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중국의 6·4 천안문 민주화 시위 당시 홀로 탱크에 맞선 일명 '탱크맨'의 모습을 촬영한 사진기자 중 한 명인 찰리 콜이 별세했다. 향년 64세.

13일 홍콩 언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찰리 콜은 인도네시아 발리의 자택에서 지난주 별세했다.

찰리 콜은 1989년 톈안먼 광장이 내려다보이는 베이징 한 호텔 발코니에서 흰 셔츠에 검은 바지 차림의 시민이 맨몸으로 진압군의 탱크 부대 앞을 가로막는 장면을 촬영했다.

찰리 콜과 제프 와이드너 등 4명의 기자가 같은 장소에서 비슷한 앵글로 '탱크맨'의 모습을 찍었다.

이 시민은 아직까지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았고, '탱크맨'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이 사진은 톈안먼 민주화 시위의 상징물이 됐고 탱크맨은 현재까지도 국가폭력에 대한 저항을 상징하게 됐다. 찰리 콜은 1989년 세계보도사진상을 수상했다.

고인은 생전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그의 행동은 모든 곳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새겨졌다"며 "나는 사진기자 중의 한 명이었을 뿐이고, 그 자리에 있었다는 사실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찰리 콜은 중국 공안이 호텔 방을 수색할 것에 대비해 필름을 비닐봉지에 담아 화장실 변기 물탱크 속에 숨겼다. 이내 중국 공안이 호텔 방에 들이닥쳐 카메라 필름들을 훼손했지만 숨겨둔 필름은 도쿄의 AP통신 지국으로 보내졌고 현상된 사진이 시사지 '뉴스위크'에 전송돼 세상에 공개됐다.

찰리 콜은 '탱크맨' 사진을 찍기 전에는 한국에서 3년간 지내며 1987년 6월 항쟁 등 한국의 민주화 운동 시기를 기록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