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 URL: https://humoruniv.com/fear74939 URL 복사 |
출석,행렬,피날레,무의미한
“이미래”
“네.”
“이환얼”
“네”
지금은 12월, 수능이 끝나고 무의미한 출석들을 부르고 있다.
학생 생활의 꽃? 이라고 불리는 수능이 끝나고 나선 다들 고삐풀린 망아지마냥 뛰어놀고 있다. 드디어 지긋지긋한 이 학교 생활이 끝난 다는 생각에 나 역시 들떠 있긴 마찬가지였다.
“야 븅신 야. 야.”
뒤에서 날 부르는 저새낀 주태민, 내 학교생활을 파탄 낸 놈이자 내가 끝까지 학교를 다니게 하는 원동력인 새끼였다.
“아 이게 미쳤나. 무시하냐?"
"어 불렀어?“
“불렀어? 허 참 이거 처맞기전에 한방에 알아 들어라”
“어..왜?”
“왜긴 왜야 걍 쳐 때릴라고 불렀지”
뻑!
나도 모르게 팔을 들어 날라오는 주먹을 막았다. 막았다기 보단 배에 맞는걸 팔로 맞았다 라는 표현이 적절하다고 본다.
“햐 이새끼 이제 잘 막는다 ㅋㅋㅋ”
“헤헤..”
하는 순간 주먹이 날라왔다. 웃느라 막질 못해 바로 옆구리에 주먹이 꽃혔다.
“ㅋㅋㅋㅋ 봤냐 이새끼 야. 칭찬 아니야 븅신아 ㅋㅋㅋㅋ”
쓰러져 있는 날보며 잠깐 낄낄거리더니 패거리들 하고 매점이나 간듯했다.
옆구리에 느껴지는 고통이 나에게 한번 더 용기를 줬다.
‘졸업 하기 전에 저새끼를 죽인다.’ 졸업식날도 좋고 졸업식 전날도 좋고 내일도 좋고 오늘도 좋다. 나는 주태민을 죽일것이다.
수능이 끝났기에 학생들을 학교에 잡아둘 명분이 없는지 요즘은 12시 이전에 학교가 끝나는 편이였다. 수능이 끝나고 나서 나는 학교가 끝나는 대로 동네 복싱 체육관에 다니고 있다. 주태민을 죽일때 체력이 모자라서 내 힘이 모자라서 죽일 수 없는 일이 발생한다면 정말 억울할것이다.
거의 한달째 꼬박꼬박 다니고 있다. 주태민이란 이름이 나에게 굉장한 동기부여가 되는 모양이다.
그런데 오늘 체육관에 갔더니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졌다. 주태민 이새끼가 있었다.
“어? 뭐야 븅신 너도 여기다니냐? ㅋㅋㅋ”
주태민 눈빛이 한순간 번뜩였다.
“어..어.. 태민아 안녕..”
주태민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나를 정말 죽이고 싶다.
관장님은 잘 됐다는 듯이 말했다.
“아 둘이 친구니? 같이 다니는 친구있으면 좋지”
“아 그럼요! 완전 베프죠. 베프아시죠? 베프 ”
주태민은 무슨 생각인지 베프라는 말을 하며 어깨동무를 했다.
“관장님 저 복싱 제대로 배워보고 싶은데, 얘랑 스파링 한번 해보면 안되요?”
“스파링?”
관장님은 고민하는듯 해보였다. 고민을 왜하냐 하면 안된다 해 제발...
“아 관장님, 저 이거 해보고 재밌으면 무조건 다닐께요. 아니아니 스파링 시켜주면 무조건 다닐게. 아 제발요.”
주태민의 간절한 태도가 통했는지 관장님은 한참 고민하다가 스파링 해보자 라고 말했다.
태어나서 처음해보는 스파링 게다가 그 상대가 주태민이라니..
아냐, 그래도 생각해보면 난 한달이나 훈련했는데 다 저새끼 죽일려고 그럴려고 연습한거야. 할수있다.
가슴 깊숙한곳에서 알수없는 용기가 솟았다. 헤드기어를 쓰고 글러브를 착용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할 수 있을것 같았다.
링에 오르기전에 주태민이 나한테 와서 귓속말로 속삭였다.
‘ㅋㅋㅋㅋ 왜 존나 용기가 솟냐? 한달 다녔다고? 지랄말고 가만히 쳐맞아라’
그 말을 듣는순간 암흑속으로 빠지는 느낌이 들었다.
