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는 편부모 가정이 흔하고 내 나이가 그렇게까지 어리지는 않은데도 엄마 없이 자라서 외로웠겠다느니 그래서 키가 작은 거였다느니（...） 여러 질문을 받지만 마지작 질문은 항상 이거다, 이거. 우리 엄마 어떤 사람이냐고.

그럴때마다 나는 욕설을 섞어 답한다. 예를 들면 독신주의자로 태어났어야 할 이기적인 년.

그런데 내가 이러는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 왜 내 인생 썰을 적냐면... 어린시절 당사자였던 난 트라우마가 되어버린 건지 이름 석자만 들어도 식은 땀이 나는 무서운 체험이었거든.

아주 고오오오맙게도 흔한 이름은 아니야.
황정련. 흔한 이름은 아니지?

일단 첫 번째 이유가 상당히 크다. 나를 버리는 게 재밌는 건지 나를 2번 버렸다. 정확히는 한번은 이용 당한거다.

내 기억은 5살 부근이지만 4살 때 꽤 명확한 기억이 있다. 내가 4살때 이혼했으니 4살 때인데 다방에서 양육원을 두고 다투는데 나와 형이 합석해 있었다.

왜냐면 우리에게 각자 따라갈 부모를 선택하라고 했는데 아무래도 본인들의 좋은 점을 보여주면서 선택되실 생각이었겠지만 외도로 이혼 준비중인 두 사람이 정답게 차나 마실 수 있다면 그건 싸이코패스에 가깝지 않을까... 참고로 이상하게 바람 펴서 이혼, 이라고 하면 다들 부친 쪽을 생각하던데 어머니가 바람을 폈어.

그런데 이때 형에 대해서만 이야기했고 듣다 못한 아버지가 장남 이야기로 이리 길면 차남까지 이야기하려면 얼마나 오래 끌 생각이냐며 역정을 냈는데 저 새끼는 필요없다. 라는 좀 그런 느낌의 말을 한 적이 있어.

고교생 때 아버지와의 다툼에서 아버지도 친모처럼 버리면 그만이겠네, 라고 홧김에 말했는데 노발대발하시던 아버지가 그런 말이 어딨냐며 아빠는 아들 안 버린다고 울음이 묻어난 목소리로 오히려 담배피다 걸린 날 달래고 한 적이 있거든. 그러므로 4살때 양육권 분쟁은 형을 데려가려는 것이지, 난 해당사항 없음...

18살 여름. 아버지가 친모를 만나 식사라도 할 생각 없느냐 물었지만 솔직히 당시엔 이름도 나이도 얼굴도 모르는데다가 날 갖다버린 내게는 가족이라기 보다는 스쳐지나가며 꼬맹이의 가슴에 비수룰 꽂은 엄살자（친모를 부르던 명칭 엄마+암살자）를 딱히 보고 싶은 마음도 없고 해서 거절했는데...

아비는 신경쓰지마라, 보고 싶을텐데?,한번 보는 게 자식된 도리..등등 열심히 설득하는 걸 보아 일단 저지르고 생각하시는 성격이 이번엔 나도 나온다,라는 상황을 만든 것 같길래 갔어. 그리고 느꼈지. 이 사람 나 보러 온 거 아니다. 부모로서 뭔가 결함이 있는 분이고 머리도 그다지 좋지 못 하다, 라고 말이야.

일단 내 기준으로는 처음 보는 사람이지만 친모에게는 14년만이 만난 차남이잖아. 보통 이럴 경우 여자친구나 교우관계 등을 묻거나 보고 싶지 않았냐고 묻거나... 뭘 하고 사는 지 학교는 어딘지 혹은 왜 자퇴했고 어디서 일한니, 분명 튀어 나와야 할 말인 새어머니는 잘해주시냐는 질문 중 단 한개도 꺼내지 않았거든.

뭐 어찌됐던 3살 터울의 형이 빌다시피 해서 하루동안 담배도 참고 3일간 술도 안 마시고 형이 사 준 내게는 전혀 흥미가 안 가는 옷（조이는 옷이 싫은게 아니라 조여오는 것 같아서 안 입거든....）을 입고 무사히 전화번호도 교환했어. 몇주 연락도 오고해서 나도 가끔 연락하곤 했는데 누가 전화를 걸든 어색함이 담뿍 묻어나더라고.

그래서인지 어느 날부터 고객의 요청에 따라... 라는 메시지만 나오길래 당뇨라더니 돈이 없나? 그런가 보지 뭐... 하고 말았는에 이직을 위해 날개짓을 시작할때였어요. 등본을 떼니 형이 없는거야. 혹시?해서 등본으로 아버지 초본을 뗀 뒤 형의 등본을 발급 받으니 거기 있다라고.

형 등본이니 형이 있는건 당연한 거고 황정련이라는 친모 되시는 분깨서 말이야. 그제야 굳이 날 끌어들인 이유를 알겠더라고. 접근금지 처분 상태에서 형 만나다가 딱 걸렀거든. 그래서 아마 못 만나거나 만나도 가끔이었겠지.

아버자에게 형 이야길 꺼내봐야 무시 당할테고 나름 고민 끝에 나를 불렀는데 여기엔 치밀한 계산이...

내가 18이니 3 위인 형은 21이잖아. 본인만 원하면 자신의 것애 한해서 이 처분을 풀수 있대. 그런데 형이 그걸 모르는데다가 아버지가 번호를 바꾸고 한달간 온 전화 중 유독 긴 전화만 골라 서 저회해서 잡은거라 전화는 위험하고 위장 택배를 보내도 프로 꼰질러이자 본인께는 필요 없느 차남에게 들키면 그것도 안되니 날 이용한 거지. 뭐 여기까지는 어린 나이에 비해 내 가슴에 비수가 많이 꽂혔지만 넘어갈만 한디...

날 싫어하는 이유만큼은 이해가 안 된다...
형 말로는 "네가 아버지가 바람펴서 낳은 남의 자식" 이라는 거야. 아버지가 날 그리 본다면 모를까 어머니는 본인이 낳았잖아?

본인 아들이 아니란 생각을 도대체...내가 무슨비둘기냐. 남의 둥지에서 빽빽거리게... 게다가 바람을 피운것도 본인이고...이게 내가 친모를 싫어하는 가장 큰 이유야.


너무 기니깐 2개로 나눠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