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9살 아재입니다.
그러니까 15년 전 기차사고를 목격한 뒤
가끔 귀신을 보기 시작했는데
그 첫 번째 썰을 풀어볼까 합니다.
과거 얘기라 가감이 있을 수 있으나
모든 얘기는 실화임을 말씀드립니다.

[episode 1. 기차 사고를 목격하다]

2001년 여름. 강원도 춘천.
저는 형과 함께 컴퓨터학원을 다녀오는 길이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컴퓨터 자격증을 따기 위한 학원들이 많았더랬죠.）
자전거로 15분 정도 걸렸던 걸로 기억하는데
저희 집에서 큰 길로 나와 대로변을 따라 쭉 직진으로만 되는 길이었습니다.
학원을 마치고 저녁 8시쯤 됐을까 형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귀가하던 중
집 근처의 마트 앞 평상에 앉아 구운계란과 우유를 쪽쪽 빨고 있었습니다.
2차로 상하행선으로 구성된 도로를 지나 기찻길이 있었고
기찻길 건너편에는 운동장이 있어 운동을 하기 위해 사람들은
보호차원에서 만든 펜스를 일부 훼손해 길을 만들어 다니고 있었습니다.
（그 길을 제외하고 기차길을 지나기 위해서는 휀스를 넘는 방법 밖에 업었음）
대략 적으로 그려보면

운동장
------------------------------------------ 기찻길
----------개구멍---------------------------- 휀스
-------------------------------------------- 인도
------------횡------------------------------ 도로
------------단------------------------------ 도로
------------보------------------------------ 도로
------------도------------------------------ 도로
------------------------------------------- 인도
마트

대략 이런 모양인데 개구멍이나 휀스르 넘어다니다보니
야간에 기차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곳이었습니다.
그 달에만 이미 기차 사망사고가 2건 발생한 상황이어서 동네는 뒤숭숭했고
저와 형은 계란을 까먹으며 지나가는 기차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때 형이 “야 저 기차 또 사람 치는거 아니냐?”라고 했고
그 순간 기차는 속도를 줄이더니 정차를 했습니다.
순간 저와 형은 횡단보도를 건너 기차로 향했고
주변을 확인하는 기관사에게 물었습니다.
“사람 또 쳤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참 개념이 없었습니다.）
기관사 대답이 없자 다시 한 번 “사람 또 쳤어요?”라고 물었습니다.
여전히 기관사는 대답이 없었고 옆에서 함께 있던 나이 지긋한 아주머니께서
“아니 애가 물어보는데 왜 대답을 안해요”라고 묻자 기관사가 짜증섞인 목소리로
“네!”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이후 사람들이 벌떼같이 몰려들었고
구급차와 경찰이 왔습니다. 저와 형은 계속 구경을 하던 도중 끔찍한 얘기를 들었습니다.
경찰이 소리를 지르며 “야! 머리 찾아봐 머리!”라고 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후 시간도 지났고 겁이 나 집에 와 부모님께 설명을 드리고 잠을 잤습니다.

（실제로 집에 왔더니 여자 머리가 있어 기절할 뻔했지만 어머님이 미용연습을 위해 사용하던 마네킹이었습니다....）
（추후 안 사실이지만 사고가 난 사람은 아저씨로 집에서 쉬고 있던 도중 와이프가
살 빼라고 재촉을 해 운동을 갔다 오던 중 사고를 당하셨답니다.）

다음 날. 학교에 가 뭐라도 된 듯이 친구들에게 기차사고를 목격했다고 자랑을 했습니다.
같은 동네에 살았던 친한 친구와 자전거를 타고 귀가하던 중 사고장소에 들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이상한데 폴리스라인도 없고 지키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다만 당시 기찻길 옆에 깔려있던 돌?자갈?의 양이 무수히 늘었다는 점이 특이했을 뿐입니다.
곳곳에는 작은 무덤처럼 돌들이 쌓여있었습니다. 그때 친구가 그 돌을 발로 걷어차기 시작했습니다.
와르르...돌탑이 무너지고 그 안에 분홍색 살점들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새끼 손톱만한 크기의 분홍 살점이 돌 여기저기에 붙어있었습니다.
저는 겁이많아 가까이 못갔지만 친구는 자전거로 그 살점을 뭉개더니
샤프를 꺼내 살점의 냄새를 맡아보기도 했습니다.
소리를 지르더군요. 세상에 이런 악취는 처음 맡아봤다며...
하지만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나는 건 그 분홍색 살점...
돌에 붙어있음에도 불구하고 분홍색이 너무 선명하고 예뻤던 걸로 기억합니다.
저는 무서우니까 빨리 돌아가자고 했고 그 후 당분간 그 길로 다니지 않았습니다.
얼마 후 한 번 더 사고가 나 1명이 더 죽어
그 달에만 모두 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이후 철도청인지 춘천시인지 모르겠지만 그길을 완전 통제해
사람들은 다른 길로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사건이 있은 뒤 두달여 뒤 귀신을 목격하게 됩니다.


첫 번째 에피소드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미흡한 필력이지만 반응이 좋다면 2탄 3탄에 이어
제가 보고 듣고 느꼈던 귀신 관련 실화 썰을 풀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