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 URL: https://humoruniv.com/pdswait7618022 URL 복사 |
갑자기 생각나서 써 보는 군생활 중 위문공연 온 썰.GOP
나는 중부전선 GOP에서 군생활을 했다.
우리는 군생활 내내 자그만한 중대 벙커（진짜 벙커임, 한국전쟁당시 건설됨.） 에서 먹고 자고 씻고 생활했고, 부대 울타리가 매우 좁게 둘러쳐져 있었다.
두돈반 두 대 정도 들어가면 연병장（=주차장）이 가득 차버렸기 때문에, 아침점호를 하기 전에는 항상 운전병이 주차된 차들을 빼 주어야 점호를 할 수 있었다.
얼마나 좁았는지 감이 안 오는 사람들을 위해 말하자면, 부대 크기가 학교 체육관 크기만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위에서 얘기한 것 처럼 매우 좁은 부대였고, 따라서 위문열차는 개뿔 군생활 내내 이벤트는 없었다.
그런데 어느날, 힐링콘서트 라고 해서 대대 교회에서 위문공연 비슷한 행사를 한다고 했다.
토/일 2일간 진행되는 콘서트였고 그런 콘서트는 보통 주변 교회 성가대에서 와서 예배보는거랑 다를 게 1도 없었기 떄문에 다들 가고싶지 않아 했다.
물론 대대에서는 참석자 수를 채워야 하니까 그 날 시간이 비는 주간근무 인원들을 전부 강제로 참석시켰고, 첫 날에 끌려간 상/병장들은 죽상을 하며 대대로 출발했다.
그런데 웬 걸? 행사에서 돌아온 상/병장들의 얼굴은 출발할 때와 180도 달라진 얼굴이었다.
그 연유를 물어보니, 그 행사에 무려 고등학교 댄스팀이 왔고, 공연이 끝 난 후에는 무려 치킨이랑 피자를 줬다는 얘기가 아닌가? 댄스팀이랑 치킨피자가 뭐 어때서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우리 중대는 휴가를 동시에 세 명만 나갈 수 있었고, 개짬찌였던 나는 군 입대 후 12개월간 휴가를 단 3회만（21일） 나갔었다. 이런 시발 다시생각해도 개같네
GOP라고 면회도, 외출도, 외박도 없었다. 오직 고라니와의 눈싸움만이 1년간 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치킨과 피자에 눈이 돌아간 나와 내 동기들은 다음 날인 일요일에 공연을 가겠다고 아우성을 쳤고, 맞선임이었던 중대 상황병（행정병）은 '보내줄테니 치킨가져와' 라는 말로 나와 내 동기들을 홍콩으로, 아니 위문공연으로 보내주었다.
/
그리고 이윽고 다음날이 되어 우리는 대대로 출발했다. 동기 중 한명은 야간근무를 주간근무로 바꾸는 미친짓을 하기까지 했다. 상황이 상황이다보니 모두 치킨과 댄스팀에 대해 Full Balgi를 하고있었고, 마침내 대대에 도착했다.
그러나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댄스팀이 온다면 으레 있어야 할 조명장치와 음향장치가 보이지 않았고, 그런 장치들을 나르고 일하는 민간인이 보이지 않았기 떄문이었다. 또한 스멀대는 치킨의 냄새도 찾아볼 수 없었다. Full Balgi한 남정네들의 땀냄새만이 가득할 뿐이었다.
도착한 이들은 이윽고 술렁대기 시작했고, 나는 속으로 "아 머 음향이랑 조명장치가 중요하냐 댄스팀이랑 치킨이 중요하지 ㅋㅋ" 이라고 생각했다. 3분 후 정훈장교와 대대장이 들어올 때 까지는.
대대장과 정훈장교가 들어왔다는 얘기는, 이 공연에 댄스팀이 오지 않을 지도 모른다는 내 생각에 확신을 심어주었고 곧이어 정훈장교가 마이크를 잡고 말했다.
" 아 아. 오늘은 사실 공연이 아니고 강연이야 얘들아. "
좆됐다. 아무래도 좆됐다. 3초간의 심사숙고 후에 내가 내린 결정이다.
