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후기 쓸 생각은 없었는데 반응도 좋고, 후기 올려달라고 하시는 분도 계셔서 한번 끼적여 볼게... 짧을 지도 모르고, 또 앞서 쓴 글처럼 별 내용은 없으니까 너무 많은걸 기대하진 말아줘..ㅋ









혹시 말이야 버려진 염주를 함부로 차거나, 주워가면 안 된다는 이야기 들어본 적 있어? 아마 한번쯤은 이런 이야기를 들어봤을 거야. 그래도 이유를 모르는 사람도 있을 테니 간략하게 설명을 해주고 넘어갈게. 일단 염주라는 것은 총 108알로 이루어져 있는 불교에서 쓰이는 팔찌야. 영화나 드라마에서 많이들 봤겠지만 이 염주를 손에 놓고 한 알 한 알 짚어가며 경을 외우잖아. 그게 108가지 번뇌를 소멸시킨다는 의미거든.







그런데 이런 무속적인 도구를, 그것도 버려진 것을 함부로 줍거나 차고 다니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 거 같아? 실제로 경험해본 바는 없지만 버려진 염주를 함부로 차고 다니면 본래 염주 주인의 액운이 모두 착용 자에게 씌인다는 이야기가 있어.







자... 오늘 들려줄 이야기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야.







나는 그 고시원을 떠나 엄마에게 그 부적에 관하여 물었지만 엄마는 그냥 잊으라고만 했어. 잊어야 좋다고.. 하지만 나는 그걸 잊을 수 가 없었어. 다른 사람일지라도 그런 일을 겪었는데 쉽게 잊힐까... 그래서 나는 거의 일주일에 두 번, 많으면 세 번씩 엄마를 찾아가서 계속 보채곤 했었어. 부적 얘기 좀 더 해달라고 말이야. 앞서 말 했지만 나는 무속 관련된 심오한 메카니즘이라고나 할까? 상당히 좋아하는 편이야. 그래서 더 보챘을지도 몰라.






하지만 엄마는 정말 끝까지 안 된다고, 안 알려 줄 거라고, 그래서 방향을 틀어봤지. 엄마한테 이럴게 아니라 그 이모한테 직접 가서 물어야 겠다. 하고..






그렇지만, 엄마한테 이모 뵈러 간다고 하면 분명 막을게 뻔 하니까... 우선 엄마한테는 알겠다고 하고 약간 포기 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 뒤, 시간을 좀 두고 기다렸지. 그리고 일주일이 지났어.. 돌아오는 주말에 난 다시 경기도로 향했고, 엄마 집에서 그렇게 멀리 있지도 않고, 버스 내려서 금방이라 찾아가긴 쉬웠어. 그 이모님 댁 문 앞에 서서 살짝... 똑똑 두드려봤어, 그랬더니 이모가 대답하시더라고.









“문 열려 있어요. 들어오셔요.

하고.








그에 나는 슬쩍 문을 열고 들어가 인사를 드렸지, 그랬더니 역시나 내 예상대로 깜짝 놀라시더라고. 어쩐 일로 왔냐... 어떻게 찾아왔냐.. 엄마는 같이 안 왔냐.. 하도 물어보셔서 기억도 잘 안나... 무튼 이런 식으로 안부를 물으시다가 우선 앉으라고 하셔서 예전 그 자리 그대로 그곳에 앉아서 말씀 드렸지.








“이모. 제가 너무 궁금한 게 있는데요. 엄마가 말씀을 안 해주세요.”









그랬더니 이모가 막 웃으시는 거야.








“그게 그렇게 궁금하니?”

하시면서...








이미 다 알고 계신 듯 보였어. 그래서 난 그냥 대답했어.







“네. 말씀해주세요.”






그랬더니








“너는 태생이 외로워, 양손에 무지개를 가지고 태어났으니... 어디 쓰겠나...?”








딱 이렇게 말씀 해주셨는데. 솔직히 이 부분에 대해서 해석은 안 써주고 싶어. 지극히 내 개인적인 내용이기도 하고... 뭐 정말 궁금하면 한번 해석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생각 해. 본인의 선택에 맡길게.








다시 본론으로 넘어가서. 이 말씀을 듣고 다시 되물었어.






“사주 말구요. 다 아시면서...”






“그래~ 부적. 이놈아...”






“뭘 알고 싶은데..”






그리고 난 곧장 대답했지.






“엄마한테 듣기로 부적을 매트리스 밑에 뒀다는 사실을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라던데 이유가 뭔지, 꿈을 훔친다는 표현은 뭔지. 그게 궁금해요”







그러자 바로 대답을 해주시더라.







“네가 꾼 꿈은 할머니 꿈이지? 그치? 할머니께선 너를 지키러 오신 거고? 하지만 잘 들어봐... 할머니는 너를 지키러 오신거지 네 꿈을 지키러 오신 게 아니야. 꿈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그 꿈으로 인해 이미 네가 생활하는 공간 안에서 저승 문 이 열린 거나 마찬가지인 상태니까, 그 꿈을 훔쳐서 부적에 구속을 시킨 거라 보면 되는 거야.

결과적으로, 저승 문을 다시 닫는 거라고 보면 되는 거지. 왜? 늬 집안 조상신 외에 다른
잡귀들이 드나들 가능성이 아주 높으니까. 그리고 부적을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라고 한건, 부적 이라는 건 누군가의 염원이 담긴 편지라고 보면 되. 영적인 효능이 있는 그런 편지라고. 그런데 그런 걸 함부로 보여주거나 알려주면 효능이? 없어지겠지...“







난 멍 하니 설명을 듣다가 다시 질문을 했어.








“그럼 앞으로 아무한테도 말하면 안 되는거에요? 만약 고시원 원장이 부적 발견 하면 그땐 어떡해요.” 라고.









그러자 이젠 지쳤다는 식의 표정을 지으시더니 탈탈 털어내듯 설명을 해주셨어.







“이모가 말했지. 너도 그 부적을 잊으라고. 언제까지? 그 꿈을 꾼 당년 까지... 지금은 지났으니까 상관이 없지.. 그리고 원장이 보게 되도 어차피 그 부적은 네 꿈을 가둬두려고 써둔 거니까 그 사람한텐 아무 짝에도 쓸모없을 거다.”









그리고 난 ‘이게 뭐야’ 하는 정말 재미없는 영화 한편을 본 듯한 표정을 지어보였고, 이모는 내게 말씀 하셨어.









“무속이라는 건 때론 신기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정말 단순한 세계야... 너희들은 분신사바 해가면서 좋다고 귀신 불러내려고 하고 그러지... 이모 같은 사람들한텐 얼마나 괴로운 일인 줄 아니...”








그 표정은 정말 씁쓸해 보였어. 아직도 기억이 나.. 그래서 잊히지가 않더라고 더욱....






그리고 이야기는 끝이야. 더 이상의 이야기는 이제 없어..






아... 그리고 이건 여담이지만.. 마지막에 한마디 해주셨어.



너는 마흔 넘어야 꽃 핀다고, 그 전까진 고생 좀 할 거라면서...ㅋ




（그리고 이모랑 대화 한 부분은 정확히 기억이 안나... 대충 포인트만 생각이 나서 최대한 기억 나는 대로 적어봤어...ㅠㅠ
재미없더라도 욕은 하지 말아줘..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