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종료....상황종료”

“팀장님 상황 종료입니다.”

달성은 부하 직원에게 상황이 종료되었다는 보고를 받고 있다.
보고의 내용은 전과 똑같은 상황, 살인자는 그 의 방안에서 의식이 불명한 상태로 쓰러져 있고, 그 의 손가락은 모두 잘려 나간 상태며, 그 중 오른쪽 엄지손가락만이 놓여 있었다. 그리고 살인자 즉, 성재는 진술을 할 수 없게 혀가 잘려 나간 상태였다.

“앰뷸런스 대기 시켰어?”

“네 팀장님 오는 중입니다.”

달성은 부하 형사의 정강이를 구두로 걷어차며, 신경질적인 말투를 내뱉는다.

[윽-]

“하루 이틀 장사해? 당연한 거 아니냐고!”

“팀장님 죄송합니다.”

달성은 성재의 상태를 보고 받고, 신경질적 표현을 부하 형사에게 표현하고 있다.
이번으로써 벌써 다섯 번째 다. 범인을 잡긴 잡았지만, 쉽게 자백 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놨고, 범인의 신원만 확인 가능하게 항상 엄지손가락만을 남겨 놓았다. 달성은 본인이 해결하지 못하는 강력 범죄를 처리해준 누군가에게 고마움이 아닌 대한민국 경찰을 우롱하고, 물매기는 그 놈에게 화가 나 있다.

“팀장님 실종자 찾았습니다.”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달성은 외침이 있던 장소로 몸을 옮긴다.
개집 밑에 한 사람이 간신히 들어갈 수 있는 창고가 있었고, 그 장소 밑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여성이 의식을 잃고 벽에 기댄 채 누워있다. 달성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그 구덩이로 들어가 자신의 상의를 벗고, 그녀를 감싸며 신경질 적인 소리로 외친다.


“새끼야 앰뷸런스!!!!!”


앰뷸런스가 도착하자 형사들의 움직임이 분주해 진다. 응급요원들은 피해자를 응급처치 후 간이침대에 동여매고, 피해자의 신원을 확인한다.

“이 분 이름이 뭐죠?”

“아직 확인은 정확히 안됐는데 최예지씨가 맞을거에요”

달성은 응급요원에게 피해자의 이름을 알려준다.

“최예지씨? 최예지씨 정신 좀 차려보세요”

그녀의 가녀린 눈이 실 낫같이 열림을 확인한 달성은 손전등을 그녀의 얼굴이 비춘다. 응급요원은 그 모습을 보며, 순식간에 손전등을 뺏으며, 달성을 나무란다.

“지금 뭐하시는 거예요?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 상태에서 빛은 쇼크를 유발해요!”

달성은 화가 난 심경을 억누른 채, 응급요원의 꾸지람에 아무 말도 하질 못한다.

“최예지씨? 정신 좀 드세요?”

“저....얼...사...살..려..주..세요”

“빨리 빨리 이송해”

달성은 아까 본인의 행동이 미안했는지 응급요원과 함께 간이침대를 앰뷸런스까지 이송하고 있다.

[번쩍-번쩍-번쩍-]

달성은 번쩍임과 동시에 그녀의 눈을 한 손으로 가리며, 부하형사에게 길을 트라는 듯 눈짓을 보낸다.

“저 새끼는 또 어떻게 알고 온 거야?”

허기자였다. 영수는 취재 차 부산에 있다가 그 제보자의 제보를 받고, 국장의 도움으로 헬기까지 동원하여, 지금 현장에 도착해 특종을 잡기 위해 연실 카메라의 셔터를 눌러댔다.
영수와 몸싸움을 하며, 힘겹게 예지를 앰뷸런스에 싣고 나서, 달성은 영수의 카메라 렌즈를 가린다.

“또 어떻게 알고 왔어?”
“냄새는”


“기자의 감 아니겠습니까? 최반장 아니 최팀장님?”

달성은 그 제보자와 함께 영수를 수사선상에 올려놓은 상태이다.
허기자를 보는 것도 벌써 다섯 번째, 동일한 사건이 있을 때 그는 다른 언론사 보다 먼저 도착해 있다. 보통 언론사들은 경찰에서 배포하는 보도 자료를 토대로, 기사문을 작성하였으나, 다섯 건의 사건만은 허기자가 배포하는 내용으로 기사문들이 작성될 게 눈에 선했다. 또한 달성은 이 사건들이 발생할 때 직급은 반장이었다. 달성이 해결하지도 않은 사건으로 순식간에 진급을 하게 되었고, 경찰의 영웅으로까지 자리 잡아가고 있다. 달성은 원치 않았지만, 허기자가 그를 그렇게 만들어 왔고, 만들어 가고 있다.