할 수 없었다.
스파링은 뭐 뻔했다.
스파링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일방적.
일방적으로 맞을 뿐이였다. 그렇게 열심히 연습한 잽 한번 날려보지 못했다.
집에 오는길에 결심이 섰다.
오늘 이다.
오늘 나는 주태민을 죽일것이다.
나는 그동안 굉장히 많은 조사를 했다. 사람을 죽이는 방법에 대한 조사를 말이다.
그리고 나란 인간의 한계를 오늘 알았다. 나는 주태민을 이길수 없다. 그 눈 그 목소리를 들으면 나도 모르게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뱀 앞에 놓인 쥐처럼.
그래서 더 철저하게 계획을 짜야한다.
실패하면 끝이다.
침대 밑에 숨겨둔 도구함을 꺼냈다. 주태민을 죽이고 싶을때마다 이렇게 죽이는건 어떨까? 이렇게 하면? 그런 생각이 들때마다 사서 모아놓은 나의 도구들이다. 행렬을 맞춰서 가지런히 모아둔 도구들을 보면 머릿속이 정리되는 느낌이다.
식칼,망치,톱, 다양한 도구들이 있었지만 역시 확실한것은 이것이다.
인터넷을 뒤지고 뒤져서 찾아낸 히든무기, 근육이완제다.
이걸 사람몸에 주입하게되면 모든 근육이 이완되버리면서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심지어 의식은 멀쩡히 있다. 정말 최고의 복수 아이템이다.
카톡으로 주태민을 부른다.
돈을 줄테니 체육관에 안나오면 안되냐고.
굴욕적이지만 굴욕은 오늘로 끝이다.
“아 이 븅신새끼 왜 안와”
주태민이 놀이터 앞에서 욕을 내뱉고 있다.
약하게 최대한 약하게 접근해야한다. 그래야 주태민은 방심한다.
“아..안녕 ㅎㅎ”
“아 새끼 존나늦었네 야 3만원 더내놔 존나추우니까”
“어..어어.. 알았어..”
3만원은 개뿔 넌 이제 끝이다.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는척 하며 근육이완제를 꺼냈다. 손이던 목이던 어디던 이새끼 살에다 꽃기만 하면 승리다.
빠르게 주태민의 손을 잡고 손등에 주사기를 꽃았다. 좋아! 내 승리다!
주태민의 눈을 쳐다봤다.
이제 저 눈은 가만히 있고 다리가 풀리고 쓰러지겠지. 신난다.
“아씨발 뭐하냐 병신아!! 아 손잡았어 씨발!”
주태민은 손을 뿌리치고 더럽다는 듯이 손을 털었다.
어? 뭔가 이상하다.
“아 좆같네. 아 병신!! 아 뒤질래?”
주사기를 봤다. 주사기 끝이 꾸부러져있었다.
아무래도 급하게 찔렀던 순간 얇은 주사기 끝이 버티지못하고 꾸부러진 듯 하다.
손을 털던 주태민이 주사기를 발견한 모양이다.
“어씨발 이거뭐야”
주태민이 주사기를 낚아채갔다.
“씨발 뭐야 주사기? 이새끼 이거 미친놈이네”
주태민의 주먹이 날아들었다.
당황한 나머지 막지못하고 맞고 쓰러졌다.
“좆같은 새끼 이거 살인자새끼네 이거 어우씨발”
나는 실패한 절망감에 쌓여 주태민이 계속해서 나를 때리는것도 그다지 아프지않았다.
그 날 이후 졸업까지 주태민의 더욱 더 심한 폭행이 있었고 남들이 나를 보는 시선도 더욱 더 따가웠다.
그리고 난 더 소심해지고 절망감에 휩쌓여 히키코모리 처럼 지냈다.
히키코모리 생활 2,3년이 지났을 쯤 영장이 날라와 군대를 가게됬다.
자대배치가 끝나 내무실로 들어가던 중에 누가 뒷통수를 때려서 쳐다봤다.
