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 특성 : 플라톤의 국가（Plato’s Republic）

서양 철학사의 알파이자 오메가라고 불리는 플라톤은 사실 큰 키에 우락부락한 몸을 가진 거구였다. 그가 살던 시대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으로 인해 매우 혼란한 시기였다. 또한, 플라톤의 스승인 소크라테스가 어이없는 이유로 사형당하자 그는 아테네의 민주주의를 중우정치라 비판하며 정치가 아닌 교육과 철학의 길을 선택했다.

플라톤을 대표하는 철학은 꿰뚫는 것은 “이데아”이다. 서양 철학이란 플라톤의 이데아 철학을 여러 관점에서 보는 것이라 할 정도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이데아는 어떤 물질의 본질적 형상을 의미한다.

흔히 말하는 동굴 속의 그림자가 이데아를 쉽게 설명한다고 볼 수 있겠다. 나는 동굴 벽만을 보도록 묶인 채, 내 앞의 그림자를 통해 세상을 볼 수 있다. 그래서 그 물체의 본질은 알지 못하고 그림자를 보며 “저것이 진리다!”라고 외치는 것이다.

하지만 문명 6에서 플라톤의 국가 특성이 등장한 배경은 따로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바로 철인정치 철학이다.

정치 철학에서 항상 화두가 되는 것은 민주주의와 엘리트 주의 중에서 어느 것이 더욱 큰 가치를 가지느냐였다. 지금이야 민주주의가 최고의 가치라고 하지만 역사적으로 고등 교육을 받은 이들이 정치하는 게 더욱 효율적인 것이 사실이다. 

플라톤의 철인 정치는 이러한 민주주의와 엘리트 주의를 절묘하게 섞은 것이었다. 우선 모든 사람들에게 평등한 교육 권리를 준다. 이 중에서 특출난 젊은이 집단을 계속하여 선별해 결국 가장 우수한 초엘리트 집단（철인）만을 남긴다. 이들이 사회의 지도층이 되는 것이 플라톤의 정치 사상이었다.

문명 6에서 구현된 플라톤의 국가는 매우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특성이다. 정책 와일드카드를 하나 더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 이는 자금성 불가사의 하나를 끼고 시작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그리스는 초반부터 장군을 뽑아 고대 전쟁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거나, 혹은 식민지화를 통해 개척자를 많이 생산해낼 수가 있다.

고유 유닛 : 장갑보병（Hoplite）

장갑 보병의 영문 표기는 Hoplite로 이는 “군사 장비를 갖춘 사람”이라는 뜻이다. 고대 그리스는 무기 같은 개인 장비는 물론, 장구류까지 직접 준비했기 때문에 위의 사진처럼 풀 셋팅을 맞춘다는 것은 중산층 이상의 경제력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래서 장갑 보병은 가문의 영광이기도 했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장갑 보병의 방패는 다양하고 화려한 문양들이 그려지기도 했다. 이들의 주 무장은 방패（아스피스）와 창（도리）이었으며, 그 외에 양날 한 손 검（크시포스） 등을 보조 무기로 사용했다.

사실 장갑 보병을 대표하는 전술이 있으니, 그 유명한 팔랑크스 전술이다. 수많은 장갑 보병들을 밀집시켜서 방패를 덧대고 그 사이로 기다란 창을 놓는 공방일체의 전법은 예로부터 많이 쓰였다.

특히 중장갑 보병에 해당하는 이들을 한 곳에 뭉쳐놓는 이 전술은 적의 충격에 크게 유효했다. 세로로 길죽하게 배치되어 있었기 때문에 정면에서의 피해를 적게보고, 아군이 사망하면 뒷줄이 그대로 앞으로 오면 됐기 때문에 전력 손실도 금방 복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단점도 많이 있었다. 1） 기동성이 아주 많이 떨어졌고 2） 그 때문에 측후방 공격에 완전히 취약했다. 3） 또한, 약간의 틈이 있으면 안되어서 평야 지대가 아니면 제대로 싸우지도 못했다.

이런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팔랑크스 전법은 대단히 강력했으며 마케도니아를 거쳐 로마의 군단병（레기온）이 등장하기 전까지도 최강의 전술 중 하나였다. 오죽하면 2개의 팔랑크스가 서로의 측면을 노리기 위해 빙글빙글 돌다가 전투가 끝나는 경우도 있었다.

문명 6에서는 장갑 보병이 인접해있을 경우 전투력이 +10이나 높아지는 것으로 구현되어 있다.

사족으로 테베에는 특별한 팔랑크스 부대가 있었다. 바로 신성 부대였는데, 이들은 부대원 전체가 게이 집단이었다. 이런 부대가 나타난 계기는 동성애 애인을 지키기 위해서 부대원 전체가 단결된다는 것이었다. 이들은 실제로 막강한 전투력을 가지고 있었으며 사랑의 힘으로 스파르타군을 대패시킨 적도 있다.

고유 지구 : 아크로폴리스

아크로폴리스는 본래 높은（아크로） 도시（폴리스）라는 의미이다. 사실 고대 그리스의 도시 국가들은 대부분이 언덕 위에 세워졌다. 이는 적의 공격에 쉽게 대항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초기에는 폴리스가 “언덕”이라는 의미로도 쓰였다.

하지만 도시 국가가 점차 발전해나가면서 언덕을 벗어나 평지에도 세력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도시 국가의 중심이 되는 언덕 위의 중심지를 아크로 폴리스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두툰 문명 6 그리스 편, 개꿀잼）

시대가 지나면서 아크로폴리스의 기능은 더욱 방대해져 갔다. 신전, 시장, 국회, 극장 등등 많은 역할을 수행하기 시작한 것이다. 오늘날의 커뮤니티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다.

게임에서 구현되는 아크로폴리스는 이러한 특성을 잘 반영하고 있다. 그리스의 극장가를 대체하는 아크로폴리스는 언덕 위에만 지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지만, 다른 특수 지구와 인접할수록 높은 보너스를 얻기 때문이다.

지도자 특성 : 찬란한 영광

찬란한 영광은 페리클레스가 어떠한 지도자였는지를 잘 나타내주는 특성이다. 그리스가 종주국인 도시 국가가 많을수록 문화에 힘을 얻게 되는 이 특성은 실제로 아테네가 델로드 동맹의 도시 국가들에게 아테네식 민주정을 전파했다는 것을 표현하는 것과 같다.

또한 그리스가 문화에 특화된 문명인 것은 서양 문화의 기반을 닦았기 때문이다. 뭇 어린이들의 똘똘이를 따뜻하게 만들어준 그리스 신화 외에도 서양 건축의 토대가 된 파르테논 신전 등을 보면 알 수 있다.

안건 : 델로스 동맹

델로스 동맹 초기에는 대제국 페르시아에게 대항하고, 페르시아의 반란 세력들을 지원하며, 3번에 걸친 페르시아 전쟁의 보상금을 페르시아에게서 받아내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하지만 델로스 동맹이 커질수록 동맹은 아테네의 패권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이 되었다. 오죽하면 동의하지 않은 도시 국가를 포위하여 강제로 가입시키고, 탈퇴를 희망하는 도시 국가에게는 처절한 복수를 했다고 한다.

실제 게임에서도 어쩌다 도시 국가 퀘스트를 수행하게 되면 정색하는 페리클레스를 볼 수 있다.

그리스 1편 - http://web.humoruniv.com/board/humor/read.html?table=pdswait&number=72054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