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글!!!

소재는 멀리 있지 않았군요.

오락실에 관련된 저의 작은... 아니 큰 추억담입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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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온실속에 화초처럼 자란



순진무구 모범생이 아니라면



누구나 오락실에서 한두번은 전전하던 기억이 있을것이고,



또한 그 오락실（娛樂室）이라는 성지（聖地）에서



깡패（强覇）라고 하는 형아（兄兒）들에게



동전（銅錢）이나 심하게는 지폐（紙幣）까지



헌납（獻納）을 해본 경험이 있을것이다.






그리고 격투게임 하는 사람을 유심히 지켜보다 보면



어린애가 쓰는 얍삽이에 분노하여



멱살을 잡거나..



한대 쥐어박거나......



의자로 찍는....-_-;;



형아들도 종종 보았을 것이리라...






그래...

그것은 한 소년에게 일어난 일이었다.





나는 킹오파（The king of fighters）를 상당히 좋아한다.

사실 격투게임과 인연이 없던 나였다....





1993년 어느 일요일,



뜨끈뜨끈한 목욕탕에서 쏴악 국수를 밷긴 후에



삼촌 손을 잡고 처음 오락실이라는데를 들어가보았다..




그때에도 여전히 인기가 최고였던



'스트리트 파이터'를 처음 해보게 되었고,



범상치 않게 생긴 인도 땡중이 나에게 강하게 어필을 하여



나는 달심을 골랐다.



그리고 이런 어린애를 상대로 돈좀 따겠다고



형아들이 계속 난입했다.



그리고



나는 슬라이딩만 써서 그들을 계속 제압했다.



（장풍이고 뭐고 사실 그것밖에 쓸줄 몰랐다. 왜 못막냐 바보들... -_-）,



그런 나의 멋진 모습을 보게 된 이후



어린 가슴에 격투게임이라는 장르가



상당한 매력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스트리트 파이터와 관련된



카드와 서적등을 사들였고,



학교에서도,



같은 반 친구들이 구구단 7단을 연구하고 있을때,



나는 아도겐의 커맨드를 외우고 있었다.



그리고,



모았던 프리즘 카드들이 닳아 헤질때까지



카드의 적혀있는 기술표를 통달한 나는





마침내,







오락실에 갈 채비를 마치고,








떠나기전에 다시한번 기술표를 인지하고,







바지를 똑바로 치켜올리고,








비장한 눈빛을 지으며






굳은 결의로







성큼성큼 문밖을 나섰고,


















엄마한테 들켜서 돌아왔다







죽도록 혼났다.




여느 어머니가 그러하셨듯이



어린 아들이 오락실 가는것을 반대하셨고,



그래서 나는 부천으로 이사올때까지



오락실 한번 못가봤다-_-;








그리고..



이사온 곳에서 중학생이 된 나...



스타크래프트의 소용돌이 속에서 벗어나



나의 중3시절에 비로소



다시 오락실을 찾았고........






친구들과의 첫 킹오파 대전이후



크게 상심한 나는



8살 그 시절의 나의 열정적인 모습을 떠올리며,



피나는（코에서-_-） 수련을 거듭하여,



마침내 "콤보"라는 걸 쓸수 있게 되었다.





그리하여.






환이 : 야 이것들아 오늘 오락실 가자! 캬캬캬

친구A: 이놈보게 ㅋㅋ 그래 가자 닌 오늘 개쪽당할줄 알아라

친구B: 니는 1명으로 다 이겨주지 ㅋㅋ

환이 : 훗.....






우리의 대전 형식은 항상 똑같다.



서로 날라댕기면서 발차기 하다가,



땅에 내려오면 다리걸다가,



시간이 슬슬 지나서 반 정도 남으면,




에너지 많은 놈이 튀고



에너지 적은 놈은 불같이 달라붙는



그런 형식이었다-_-;



어느순간부터 그게 정석으로 굳어졌다-_-;






그런 한심한 그들 사이에서..



그 날의 배틀 이후....




『점프 강킥 - 강손 - 장풍』을 쓸 수 있는 나는


영웅이 되었다.







친구C: 오 씹할 뭐 이래!!! 니 언제부터 그렇게 어려운거 할줄아냐?

환이 : 사실 그동안 실력을 숨기고 있었다.

친구B: 허미 대단한데. 나도 인제 연구한다







이렇듯 나를 바라보는 그 눈빛들이 나는 싫지 않았고,



여전히 수련을 거듭,


마침내 다니던 오락실에서 나를 이길 존재는






많았다.



그렇지만 그들과 대강은 비등비등해져서



이미 초（超）중학의 실력이 되었고-_-;




연합고사 성적은 떨어져



고등학교도 낮은 곳으로 왔지만,나는 개의치 않았다.



고등학교 와서도



교실에 구비된 컴퓨터시설에



킹오파를 몰래 다운받아서



4교시때 모니터 끄고 로딩시켜놓고



점심시간때마다 아이들에게 콤보를 보여주며



즐거움을 선사했다.









그리고 겨울방학..



흔히들 그렇지 않은가,



오히려 방학되면 아이들하고 만나기가 더 힘든것..



그리하여 같이 다니던 멤버들과도 연락이 잘안되어 상심한 나는



이때부터 혼자 오락실에 다니기 시작했다.









약간은 쌀쌀한 오후.



그래도 여전히 오락실은 사람의 냄새를 풍겨주며 나를 반겼다.



그날따라 킹오파 하는 사람이 없더라..