“어 뭐야 진짜 살인마새끼잖아 ㅋㅋ”
주태민 이였다.
 |
 |
 |
|
|
| ▲ 다음글 | 사고연결고리 | CRABRO |
 27
 0
 6
 1,269
|
2017-02-25 [05:49] |
| ▼ 이전글 | 휴가 복귀날 첫경험 | 성염색체 |
20
0
4
1,909
|
2017-02-24 [08:35] |
|
완폐아z |
오늘은 별로 맘에안드는 글이 되버렸네요 ㅜ
|
00 |
 추천
 반대
 신고
 답글
|
2017-02-24 |
|
글쓰는작성자 |
근육이완제는 알약으로도 나와서 음료나 간식에 발라 먹이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가능성이 높죠. 의심 살만한 따진 음료수는 안되고 가루가 흰색이니 던킨 도너츠에서 흰 분말이 잔뜩뿌려진 구멍 안 뚫린 도넛에 뿌리는 게 좋겠네요. 손재주가 있다면 자장면 집에서 고춧가루 뿌려주는 척하면서 넣어도 되고.
|
00 |
추천
반대
신고
답글
|
2017-02-24 |
 |
완폐아z |
헠감사합니다 ㅋㅋ
|
00 |
추천
반대
신고
|
2017-02-24 |
|
너의이름은무스비 |
무슨 뜻인지 해석 부탁드립니다..ㅠ
|
00 |
추천
반대
신고
답글
|
2017-02-24 |
|
글쓰는작성자 |
근육이완제라고 근육의 힘을 풀어버려서 힘이 쫙 빠지는 약이 존재합니다. 그걸 주사 후 살해할 계획이었으나 실패해서 남은 인생 쭈그리로 산다는 내용으로 보이네요.
|
00 |
추천
반대
신고
|
2017-02-24 |
|
너의이름은무스비 |
아, 그럼 마지막 "진짜 살인마새끼 잖아" 이건 열린결말의 복선따위가 아닌 그냥 알아본 거라는 거군요... 전또 주인공이 누구 죽인건줄..
|
00 |
추천
반대
신고
|
2017-02-24 |
|
글쓰는작성자 |
군대에 같은 내무반에 배정되었으니 죽이고자 한다면 죽일수 있는 환경이죠. 제가 보기엔 열린 결말이 맞는거 같아요.
|
00 |
추천
반대
신고
|
2017-02-24 |
|
너의이름은무스비 |
그런..혼돈..
|
00 |
추천
반대
신고
|
2017-02-24 |
|
|
글쓰는작성자 |
근육이완제... 무서운 약이죠. 의식이 명료하다는 것도 다른 악에 비해 명료하다는 것이지 사실 많이 피곤한 느낌입니다. 팔다리의 힘이 풀려 비틀거리게 되고 말을 하는것도 어눌해지죠. 어느 정도냐 하면 담배를 불 붙여서 입에 물려줘도 잘 빨지도 못하고 연기를 들이마시는 것도 조금 버겁습니다. 액상 근육이완제를 상태가 온전한 상대에게 사용하려 들다니.... 일단 혈관주사라서 혈관을 찾아서 넣어야 하고 20분 정도 지나아 효과가 제대로 나와요. 아 곳이나 푹찍해버리면 조금 불편해 하는 수준이 오래 지속되겠지만 상대를 제압하기에 좋아 보이지 않네요. 그러니 알약이완제를 신용카드를 이용해 빻은 다음 음식물에 혼합하여 사용하는게 좋아요. 맥주 같은 곳에 타서 쓰면 알갱이가 잘 안 녹도록 제작되어있우니(강간 사건때문) 씹어삼키는 음식에 넣는기 좋겠죠 ^-^
|
00 |
추천
반대
신고
답글
|
2017-02-24 |
상대방에 대한 배려는 네티켓의 기본입니다.게시물에 상관없는 답글이나 추천유도성 답글을 달지 마세요.
스포일러성 답글이 신고되거나 발견되면 이유불문 삭제 혹은 정학처리 됩니다. 유의 부탁 드립니다.
| ▲ 다음글 | 사고연결고리 | CRABRO |
27
0
6
1,269
|
2017-02-25 [05:49] |
| ▼ 이전글 | 휴가 복귀날 첫경험 | 성염색체 |
20
0
4
1,909
|
2017-02-24 [08:35] |
← CTRL+C 로 복사하고 CTRL+V 로 붙여넣으세요!
대표이사 이정민 | 개인정보 보호책임자 이정민 | 민원, 운영자메일, 관리안내 | 통신판매업신고 제 2010-서울강남-01011호
Since 1998.8.24, Copyright (c) 2025 humoruniv.com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