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는 바람소리에 어두운 마당에 안에 홀로 앉아

그 가슴 아래 흉직한 무언가를 그 스스로 입으로 넣어 만든 그것을 두르고

무거워지고 부풀어 오르는 그것에 불쾌함에 몸서리치며 그는 그곳에 있다.




무엇을 무엇이 무언가를 향해 맹렬히 날아 올라 쫓던 한마리 송골매는

언제부턴가 자신이 하늘에서 무엇을 쫓고 무엇을 찾았는지 망각한체

자신이 땅을 기어다니는걸 알아차렸다.

자신이 매가 아닌 추락하는 한마리 지저분한 닭 였음을 그는 꺠달았다.

"비대한 몸집에 작은 날개"

그의 허왕된 몸을 자유로운 저 하늘로 올려보내기에는

너무나도 빈약하기 그지 없었다.

닭은. 그 저주스러운 몸뚱이를 바라보며

그것에 한탄하고자 찢어지는 목소리로 내 소리쳐 보지만

그 목소리는 새벽조차 알릴수 없는 지저분한 소리였고.

자신도 모르게

매일 똑같은 것들이 반복되고 그 또한 반복에 삶에 익숙해져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였을때

닭은 알 수 없는 자괴감과 붕괴감에 젖어

소리쳐 울고 날카로운 부리로 이내 땅을 쪼아 대지만

그 지저분한 소리를 내는 울대는 닳아 소리를 낼수 없어지고

그나마 날카로웠던 노란 부리는 닳아 뭉뚝해져 그냥 쓸모 없어져

언제부턴가 그 뭉뚝한 노랗지도 않아진 부리로

그져 꾸역꾸역 들어오는 모이를 쪼아먹는것에 만족한다.....

목에서 뿜어져 나올 핏방울이 무서워

쪼아 댈때마다 고통스러운 부리가 무서워

소리칠때마다 어디에서든지 들리지 않는 목소리가 두려워

소리 대신 온몸을 타고 들어오는 고통이 무서워

결국 모든걸 포기하고 닭은 그곳에 그냥 있다

다만 하늘 높이 날아오른 송골매의 비상한 날개짓과

자유로운 움직임을 보고 부러워할뿐

닭은 그저 싸리나무 엉기성기 말아 만든 담장안 마당에서 땅에 발을 디디고

공포에 가득찬 눈으로 하늘의 매를 응시하며 빼앗길세라

모이만 쪼아대며 벌레 처럼 바닥을 기어 다닐뿐...


언제 배를 채워주던 모이가 다른 닭이 잡아 채갈지 모르며
언제 두 날개가 포개어져 산체로 깃이 잡아 뜯긴체 내동댕기쳐질지 모르고
언제 산체로 목이 비틀어져 각혈한번 못한체 비명횡사하며
언제 지옥같은 기름이 펄펄 들끓는 가마솥에 들어가 지져지고
언제 도둑마냥 살금 살금 기어들어온 고양이의 앞발에 도망치다 허무하게 목이 물어뜯기고
언제 저 하늘의 송골매의 발톱에 올가 매어져 다음날 아침이 온다는 울음소리 내는 닭의 시늉도 내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


허나 닭은 소망한다
내 몸이 찢겨 발기어 지더라도
내 언젠간 날아 오르겠다고

설사 그것을 이루었을때 매의 매서운 발톱이 내 살을 파고 들고 있을지라도

그렇게 오늘도 닭은 무의미한 날개짓만을 할뿐이다.

닭은 소망한다. 오늘도, 내일도

매일 소망한다.



매일 매일 허망한 날개짓을하며


처참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