그래서 그냥 혼자 1인용 하고 있는데..



졸라 삭아보이는 고3?.. （아니,복학생일껄-_-;;） 하나가 맞은편에 앉았다.



상당히 자신있는 표정으로.






그도 나와 같은 전철을 밟았는지,



그의 실력을 잘 아는 듯한 친구들 두세명의 지지를 받으며



나에게 도전했고,



그 복학생 친구들의 관심과 응원의 위축된 나는







그를 1명으로 다 이겼다.






그가 또 이었다.


"Here comes a new challenger"


이겼다


"Here comes a new challenger"


이겼다


"Here comes a new challenger"


랜덤했다.



이겼다.



"Here comes a new challenger"


이겼다.








쾅-!!






맞은편에서 버튼을 내려치는 소리가 들렸다.



약간 쫄았다.





"Here comes a new challenger"


이겼다.


"Here comes a new challenger"


일부러 1명에게 다 죽어주었다.


그리고 마지막 1명으로 다 이겼다.


..

..

..

..

..




환이 : '이제 잇지 않는군..돈이 없나봐 후후'





"Here comes a new challenger"!!!!!!-_+






쾅-!!!!!!!!!!








심상치 않은 살기가 느껴졌고,



나는 그 살기의 위축되어,



마지막 1:1상황에서



일부러 져줬다.



상당히 티 안나게 져줬다.




'뒷탈이 없게 서비스로 한번 더 이어서 또 져줄까...'



했지만 100원 들고 가서 뻐팅기던 나였기에



돈은 있을리 만무했고,






그대로 터덜터덜 오락실 문을 여는 순간.











"야 !!! 거기 너 이 색희 거기서!!!!!!!"











화들짝 !!!












"야!! 저 10색희 거기서 움직이면 뒤진다!! 저 색희 못 도망가게 해!!"











직감적으로 '잡히면 죽는다'의 확신이 들었고,



문 열자마자 바로 튀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하던 게임도 내팽겨치고



친구 3명과 나를 잡으러 뛰어오는 그들.







'아 씨발 좋됐다ㅠ.ㅠ!!!!!!!!!!!!!!!!!!'



어느 추운 겨울 오후의 추격전은 시작되었다.










"저 색희 잡아!!! 저 색희 내가 오늘 조진다!!!"

"아 앂할 저 색희 발 졸라 빠르네, 야 끝까지 따라가!!"










ㅠㅠ.....



나는 내가 왜 도망가는 지도 모른채



그저 저 수평선을 향해 달렸고,



고딩 하나 잡으려고



4명이서 땀나도록 뛰는 저들도 처량하였다.





아직 빨간불이고 길도 미끄러웠지만,



목숨을 연명하고자



자동차 사이를 뚫고 나는 달렸고,



미처 따라오지 못한 그들은



육교쪽으로 돌아서 나를 쫓아왔다.










정신없이 뛰었다.








그저 정신없이..








'잡히면 죽는다'의 일념하나로..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우리집 아파트 근처 상가 옥상......








옥상은 출입문이 두개가 있는데



하나는 잘 잠궈지는데



하나는 잘 안잠궈져서



박스더미와 소주상자로 문을 막고



내가 직접 몸으로 버티고 있었다.






그리고 한참 버티고 있다가



그들이 안쫓아오는 것을 확인한 나는



옥상에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기겁했다.







그들은 상가 근처에서



떡하니 버티고 있었고,



나에게 깨졌던 복학생군이



잠시 어디로 전화를 하니까







또 다른 놈이 검은 오토바이를 끌고 오더라...






-_-;






18......ㅠㅠ








그나마 다행인건



그들이 내가 어디있는지 잘 모른다는 것이었다.



설마 옥상에 있을거라곤 생각못했는지



올라올 생각은 안하고,



아파트 단지 구석구석으로 쫄개（?）들을 풀더라....









허망한 나는..




문에 기대어 주저 앉았고,



그렇게 몇시간이 흘렀는지 모르겠다.



잠깐 그새 잠이 든것 같기도 하고..-_-;





어쨌든 다시 정신을 차리고



절친한 친구에게 일단 상황 보고를 했다.








환이 : ......해서 지금 XX아파트 상가옥상이야 ㅠㅠ

친구 : 하하하하핳핳하하핳ㅎㅎ핳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캬컄ㅋ캬컄ㅋ

환이 : 개색희야 그만 쳐웃고 좀 와달라고 !!

친구 : 하핳핳ㅎ하하하하핳 그..그래 갈께..에..캬컄컄하하핳ㅎ하캬캬






친구의 박장대소를 눈물로 참으며,



지원을 기다렸고,



내 친구가 불렀던 다른 친구들까지 3명이서



나를 위해



최대한 후까시 잡을 옷차림을 하고



주먹을 꽉 쥐고



그 복학생 일파의 근처로 다가가









망을 봐주었다-_-












그렇게 한 30분...






복학생 일파가 다 물러갔다는 친구들의 특보를 듣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꼴리는...아니.. 떨리는 마음을 추스리고



유유히 집에 돌아갔다.






"다시는 오락실에 가지 않으리라"는 결심과 함께...





절대 잊지 못할 한 겨울의 추억...











그로부터 2년.......



나는 오늘도..



불쌍한 중고생들로부터 연승행진을 하고 돌아왔다..










2년전 그 날의 그 사건..










이제는 웃음으로 회상하며,



나는 오늘도 오락실에 간다.






- FIN




grandrhion@hotmail.com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