영수의 비꼬는 말투가 신경에 거슬린 달성은 영수와 똑같이 비꼬듯 말을 한다.

“왜 다음엔 서장이라도 시켜주게?”

“아니요. 제 목표는 청장인데요? 하하-”

“이 사람이 살인 현장에서 웃긴”

“이번도 같죠? 팀장님?”

“뭐가?”

“살인자 상태요”

달성은 다 알고 온 것처럼 이야기 하는 영수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알아서 쓰세요. 허! 기! 자! 님!”

달성은 몸을 돌려 사건현장속으로 들어가고 영수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호기심 가득한 표정을 짓다, 미소를 짓는다.

“왜 최달성일까?”
“재미있겠어.”

영수는 헬기를 타고 오면서 제보자가 보낸 정보를 확인했다.
아주 상세히 살인자의 상태가 기입되어 있었고, 왜 살인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피해자들의 유형은 어떤지, 경찰은 그를 어떻게 체포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시나리오가 포함되어 있었고, 맨 마지막에는 항상 최달성 팀장을 영웅화 하라는 지시 아닌 지시가 적혀 있다.


[이번도 최달성 형사를 영웅화 하세요. 안하면 아시죠? 더 이상 제보는 없다는 거]


다섯 번의 사건, 점점 이 사건을 해결하는 진짜가 누구인지 궁금해 하는 달성과 영수. 하나, 둘 늘어만 간다.


[연쇄살인범 이 성재 드디어 잡히다]


중진일보 메인에 보이는 이성재의 모습은 양손 목에 포승줄이 감겨 있고, 후드스타일의 검은색 바람막이 점퍼에 모자를 눌러쓰고, 찍은 사진이 메인을 장식하고 있다. 재희가 성재의 몸에 작품을 만들기 전의 모습이다.

중진일보 메인 기사를 바라보는 재희는 흐뭇한 듯, 그 의 사무실에서 천천히 기사문을 읽어본다. 기사문은 이미 그가 짜놓은 각본대로 적혀 있었지만, 다시 한 번 정독하며 읽어 내려갔고 그 순간의 희열을 느끼듯 특유의 미소를 입가에 머금는다. 재희는 기사의 내용도 내용이고, 중진일보에서만 다뤘기에, 그의 표정은 더욱 기아학적인 악마의 표정을 짓는다.

그는 다음 장을 넘기며, 현장 취재 기사를 바라본다.
현장 취재 까지는 그 가 만들어 놓은 판이 아니기에, 아까 보단 느린 속도로 기사문을 정독한다.


[이번사건도 경찰영웅 최달성 팀장의 노련한 현장 지위와 분석, 수년간의 수사 감각으로 해결하였으며, 가장 큰 성과는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한 것입니다.]


그 기사 아래 이미지는 달성이 예지의 눈을 손으로 가리며, 간이침대를 옮기는 장면이 인쇄되어 있다.

“한 생명까지 구했으니, 이젠 정말 영웅이네 영웅 흐흐”
“나와 같은 영웅!”

그의 웃음은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재희는 한손으로 턱을 괴고, 나머지 한손의 손가락으로, 책상 바닥을 치며, 태초의 연인이란 작품을 응시한다. 그는 마음에 안식이 필요할 때 마다 그 작품을 쳐다보았다.
그리곤 책상 서랍을 열어, 평소에 사용하지 않는 또 다른 핸드폰을 열고, 이제 자신과 관련된 모든 사람들을 하나 둘 자신의 영웅 스토리에 참여 시킨다.

“안양경찰서 최달성입니다.”

“최달성씨?”

“누구시죠?”

“나야 제보자”

“당신 누구야? 누구냐고”

“흥분하지 마세요. 영웅이 되니까 좋죠?”

“누구냐고? 묻자나”

“당신도 그놈이랑 똑같은 질문만 하네요?”
“당신 입도 틀어막고 싶은 심정이니까 그만 지껄이세요.”

“이 새끼가 너 어디야?”

“무식한건 경찰이나 살인자나 똑같아 하하하 하하하하”

“잘 들어 내가...너 꼭 찾는다. 꼭 찾아”

“흥분이 가라 앉음 다시 전화하죠.”
“그리고 당신은 나와 같은 영웅이니까 친절히 하나는 알려 드리죠”
“이 얘기 들으려고 이성재씨는 그 꼴을 당했는데 낄낄-”

한 동안 적막이 흐른다. 달성은 수화기를 귀에 밀착하고 미세한 소리라도 듣기위해 부동의 자세를 취한다
그리곤 재희의 특이한 일정 톤을 유지한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누구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왜 지금 시점에 당신한테 전화했냐가 중요한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