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상 반말로 작성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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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을 그럭저럭 치고 성적에 맞는 국립대를 찾던 나는 어느새 한번도 가보지 못했던 지방에서 자취방을 구해 살고있었다. 아무래도 처음해보는 자취고, 외동아들로 귀하게 자랐던 내가 걱정이셨는지 부모님께선 룸메이트를 구할것을 원하셨고 나는 OT에서 사귄 친구와 자취를 하게 되었다.

뭐 여느 1학년 자취방이 안그렇겠냐마는, 돈은없고 술은고픈 동기들은 자연스럽게 나와 룸메의 방에 밤이면 모여들게되었다. 우리는 6평남짓한 방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잘 수 있는지 실험이라도 하는것마냥, 전설난이도의 테트리스를 방불케하는 기묘한 뒤틀림으로 취한채 잠들었고 다음날이면 뼈마디로 4중주 교향곡을 연주하며 비명을 지르며 깨어났다. 흡사 악귀들같았다. 지금생각하니 정말 빡친다...

그런 필자의 자취방에 손년놈들이 끊기기 시작된 계기가 있었는데, 바로 귀신을 봤다는 목격담들이 많아지면서다. 나도 꽤 무서웠던건 이 귀신의 목격담에서 묘사된 외형들이 자취방을 처음 계약하러 온날 어머니가 꿈속에서 본 귀신과 똑같았다는 점이다. 필자는 이런 목격담들이 많아질때까지 어머니의 꿈 이야기를 한적이 없었다. 이 이야기는 나중에 자세하게 쓰도록하고...


나는 가위를 잘눌리는편이다.

내가 이런말을 하면 대개 반응은 응? 니가? 이런편인데, 누가봐도 귀신과는 담쌓게 생긴 외모때문에 그렇다..

내가 귀신을 본다거나 촉이좋다거나 그런건아닌데, 가위하나는 끝내주게 잘눌리는 편이다. 이제 하도 눌리다 눌리다못해 가위만눌리면 화가 머리끝까지 뻗쳐올라서 온갖쌍욕을 퍼부을정도니 뭐...

아무튼 가위마스터인 내가 느끼기에도 내 자취방에선 가위가 정말 잘눌리는 편이었다. 심지어 그런거 한번 경험이 없다던 룸메도 가위가 눌릴정도였으니...뭐가 있기는 있구나 싶었다.

하지만 나랑 룸메가 눌리는 가위의 공통점이라면, 정~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것이었다. 뭐 깜깜하다거나 그런게 아니라, 그냥 가위를 눌려서 눈을떠보면 방이 보이는데 귀신이라거나 잡것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 그런 가위였다. 그래서 무섭다기보다는 그냥 귀찮다 정도의 수준이었다.

"흡!"

모처럼의 휴강에 나른한 낮시간을 잠으로 보내던 나의 눈이 팍 떠졌다. 이내 꿈적도 않는 몸과 말을 해도 튀어나오지 않는 목소리 덕분에 가위에 눌렸구나~싶었다.

'아 진짜귀찮네.'

늘 하던대로 손가락에 온힘을 집중했다. 가위라는것은 경험상 몸만 조금 움직여주면 바로 깬다는걸 알고있었기 때문에 나는 있는힘 없는힘을 다해서 손가락을 움직이려 했다.

'어?'

그런데 그날은 이상했다. 늘 쉽게 풀리던 가위가 전혀풀리질알았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룸메이트는 내가 가위에 눌린걸 아는지 모르는지 등을돌린채 앉은상에서 노트북으로 게임을 하고 있었다.

나는 왠지모르게 영영 이 가위에서 안풀릴것같다는 공포감이 들어 필사적으로 목소리를 낼려고했다.

'야..!야...!!나좀 깨워봐! 야!!! 나 가위눌렸다고!'

'야! 야이새꺄! 야이 XX 나좀 보라고!! 야!!'

얼마나 필사적으로 목소리를 낼려고 했는지 목에 핏대가 꿈틀거리는게 느껴졌다. 노력이 통한건지 룸메의 목이 서서히 돌아갔다. 그러나 녀석의 얼굴은 그냥 멀거니 나를 보고있기만 했고, 나는 필사적으로 내가 가위에 눌렸다는걸 어필하려 어떻게든 목소리를 내려했다.

'나좀..!깨우라고! 가위...눌렸다고!'

그러나 멀거니 날 보던 룸메는 다시 모니터로 시선을 옮겼고, 나는 이를 바득바득갈며 온몸을 뒤틀어대듯 힘을 짜냈고, 결국 헉!하는 소리와 함께 가위에서 깼다.

"야이 XX꺄! 넌 친구가 가위눌려서 깨워달라고 지랄을하는데도 게임이 하고싶냐?"

"뭔소리야?"

룸메는 정말 무슨 개소리를 하냐는듯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너 나한테 죽여달라고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