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오패스

사회를 뜻하는 「소시오（socio）」와 병리 상태를 의미하는 「패시（pathy）」의 합성어로, 반（反）사회적 인격장애의 일종이다. 반사회적인 흉악범죄를 저지르고도 자신의 행동에 대한 죄책감이 없고 타인에 대한 동정심이 없다는 점에서 사이코패스（psychopath）와 비슷하지만, 잘못된 행동이란 것을 알면서도 반사회적인 행위를 한다는 점에서 잘못된 행동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는 사이코패스와 구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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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 끝났나요?”


낮은 중저음의 목소릴 소유한 남성이 누군가와 통화하며, 이것저것 지시를 하고 있다.


“네 확인은 모두 끝났습니다. 직접 처리하시겠습니까?

“네~ 8시까지 가죠. 그럼-”

[뚜-뚜-]

커다란 책상위에 놓여 있는 강재희란 크리스털 명패가 불빛에 반사되어 환하게 빛을 내고 있고, 그 뒤로 한 남성이 무표정한 얼굴을 유지한 채, 전화를 끊었다.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책상 위에는 갖가지 신문이 겹겹이 펼쳐져 있고, 그 신문위로 양 팔을 올린 재희는, 초점 없는 눈으로 회장실 끝자락에 걸려있는 초상화를 바라보는 남자.

그 남자가 바라보던 태초의 연인이란 작품은 한 아이의 어머니가 아이에게 젖을 물리는 그림이었다. 재희는 생각이 정리된 듯 인터폰에 연결된 비서실과 통화를 한다.

“차대기 시켜요”
“수행기사는 필요 없어요. 직접 운전합니다.”



“네 회장님”



재희가 떠난 책상위에 신문 헤드라인은 모두 한 사건을 취재한 기사문으로써, 모든 기사제목에 송곳으로 구멍을 냈고. 걸레처럼 너덜너덜해진 종잇조각이 사방에 흩어져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되어 있었다.


[연쇄살인마 아직 실마리도.....]

[피해자 대부분 시신훼손....]

[이번으로써 벌써 피해자만 3명]


웅장한 빌딩 한편에 회장전용이라 푯말과 함께 주차되어 있는 짙은 와인색 인피니티 G37컨버터블이 부드러운 실루엣을 따라 자태를 뽐내듯 주변의 불빛을 담은 채 빛나고 있으며, 수행기사는 머리를 조아리며, 회장의 얼굴도 쳐다보지 못하고, 키를 건넨다. 재희는 키를 낚아채며 수행기사에게 그만 가보라는 듯 손짓으로 시늉만 했다.


차에 올라탄 재희는 경쾌한 엔진음과 함께 빠르게 건물을 빠져 나갔다.
재희의 발에 힘이 실리자 매끄러운 주행과 바로 받응하는 엑셀레이터의 응답에 빠르게 도심을 지나 어느 외곽의 허물어져 가는 창고에 다다른다.

검은 양복을 입은 대여섯 명의 건장한 남자들이 재희의 차량을 보고 일제히 90도로 몸을 숙이며, 합창한다.


“회장님 오셨습니까”


재희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차에서 내리자 60대 중반으로 보이는 한 중년의 남성이 재희의 옆에 선 채 상황보고를 한다.

“회장님이 지시하신대로 준비는 다 해 두었습니다.”

“그리고 이거 입으시죠”

그 중년의 남성은 재희에게 비닐로 만들어진 우비와 비슷한 전신 옷을 권했고, 재희는 중년의 남성을 쳐다보며, 아직도 자신의 취향을 모르냐는 표정으로, 그 중년 남성을 쏘아보았다.



“김 전무님 그만 퇴임하실 때 되셨죠?”
[딱-]



재희는 그 중년남성의 볼에 자신의 손을 올려 부친다. 그리고 또 한 차례 전보다 더 센 강도로 올려 부치며 말을 이어갔다.