그리고 내 주변의 병사들 또한 모두 사색이 되었다.
모두 술렁이는 분위기인 와중에 내 뒤에 앉아있던 다른 병사가 말했다.
" 아 오늘 @@상병이 가수 온다그랬음 ㅋㅋ 걱정하지말어 "
/
정훈장교가 컴퓨터를 슥 슥 만지더니 어떤 동영상을 틀었다. 오늘은 가족에 관한 강연이라고 했다.
설마 강연이라고 해 놓고 동영상을 틀면 나는 잘 것이다. 대대장 뭐. 좆까씨발.
그리고 예상대로 동영상이 틀어졌고, 동영상에서는 거위의 꿈이라는 노래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노래의 1절이 끝 난 이후 뒷문이 열렸다.
/
인순이가 2절을 부르면서 들어왔다. 형이 왜 거기서 나와? 그렇다. 오늘 온다고 한 댄스팀은 없었으며, 대신 인순이가 왔다는 것이었다. 그 떄 내 멘탈이 터져버렸다. 인순이는 노래를 끝내고 강연을 했으며, 나는 졸았다.
강연이 끝나고 자면서 흘린 침을 닦은 후, 나는 생각했다.
' 침착해라 신입, 아직 치킨각은 살아있다 '
치킨은 없었으며 인순이는 돌아갔고 나는 부대까지 걸어서（40분. 산 정상） 복귀해야 했다.
그 날 내 개인정비는 없었다.
| ※ 로그인 없이 추천 가능 | ||
 |
 |
 |
|
|
| ▲ 다음글 | 메이플 하고싶어요 | CuteG |
 1
 0
 10
 79
|
2020-04-22 [16:14] |
| ▼ 이전글 | 드디어 단합이된 웃대 | 움파룸파족장 |
4
0
3
182
|
2020-04-22 [16:11] |
|
으허허허헝숭례문아 |
꼭 낚아서 애들 데려가지 눈물나네
|
00 |
 추천
반대
 신고
 답글
|
2020-04-22 |
|
엄격근엄진지 |
루다너무이쁘다
|
00 |
추천
반대
신고
답글
|
2020-04-22 |
 |
 루랑단 |
인정하는부분임니다
|
00 |
추천
반대
신고
|
2020-04-22 |
|
엄격근엄진지 |
섹요미 하 미쳣서
|
00 |
추천
반대
신고
|
2020-04-22 |
|
루랑단 |
떽띠
|
00 |
추천
반대
신고
|
2020-04-22 |
|
엄격근엄진지 |
미쳣서미쳣서 허리봐 아..그 아.....아니다
|
00 |
추천
반대
신고
|
2020-04-22 |
|
루랑단 |
경찰눈나
|
00 |
추천
반대
신고
|
2020-04-22 |
|
엄격근엄진지 |
눈나ㅏㅏㅏㅏㅏ나주거ㅓㅓㅓㅓㅓㅓㅓ경찰불러ㅓㅓㅓㅓ
|
00 |
추천
반대
신고
|
2020-04-22 |
상대방에 대한 배려는 네티켓의 기본입니다.게시물에 상관없는 답글이나 추천유도성 답글을 달지 마세요.
스포일러성 답글이 신고되거나 발견되면 이유불문 삭제 혹은 정학처리 됩니다. 유의 부탁 드립니다.
| ▲ 다음글 | 메이플 하고싶어요 | CuteG |
1
0
10
79
|
2020-04-22 [16:14] |
| ▼ 이전글 | 드디어 단합이된 웃대 | 움파룸파족장 |
4
0
3
182
|
2020-04-22 [16:11] |
← CTRL+C 로 복사하고 CTRL+V 로 붙여넣으세요!
대표이사 이정민 | 개인정보 보호책임자 이정민 | 민원, 운영자메일, 관리안내 | 통신판매업신고 제 2010-서울강남-01011호
Since 1998.8.24, Copyright (c) 2025 humoruniv.com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