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에게 난 그저 그런 금사빠였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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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게 난 그저 그런 금사빠였다 3 [3]

작성자

개발은Art입니다

쪽지 | 작성자 글보기

번호 7342 추천 7 반대 0 답글 3 조회 372 작성시간 2019-08-14 03:2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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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서울까지 가는 버스를 타고 쉬지않고 달려 점심부터 19시 까지 빡빡한 일정

설상가상으로 무언가 잘 못 됐는지 부산에서 같은 팀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동기, 후배들의 빗발치는 연락

그녀와 나의 약속은 오후 8시 강남역

너무 절망적이었다.

그녀에게 약속 시간을 미뤄도 괜찮겠냐고 물어보려 카톡을 치려는데 떨어지지 않는 손가락

어떻게 적어 보내야 그녀의 기분이 조금이라도 덜 상할까 고민하며 내용을 지우고 쓰고를 반복 하다보니 어느새 약속시간 두시간 전이 되어버려있었다.

고민끝에 보낸 연락에 서운한 티도 내지 않고 괜찮다며 본인도 늦을거 같았는데 잘됐다며 날 위해 거짓말을 하는 너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오후 9시가 훌쩍 넘은 시간에야 우린 만났고,

우린 6개월 만에 만났지만 서로를 바로 알아봤다.

난 잊지 못할 거야

내가 널 볼 생각에 허겁지겁 강남역을 올라가는데...

잠시 아주~ 잠시동안 모두가 흑백이고 너만 빛나는 칼라로 보였어 정말로

그 때 내 발은 엄청 가벼웠어 깃털처럼

그렇게 우리는 1차로 술을 마셨고, 2차로 술을 마셨고, 3차도.. 가고싶었다.

하지만 우린 서로의 막차 시간이 다가옴에 어쩔 수 없는 이별을 위해 마지막 술잔을 채웠고,

내일은 일과 후 뭐하냐는 너의 말에 실은 동기들과 놀기로 한 약속따윈 애초에 없었다는 듯이 너와 저녁 약속이 있다고 대답했었다.

실은 이런 추파를 던져놓고 너와 나 사이 흘렀던 1초도 채 안되는 정적이 난 너무 괴로웠다.

하지만 그녀도 내일 시간이 비었고, 그녀는 내가 보는게 즐거웠고, 난 그냥 너가 좋았고

우린 그렇게 내일도 보자는 약속을 하며, 지하철에서 연인같이 셀카도 찍으며 다음 날을 기약했다.

숙소로 가서도 그녀와 새벽까지 카톡으로 이어갔고, 몇시간이나 대화를 나누고 왔지만 아직 몇시간이나 카톡을 주고 받아도 지칠기세를 안보였다.

다음 날 또한 힘들고 빡빡한 일정. 하루종일 머리를 쥐어짜내 나온 아이디어와 기획안에 동기들은 녹초가 돼 숙소에서 한숨 자고 놀러나간다 하였지만, 나에겐 1분 1초가 아까웠다.

하루종일 그녀 생각에 내 머리속은 이미 제 활동을 하기 힘들었고 어제 그녀와 같이 찍은 사진을 뚫어져라 쳐다보다 눈 깜빡이는 것도 잊어버렸을 정도였다.

그녀를 오후 8시에 만나기로 했다면, 나는 7시 부터 행복해졌고 난 이게 이상형을 바라보고 쫓는 한명의 남자가 아닌 한 사람을 사랑함으로서 느끼는 행복함이라 느껴졌다. 똑같은 것 같지만 다르다. 묘하게 다르다.

다시한번 드라이기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머리로 만져주고, 내가 가장 아끼는 옷을 꺼내들고, 내가 가장 아끼는 향수를 은은하게 뿌린 후

그녀를 만나러 다시 한번 강남역으로 향했다.

그녀는 내가 좋아하는 헤어 스타일을 했고, 내가 좋아하는 패션 스타일을 입고, 은은한 비누 향기가 났고 어제보다 오늘이 좀 더 예뻤다.

너는 지금 내가 서울에 있다는게 믿기지 않다고 말했고, 나도 지금 내가 너와 있다는게 믿기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고 우리는 엄청난 속도로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녀가 원래부터 알던 사이인 것 같다는 얘기를 직접 했을 정도로...

하지만 엄청난 속도로 가까워진 만큼 엄청난 속도로 우리의 마지막 이별... 의 시간도 다가왔다.

그렇게 지하철에 도착하니 이제 정말 오늘이 가버리면 마지막이 되어버릴꺼 같다는 생각에 슬픔이 밀려왔다.

그녀의 집 방향에 막차가 온다는 방송이 들려왔고 우린 이별의 악수를 했다.

하지만 난 손을 도저히 놓을 수 없었고 막차가 들어왔지만 계속 잡고 있었다.

너는 그런 나를 보곤 말했어 "우리 지금 한강 갈까 ? " 마치 요정이 내 귓가에만 속삭이듯 들렸다.

나는 그 말이 땡볕 아래 죽어가는 벌에게 한모금 꿀물 처럼 달콤했고, 고마웠다.

우린 그렇게 서로의 막차를 뒤로한 채 한강 방향의 지하철에 몸을 싣었다.

그 늦은 시간에 한강에 열린 곳이라곤 편의점 몇몇 뿐

4월이지만 아직 밤에는 쌀쌀했고 우린 맥주한잔을 사서 추위에 바들바들 떨면서도

해가 뜰 때까지 이야기를 쉬지 않고 했다.

너 없인 안될 거 같다는 내 얘기에 넌 다음에 부산에서 만나자는 애매모한 답변을 주었다.

그렇게 첫 차를 타고 갈 때즘이야 우린 10년지기 친구가 헤어지듯이 서로를 보내주었고,

난 다시 한번 너에게 반했다 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내가 부산에 내려온 후 우린 연락을 하루도 쉬지 않았고, 그녀가 올해 가을즈음 부산에 내려오겠니라 약속 하였다.

하지만 난 그 가을까지의 시간을 도저히 견딜수가 없었다.

너가 그리워서 하루가 다 지나가고, 머리는 너로 꽉 차 공부가 손에 안잡힐 지경이니

5월의 날씨 너를 닮아 이렇게 좋은데 내 앞에 너가 없어서 나에게 올 듯 말듯한 첫 봄을 휴대폰만 붙잡고 있게 생겼어

이대로는 안되겠다. 이번 주말 서울로 올라가서 보여준듯 만듯한 너의 마음을 확실히 듣고와야겠다 마음 굳히고 버스표를 예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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