[딱-]


“이런 거 하면 재미 없는거 알잖아? 어?”



그 중년남성의 입속이 뭉그러진 듯, 붉은 선혈이 입가를 타고 흐르며, 그 남성은 입속에 피를 머금고 어렵게 재희에게 말을 건넸다.



“죄...송..합.니다. 회장님 제가 미처 회장님의 취향을 생각지 못했....”



[따악-]



중년남성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재희의 손이 다시 한 번 그의 볼에 붙는다.



“잘 좀 하세요! 제 손 아프잖아요.”



재희는 말을 끝낸 후 본인의 손을 털며, 창고 안으로 몸을 옮기고, 그 중년남성도 재희의 뒤를 따라 창고 안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창고 안의 풍경은 한줄기 강한 빛만이 천장에서 바닥으로 빛을 쐬고 있다. 그리고 그 불빛의 중간쯤에 한 남성이 양팔은 묶인 채, 방금 도축당한 돼지의 몸뚱이처럼 매달려 있었다. 그 의 모든 몸에는 구타를 당해 살집 이곳저곳이 터져 혈흔이 보였고, 그 의 팔에는 갖가지 문신이 본인의 혈흔에 가려 듬성등성 보이고 있었다.

재희는 미리 준비 해 놓은 그 남자 앞의 의자에 앉아, 중년의 남성에게서 서류뭉치를 전달 받았다. 서류 뭉치 안에는 천장에 매달려 있는 남성의 신상정보가 낱낱이 기술되어 있고, 재희는 천천히 그 의 정보를 확인하며, 그의 수족인 중년의 남성과 대화를 한다.



“음- 평범한 사람이네요”



“네 딱히 흠잡을 이력없이 깨끗합니다.”



중년의 남성 즉, 민재는 아까 재희에게 맞은 한 쪽 볼을 감싸며 대답했다.

재희는 민재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자리에서 일어나 그 남성의 몸 구석구석을 관찰하며, 그 남성의 팔에 표시되어 있는 문신에 시선을 멈춘 채, 피로 얼룩진 팔을 하얀색 거즈로 닦아 데며 그를 습관처럼 분석한다.


"토끼라?"
“신문에선 세 명이라는데 진행 중인 한명이 더 있고, 다른 쪽 팔의 모양을 보니, 이놈에 정신 상태를 알만하네요”



“이성재씨좀 깨우세요”



재희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검은색 정장의 남성들이 분주해 졌다. 한 남성이 양동이에 물을 퍼오고, 다른 한 남성은 배전반으로 향한다. 그리곤 퍼온 물을 성재에게 뿌림과 동시에 배전반의 스위치를 한 남성이 조작했다.


“으으으윽....”


입속엔 재갈이 물려 있어서, 이를 꽉 물고 있던 성재는 어떠한 소리도 쉽게 내고 있지 못하고 있다. 배전반을 컨트롤하던 남성은 재희의 지시를 기다리듯 재희만을 쳐다보고 있었다.

10초...20초...30초의 시간이 흐르자 성재의 살 갓이 타는 듯 한 고기 냄새로 창고 안이 가득차고 나서야 재희가 손짓을했다.



“그만”
“성재씨 정신 좀 차려 봐요”
“안 차리면 또 한다?”



재희의 표정은 호기심이 가득한 어린아이가 좋아하는 놀이를 할 때처럼 밝고 환하게 웃으며 그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 재갈이 물려 있던 성재는 반쯤 눈을 뜨고 알았다는 듯 재희를 바라보고 나서야 그들의 대화는 시작되었다.



“재갈 빼세요”



재희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대 여섯의 남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재갈이 풀리고 그제야 성재는 어렵게 말을 꺼냈다.



“넌 누구냐?”



“물음이 잘못됐잖아?”
“내가 누군지 궁금해 하지 말고, 왜 잡혀왔는지 궁금해 해야지”
“영화 안 봐? 너네 영화 많이 따라하더만, 올드보이에서 그러잖아”



“너도 죽고 싶냐?”



