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 있을때였음.
때는 2010년 1월 즈음...
나는 지원중대 분대장이었고,
원래 당직하사는 기동중대에서 줄곧 맡았으나
기동의 해안파견으로 인해
우리 중대 분대장 둘이 당직하사를 서게 됨.

그 때 마침 신종플루가 창궐했고
우리 중대도 4명을 제외하고 모두 격리되는 등
독감 보균자로 의심되는 자들은 모두 격리되어 있었음.

그래서 감염자 중 반은 소각장 옆에 구 생활관 막사에 격리되어있고, 반은 군교회 2층에 격리되어 있었음.
당시 막사 ㅡ 의무대 ㅡ 교회&성당 ㅡ 구생활관 ㅡ 소각장 ㅡ 탄약고 ㅡ 고가초소 ㅡ BOQ ㅡ 총진지 ㅡ 위병소 ㅡ 수송대차고 ㅡ 막사 의 순서로 순찰 겸 임무교대 코스가 있었음.
그니깐 성당과 교회는 바로 옆에 있었음

그래서 성당 쪽에 마리아동상 쪽에서 격리자 명단 펼쳐서 교회 2층으로 들어갔음
마리아 상 밑에서 은은하게 빛이 나와서 그나마 글자가 보였으니까
격리자들이 담배피고싶다고 하길래 저기 앞에 마리아 상 앞에 가서 보이게 피고 서로 관리 잘 하라 하고 난 고가초소로 감
격리자들이 웅성거렸지만 춥고 귀찮아서 그런 줄 알았음
근무교대 완료하고 당직실 들어가서 특이사항을 보고하는데
나 "격리자들 새벽에 담배는 피게 해줬습니다"
당직사관 본부행정관 "니가 왜 그걸 해?"
나 "걔들도 하루에 저런 시간은 있어야 할거 아닙니까? 두시간마다 깨우는데 그런거라도 없으면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참고로 난 비흡연자이지만 흡연자들이 이미 흡연타이밍을 선택할 수 없다는 것 쯤은 공감함
당직사관 "그래 알았다. 그럼 고가초소에서도 잘 보이는 곳으로 해줘라. 거기 전등 달아야겠다."
나 "거기 꽤 밝지 않습니까?"
당직사관 "왜???"
나 "거기 마리아 상에서 나오는 빛 꽤 세던데... 저 거기서 명단 체크했습니다"
당직사관 "마리아상이 어딨냐?"
근무자들 "성당앞에 있던데 말입니다??"
당직사관 "엥???????????"

지휘통제실 내려감
사관 "고가초소 고가초소 여긴 지통실"
고가 "여기는 고가초소 이상"
사관 "교회쪽 보이는지 이상"
고가 "어딘지는 파악됨 이상"
사관 "거기 조명 있는지 이상"
고가 "없습니다 이상"
위병소 "여기서도 조명 안보입니다 이상"

헐 쓰벌... 나 진술서 쓰는거 아님? ㄷ ㄷ ㄷ
이러고 있는데 당직사관이 다음 인솔 다다음 인솔도 나한테 미루면서 그냥 끝남
물론 마리아 동상은 없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