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우선 제목에서 아셨겠지만 여긴 중국하고도... 광동성... 그 중에서두 광주（광쪼우）입니다.

그냥 땅덩어리 넓은 나라의 어느 한 구석에 쳐박혀서 놀다가 친하게 지내는 중국사람들하구 같이 술한잔 하며 있었던 얘기구나~~~ 일케 생각하심 별 무리가 없을 듯 하네요.

이말이 끝나기도 전에 다른 창 띄워서 "저기가 어디야???" 하면서 애써 손가락 고생시키지 마시고 그냥 읽으세요.

참고로 전 한국에서 올 2월에 이곳으로 건너온 딱 부러진 70살의 한국회가 중국지사의 직원을 사칭（?）하고 다니는 백수입니다.

백수인 주제에 어떻게 중국 친구들을 사귀었는지는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기로 하고...



사실은 회사원입니다. ^^


하여간에 그 친구들 세명（（A:30, B:29, C:23） <--- 괄호 안은 나이이며 그들의 인격을 생각해서 A,B,C 로 지칭하겠습니다.）과 자주 만나서 많은 이야기를 합니다.

저도 남자이고 위의 세친구들도 남자인지라... 험... 그 다음 말은 아실겁니다.

만나면 주로 여자 얘기를 하게되는데 회사에 있는 통역이란 사람이 이제 막 20을 넘긴 아리따운, 솜털이 보숑보숑한... 그런 조선족 아가씨라서 우리가 이 나이먹도록 들어온 그 많은 아름드러운 이야기를 마음 놓고 할 수가 없었는데, 마침 우리끼리, 그러니까 통역이 없는 술자리가 생기게 된겁니다.

정말 어이없는 일이 아닐 수 없는게 저도 중국말을 모르고 그 친구들 역시 한국말을 모르기 때문에 그냥 술에 한국에서는 못먹어본 안주나 푸지게 먹어보자는 계획으로 따라 나섰습니다.

우리는 매우 과묵한 친구들입니다. 만나면 서로 눈으로 인사를 주고받고...

아... 물론 간단한 매우매우 간단한 써바이벌 랭귀지（굶어 죽지 않으려면 배고파요. 맛있는거 먹죠. 이거 맛있는데 더 시켜 주세요. 그리고 동방예의지국의 국민으로서 잘먹었습니다. 머 이 정도의 말은 압니다...）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여기 사람들은 맥주를 워낙에 즐기기 때문에 밥을 먹으면서도 맥주나 콜라등의 음료를 꼭 주문하는데 맥주는 음료가 아니죠???

어쨌든 시작은 간단하게 맥주로 하는데 나오는 안주는

1. 계근위... 이거 잘 모르실겁니다. 우리말로 닭똥집... ㅋㅋㅋ 꼬치에 끼워서 숯불에 구워 나오는데 먹을만 합니다.

2. 석화구이... 우리나라의 그것과 맛이 흡사합니다. 다만 다른점이 있다면 다진 마늘을 굴보다 더 많이 수북하게 쌓아 올려준다는 점... 이것 역시 먹을만 합니다.

3. 대구포... 이거도 별다른 설명이 필요 없겠지만 우리처럼 고추장에 찍어먹는게 아니구 간장에 찍어 먹더군요.

4. 가리비 구이... 이것 역시 횟집에서 정신나간 친구랑 둘이 가서 농어 대짜 시키면 주인아저씨가 입을 귀에 걸구 특별 서비스로 주시는거와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이야기의 도화선 역할을 훌륭히 해내고야 만 메뉴가 나오는데...

5. 가지 통 구이... 특별한 양념을 한건 아니구 그냥 통째로 구워서 약간의 간장과 기름, 그리고 참깨를 보기 좋~~~진 않지만 그런대루 데코레이션을 해서 내왔더군요.


서론이 너무 길어서 버럭 화를 내실지 모르지만 그래두 이해를 돕기 위함이니 너무 열내지 마시기를...

안주가 나오면서 술잔을 기울이기 시작하구 빈병이 늘어감과 동시에 나에게 과묵한 친구들은 슬슬 말을 걸기 시작합니다.

영어, 중국어의 언밸런스하면서도 정돈되지 못한 조합을 교묘히 걸러가며 골자만 쏙쏙 뽑아서 들어주는 나의 이 위대한 귀... 그리고 그것을 아주 적절히 믹싱을 해서 판단해주는 나의 두뇌와 쪽팔림을 무릎쓰고 뭔말인지도 모를 그런 말을 뱉어 내는 나의 신들린 듯한 입...

이 세개 기관의 동시다발적인 연출은 그 어떤 영화보다도 환상적이고 스팩타클함과 경이로우면서 미스테리한 세계로 나와 우리의 과묵한... 하지만 이미 말수가 많아진 친구들을 안내하고 있었다.

