 많이 들고 체력적으로도 많이 힘들었지만, 그래도 내향적이었던 내가 시간이 흐르면서 오히려 내가 여기 가자 저기 가자 라며 이끌었고

그런 모습에 여친도 만족했던것 같음

하지만 저저번주 삼일절 날에는 쉬고 싶었음

왜냐하면 그 전 주 주말에 군산으로 1박2일 여행을 갔고, 돌아오는 주말에는 여친과 아는 커플과 같이 술 약속이 있었기 때문에

나는 이번 휴일 아니면 이번 주는 죽겠구나 싶어서 쉬기로 했는데

여친은 이걸로 또 다시 화가 나서 이니쉬를 염

처음에는 나도 미안하다, 좀 쉬고 싶었다 달래봤지만

이미 뚜껑이 열려서 잠잠해질 기미가 안 보였음

그래서 나도 도리어 화를 냈고 서로 일주일 정도 서로의 서운했던 생각을 정리해서 말하자라며 잠시 멀어졌다가

4일정도 시간을 갖고 결국 내가 먼저 말을 꺼냈음

내가 꺼낸말은 뭐 나도 쉬고싶다, 내 개인 취미를 즐기고 싶다였고

제일 중요한 여친의 생각은 내가 주도적이지 않다, 자기만 연애를 하는 것 같다라며 서운함을 표현했음

여기에 나는 지금까지 멀리 여행다닌 것 중에 8할은 내가 계획하고 먼저 하자 했는데 그것에 서운하다라고 느끼면 내가 지금까지 한게 뭐가 되냐고 반박을함

그렇다고 내가 평소 만날서 데이트할 때 무계획이었냐? 그것도 명확하게 아니었고.. 정말 서운한게 뭐냐 말을 했더니

만날 때마다 좀 새로운걸 계속 하고 싶다는 말을함... 그래서 자기는 너무 외롭다고...

이 말을 듣는 순간... 참 할 말이 없어졌음...

지금까지 해왔던게 대체 뭐가 되는거지 싶을 정도의 말을 해서... 화난다기 보단 공허했음

난 내 취미생활, 개인시간 거의 다 포기하고다 맞춰줬는데 돌아오는건 외롭다...

돌이켜보니.. 어느샌가 나라는 사람의 존재가 없어진듯 했음...

그저 여자친구의 나들이 동료, 여행 동료... 정도로 변한것 같아서 너무 서러웠음

결국 또 시간이 흘러서 어느정도 화해를 하고 다시 연애를 시작했는데

위에는 안 적었지만 화가 나거나 토라지면 표정과 말투는 아닌데 말로만 괜찮다 하는걸 시전함

그래서 적당히 좀 하라고 나하고 얘기하기 싫으면 당분간 연락하지 마라 라고 말하고 전화가 와도 받지 않음

여기서 내가 생각하는게... 과연 내가 지금 이 나이에 이것들을 감당하면서 연애를 하는게 맞나 싶고

설령 이 사람과 결혼을 한다 해도 행복할까? 라는 고민을 엄청 하게 됨

속으로는 그래 헤어져야해 라고 말하지만 뭔가 저렇게 남겨질 여친을 보니 또 불쌍하게 느껴져서 섣불리 그러지는 못하겠고....

참 내 자신도 답답하다는걸 알지만... 이걸 대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