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상 반말로 적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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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상병말 쯤이었을거야.


내가 해군을 나왔는데 우리 부대가


후방 격오지 부대였거든?


빠지가 항구에 하나 떠있고 육지랑 다리 하나로


연결된 뭐 그런 구조?


암튼 내가 9박 10일간 긴 휴가를 보내고


후임애기들 일용할 양식을 잔뜩 사다가 복귀를 했지.


우리가 격오지 부대다 보니 모든 보직이


다 같은 생활관을 쓰고 같이 생활을 했어


위병소 지키는 헌병들도 마찬가지였지.


（이제 휴가 복귀할 때 영문 앞에 서있으면


애들이 당직사관한테 보고하고


당직사관이 직접 나와서 사무실로 데려가서


물품검사같은 걸 하는 그런 시스템이었지.）


우리 영문이 철문으로 l l l l l l l l 이런식으로


거의 손가락 2개 들어갈 공간으로 되어있는데


그때가 저녁 8시 30분쯤 굉장히 어두웠어.


보통 군필자는 알겠지만 영문 앞에


고정 바리케이드를 놓잖아.


내가 복귀하고 이제 영문 밖에 서서 간부가 올 때까지


헌병애들 하고 장난치고 있었는데 그 바리케이드


뒤에 우리 부대에 키가 192되고 깡마른 후임이


있었는데 （이름을 ♡♡라고함）


글쎄 바리케이드 뒤에 멀뚱히 서서


나를 ㄱㅖ속 보고 있는거야;;


그래서 내가 헌병 애들한테


"야 ♡♡이 왜 저기 가만 서있어? 나 마중나왔나ㅋㅋ"


라고 했더니 애들이


"오늘 청소 일찍해서 애들 뉴스시청 중인데 무슨 말씀이십니까;;"


이러는 거야. 너무 깜깜해서 실루엣만 보이는데


분명히 ♡♡이가 서있었거든?


애들한테 말할 때도 계속 서있었어.


난 애들이 장난치는 줄 알고


"지x하지마라 바리케이드 뒤에 서있구만ㅡㅡ 안보이나?"


라고 했더니


"아 수병님이나 장난치지마십쇼. 저희 당직 아직 30분 남았는데 무섭잖슴까"


진짜 장난기 없는 얼굴로 이래 막...


순간 개소름 돋아서 벙쪄서 그 서있는 ♡♡이를 계속


보고있었는데 마침 당직사관이 와서 영문을 열어줬어.


근데 문 여는 순간 ♡♡이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거야.


내가 좀 간이 콩알만해서 겁이 많은 편인데


솔직히 그 상황이 무섭잖아. 패닉이 와서


'뭐지 도대체 이 상황?' 하면서 영문 앞에 가만 서서


오만 생각을 다 했어. 그 때 문열어준 간부가 좀 친한


간부였는데,


"안 쳐들오고 머하노?? 춥다고 빨리 들.."


까지 말하는 찰나에 우리 부대가 영문열고 들어오면


바로 항만이 보이거든? 근데 거기서


'철퍽! ' 하고 졸라 큰소리로 뭔가 무거운 물체가 물에


빠질 때? 사람이 다이빙할 때 나는 소리라고 해야되나


암튼 누가 물에 빠진거처럼 물도 밖으로 다 튀어 있고


물살도 치고 그랬거든. 나고 간부고 경계병 애들이고


다 눈이 휘둥그레져서 한 10초동안 서로 고개돌려가면서


쳐다보다가 아차싶어서 바로 거기로 뛰어갔어.


가서 봤는데 아무도 아무것도 없이 물살만 나부끼고


시멘트바닥이랑 빠지 좌현에 격렬하게 튄 물자국


뿐이더라고. 분명히 그 시간엔 점호 전 뉴스시청시간이라


아무도 밖에 있을 수가 없는 시간이었어.


뭔가 무거운 물체를 누군가 일부러 빠뜨릴 수도 없는 상황이었지.


일단 나도 빨리 환복하고 점호받아야하니


간부가

"니는 가서 점호준비해라 여기는 애들하고 볼게"


이래서 놀란가슴 부여잡고 그냥 올라왔어.


그 때 점호 끝나고 당직섰던 애들한테 물어보니


진짜 아무것도 없더래 날밝아지면 물이 맑으니


뭐라도 보일 거 같다 하더라. 근데 날밝고 확인 해보니


아니나다를까 아무것도 없음 ㅋ


내가 애들한테 했던 말도 있어서 겁나 무서워하더라.


그 ♡♡이 형체가 물 속으로 도망간게 아닌가 하는


추측도 있었고


그 일을 제일 중요한 ♡♡이 본인한테 말해줬더니


하루종일 신경쓰더라 ㅋㅋ


암튼 뭐 직접 겪지 않은 이상 그리 무서운 얘기는 아니야.


뭐였을까 진짜 ㅠㅠ


침실썰도 있는데 또 올려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