위에 열거한 5번 메뉴가 나오자 그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나에게 말을 건넸다...

A: 어이... 이거보면 무슨 생각이 나???
참고로 중국말은 영어처럼 존대말이 거의 없다. 물론 상대를 높여 부르는 존칭은 있고, 자기들이 하는 말론 거의 반말 존댓말 개념이 없다고 하니까 저두 그냥 편하게 쓰겠습니다. 하지만 어린넘들한테 린치 당하는 듯한 기분 더러움이 살포시 자리를 잡네... 떱!!!

나: 글쎄...
라고는 했지만 뭐 빠안~~ 한거 아니겠습니까 ㅡ,.ㅡ

C: 에이....뭐라구 솰라솰라....끼끼끼....
젤루 어린눔이 마구마구 머라구 지꺼려댑니다.

나: 머어.... 임마!!!

C: （중국말）샹이샤... （영어）이매진...

나: 아하.... 츠동시?? （중국말루 먹을거???）
나두 시침 뻑까구 무척이나 의젓한 사람처럼 얘기를 했죠

A: 노우...
발음이 정확했습니다.

B: （영어를 곧잘 흉내내는 B였습니다.）암... 유어... ㅋㅋㅋㅋ
그러면서 내 사타구니를 뚫어져라 쳐다보았구요.

나: 아하... X니스??

B: 예스, 예스!!!!

나: ㅋㅋㅋ
가소롭게 보였겠지만 조금은 쑥스러운듯이 술기운을 빌어 얼굴까지 발그레~ 해지면 피식~ 웃어주었습니다.
그러자 그 어린눔이... 아, 이런 싸가쥐 쌈장 발라먹을 놈이 글쎄...

C: 하우롱 유어....??? ㅡ,.ㅡ
지두 머쓱했는지 말을 잇지... 아니 다음 영어가 생각이 안나서 그랬는지두...

나: 우키키키키키.... 애프터 유우~~~~, 마이 거시기 이즈 롱거 댄 유어즈으~~

C: 험험... 부하오이쓰....（미안하단 말입니다.） 유 윈!!!

그럼요... 당연히 내가 이긴거죠. 한국인의 자긍심을 이곳 중국땅에까지 떨쳤다는 대견함이 지금까지 마신 술과 위의 안주들과 더불어 속에서 이글이글 끓고 있었습니다.

순간 고추가 멀미를 하길래（정말 오랜만에 써보는 말이네요 ^^） 고추를 델꾸가서 토를 시킨후 돌아온 사이에 화제는 가지에서 그만 가리비로 넘어가 있었습니다.

아... 왜 우리 숫컷들은 민족과 국가, 인종과 언어를 불문하고 만나기만하면 암컷의 비밀을 캐려고만 하는지...

그러고보니 혼인 유무를 밝히지 않았군요. 늦었지만 이 네명 중에서 한사람만 빼고 전부 미혼입니다.

아시는 분은 리플 올려주시구요...

그야말로 혈기 왕성한...（물론 저는 그들에 비해 잠깐 비켜서있어야 하는 나이겠지만... 그래두 한묶음으로 생각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ㅠ.ㅠ ） 젊은 사람들이기에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어디나 똑같구나 하는 생각에 웃음이 절로 나오더군요.

문제의 발단은 여기서부터인데요...

항상 어린놈이 문젭니다. 어딜가나...

C: （가리비를 가리키며） 이거보면 무슨 생각나?

나: 먹구싶다... 왜???

C: 미뚜우~~~ ㅋㅋㅋ

나: 그럼 먹어라...

C: （묵묵히） 우걱우걱...

나: 맛있냐?

C: 이거말구 진짜 먹구싶다...

퍽! 팍~~~ （A 와 B의 응징이 시작되는 시점입니다.）

다구리...

나: 불쌍하다... 우걱우걱 쩝쩝!!!

C: 여자 친구는 못생겨서 싫어 아씨....

A: 그래두 니 여자 친구자남마...

B: 하여간에 있는놈이 더 그래요.

나: 키키키 맞아도 싸다. 이 싸가쥐 없는 자식아... 가리비 대따 맛있네... ^^

혹시 이 시점에서 저거 중국말도 모르면서 뻥 아냐?? 하시는 분들 있을텐데 아주 쬐끔은 알아 들음과 동시에 느껴지는 뉘아~~~~ㅇ스으... 라는걸 감안하면 위의 번역은 별 무리가 없을 것으로 사료되는 바, 일단은 태클 걸지 마시길...

C: 못생긴게 자꾸 달라 붙는데 어떡하라구, 쓰으... <-- 요건 좀 과장일지 모르지만 하여간 몇대 줘 터지더니 볼맨소리를 하는 불쌍한 C,,, 새끼.

