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지금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언젠가 크게 후회할 것만 같아 쓰게 됩니다.

방금 느껴버린 엄마에 대한 슬픔을 글로 적고 싶어졌습니다.

스물여섯이란 나이를 먹고, 계약직 월급 135만원 벌어가며 "그래, 나름대로 좋은 출발이다. 앞가림 잘하고 있는거다." 라고 생각하고 있던 차였습니다.

때마침 고된 식당 일을 마치고 돌아온 엄마.

항상 "엄마! 일 안해도 된다니까. 힘들게 뭐하러 해?" 라고 자신있게 텅텅 말하지만, 12시간 일 하고 돌아온 엄마에게 해줄 수 있는건 끼니마저 굶어 배고파 하는 엄마에게 밥상을 차려주는 것 뿐이였습니다.

간단하게 차려주고는 컴퓨터가 있는 의자에 앉았습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유투브를 감상하다가 문득 외로이 밥 숟가락을 뜨고 있는 엄마의 모습이 눈 앞을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뒤를 돌아보자 7미터 남짓한 거리에서 힘을 잃은 눈동자에 주름잡힌 손으로 밥 숟가락을 뜨고 있는 엄마의 모습을 바라보니 하염없이 눈물이 나와버렸습니다.

방문으로 걸어가 조용히 문을 닫습니다. "엄마, 맛있게 먹고 상은 고대로 납둬"

네. 그래서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 감정을 글로 남기고 싶었습니다.

올해로 막 기초수급생활자에서 벗어났고, 생활에 조금의 여유가 생긴 참이지만. 아빠의 역할까지 소화해내며 네 명의 자식을 먹여살리는 엄마에게 저는 항상 커다란 존경심과 미안함이 공존하고 있었습니다.

비교적 최근까지, 모두가 한 번쯤은 생각해본다는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 라는 말을 밥 먹듯이 하던 놈이였습니다.

그렇지만 방금 깨달았습니다... 내가 만에 하나 과거로 돌아가는 일이 생긴다면, 엄마의 고생이 처음부터 다시 시작 된다는거겠죠? 아.. 안됩니다. 절대 안될 일입니다. 우스갯소리로 로또번호를 외우고 있으면 모르겠지만... 

여하튼 이런 생각 자체가 이제는 미안해지기만 합니다... 

이런 저런 많은 얘기를 쓸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글솜씨가 없어서 역시나 안되나봅니다.

그저 생각으로만 효도를 실천하는 아들이 되지는 말아야지...를 중얼거립니다.

쥐꼬리만한 월급 135만원... 그 중 20만원은 용돈으로 드리지만, 그 돈으로 내 적금 드는 고집은 못꺾겠네...

"엄마, 엄마는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나고 싶어?"

"글쎄, 아직 아무 생각없는데? 그건 왜 물어보는데?"

"그냥..."

"아들은?"

"난 엄마 아들이면 다시 태어나야지~"

.

.

.

"그럼 엄마도 다시 태어나야겠다."

집에 가족사진도 없는데 꼭 찍어야지

엄마랑 여행 가본적도 없는데 꼭 가야지

내가 잘 되는 모습 꼭 보여줘야지

뭐 하나 해준 것도 없이 작별해야하는 순간이 올까...그게 항상 두렵고 무섭습니다.

역시 이게 가장 무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