“또! 또! 또! 너가 죽는 거야 내가 죽는 게 아니라.”
“너 같은 애들은 죽음이 편안해 지는 시간이라며?”
“쉽게 죽으면 재미없는데....하하”



“날 어떻게 찾았어?”
“난 아니라고”



“자- 앞으로 질문은 한 번이다. 그리고 죽는 거야”
“그걸로 할래?”
“재갈 물려”



다시 건장한 남성들이 성재의 입속에 재갈을 쑤셔 넣는다.



“경찰들이 못 찾으니 내가 찾은 거고, 너가 한 명 더 데리고 있네? 아직은 살아있어, 그리고 걔는 거기 있니? 개집 바닥에?



성재는 재갈을 뱉기 위해 입을 오물오물 거린다.



“할 말 있어?”
“시시하니깐 한마디 더 하게 해줄게”



재희의 말이 끝나자 그의 수족들은 무슨뜻인지 안 것 마냥 성재의 재갈을 풀어 재낀다.
재갈이 풀림과 동시에 성재는 떠지지도 않은 눈을 최대한 크게 뜨며, 입가엔 미소를 머금고 재희를 내려다본다.



“어떻게 알았냐? 흐흐”



성재의 입 꼬리가 올라간 것과 같이 그의 말끝에는 웃음이 배어있었다.



“쉽게 안 잡힐 줄 알았는데? 흐흐”



재희는 성재와 같은 부류의 사람들을 많이 상대해본 사람처럼 지금 상황을 즐기고, 새하얀 이를 드러내며, 아주 크게 입을 벌려 소리 없이 웃고 있다.



“흔적이란 흔적은 다 남기고, 안집힐줄 알았다?”
“너네 부류들은 원래 머리가 나빠”
“니가 무슨 천재라고 착각하지 마, 그리고 너넨 창조성이 없어, 좀 크리에이티브해 지라고”
“내가 널 찾는데 96시간 걸렸다.”
“한 두 번은 그냥 넘어가려고 했는데 세 명부턴 신경에 거슬리더라고”



“넌 뭐냐?”



재희는 눈짓으로 그 의 수족들에게 지시를 하자, 다시 순식간에 성재의 입속에 재갈이 물린다.

“그럼 이제 죽는 걸로 해”
“마지막 질문은 대답해 줄께”

민재는 재희의 마지막 말을 듣고 나서, 검정색 가방을 민재의 앞에 내려놓은 후 가방 안에 다양한 도구들을 풀어 헤쳐 놓는다. 민재는 그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도구 하나를 집어 들고선 손끝으로 그 날카로운 끝 부분을 튕기며 대답을 이어갔다.



“내가 누굴까? 하하하-”



끝내 성재는 자신이 질문한 답을 듣지 못한 채 정신은 사라져 갔다.


“회장님 마무리는 어떻게 할까요?”



“늘 하던 데로 하세요”
“그리고 한 명은 그 집 개장 밑에 있을 겁니다. 경찰에 넘기세요”



“근대 회장님 어떻게 범인을 찾았는지? 감히 여쭤봐도 될까요?”




재희는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민재를 노려보다, 발걸음을 돌려 그 의 차로 향하며 민재를 걱정하는 의미로 그 대답을 대신하고 있다.



“김 전무님 다신 묻지 마세요”
“오래 사셔야죠. 하하-”



재희의 웃음이 어두컴컴한 그 공간속에 스산하게 울려 퍼지며, 그 공간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재희의 웃음 속에서 공포를 느끼듯, 그의 얼굴을 쳐다보지 못하고 그의 뒷모습에 머리를 조아리며, 재희가 떠나는 모습을 소리로만 느꼈다.

그 자리에 있던 그들은 재희가 성재와 같은 부류의 사람일꺼라고만 막연히 생각해 본다.







사이코패스







하지만 그는 천재성을 지닌 두 양면 소지자 소시오패스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