그러더니 갑자기 나한테

C: 여친이라구 있는게 못생겨서 같이 다니기 쩍팔려...

나: 어이~~~ A, B 쟤 덜 맞았다... 아가리 다물때까지 매우 쳐라...

또다시 가해지는 처절한 응징...

퍽~~~ 팍~~~~ 꾸에~~~~엑....

나: 아싸아... 술맛 가리비맛 똥집맛 지이긴다아... 뿌히히히 ^0^

하지만 그 때... 충격적인 얘기를 들으며 나는 숙연해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B: 근데 저 따식 여친이 잠자리는 끝내줘서 저눔이 헤어질 수가 없는거래.
나에게 은근히 귀띔을 해주는 자상한, 살인적으로 너무나도 자상한 B...

그동안 잠재되어 있었던 나의 모든 성적 본능을 단박에 후려갈겨 한방에 일깨워주는 무척이나 상큼한 단어

잠

자

리

탐구생활에 나오는 곤충채집에 있을만한 단어... 가 절대루 아닌 그런 곤충들도 때론 목숨을 걸고 갈망, 소원, 소망, 희망, 애원하는 교미...

아니지... 잠자리!!!

이 한 단어에 이미 난 내 자신을 통제할 수 없는 극한 패닉 상태로 빠져듬과 동시에 저 불쌍한 어린 C 새끼한테 뭔가 인생의 선배로서 개인사에 길이길이 남을 만한 충고를 해주어야 하겠다는 강한 충동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나: 음... （짱구 겁나게 굴리구 있는 중）

C: 정말 그거 아니면 진작에 째진건데... 근데 얼굴만 보면... 오엑~~~
위에 있는 오엑~~~ 이 표현두 똑같이 쓰더군요.

자기들끼리 뭐라구 알아 듣기 엄청 힘든 말로 한참을 싸우더니 물끄러미 저를 쳐다보더군요...

그래서 전 일단은 맥주를 한 모금 마시구 조심스럽게 입을 오물거렸습니다.

나: 방법이 없니??

C: 하다가 얼굴만 보면 에이...

나: 꽌등!!!

꽌등~~~ 이게 무슨말이냐면요 불꺼라... 이소리거든요...

나: 불끄면 전부 똑같아...

전 사실 이말이 가장 확실한 답이길 바랬습니다. 그래서 그 C 새끼가 고마워여~ 엉헝헝... 그러면서 감동의 메세지를 날려줄줄 알고 있었는데...

하지만...


하지만 그 C 새끼 하는 말이...

C: 대 낮인데 불을 키구 끌 이유가 어딘냐??? 글구 밤에두 그거 할때는 온통 불을 밝히구 하는데 끄면 키구 또 끄면 또 키구... 나중엔 불 끄고 키는거 리모콘을 사다가 달아놨더라... 에이 쉬~~~
하면서 바락바락 대들더군요...

나: 푸흡.... （쩬틀하게 입으로 들어간 맥주가 경망스럽게 코루 나오는 시범 보일 뻔 했습니다.）


이... 이런 변태 자식이...

아니....그... 그런 변태녀가...



그여친이란 애 정말 궁금하다... 대낮에....

저눔 몸매가 그리 보구싶었나???

내가 보기엔 별룬데... 하지만 궁금하네... 저 놈 저거 혹시....

아... 내가 왜 이러지?

어찌하여 남자놈의 몸을 궁금해하는걸까???

혹시 나두???

ㅋㅋㅋ



어이없어진 나를 추스리며 난 또 다시 난 뭔가 얘기를 해주어야만했다.

짜식~ 불쌍한데 함 근사한 비방하나 얘기해주자...

C: ..........

나: 그럼... 이짜나아...

C: 갈망하는 눈빛 *.*

나: 신문지...

C: ???

A: ???

B: ???

나: 그러니까... 내말은... 신문지를 얼굴에 덮구서...




모두가 숙연해졌다.

아무도 말을 하려하지 않았다.

아니...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잠깐의 침묵이 휩쓸고 지나간 후에 여렵게 어렵게 C 새끼가 어렵게 입을 열었다.

C: 그럼 그걸 누구한테 씌우는거야?

나: 당연히 여친한테지 이 바보야...

무척이나 심각하게 상황이 종료가 되는가 싶더니 그 C 에게 전화가 왔다.

여친에게서 전화가 온 듯...

먼저 가겠다면 아직까지 심각한 얼굴을 풀지 못하구 자리를 떠버렸다.


나: 어??? 저 따식 넘 심각한테...

A: 걱정마. 잘하겠지

B: 그래. 잘할거야. 아직은 어린게 좀 걱정스럽지만...



이렇게 우린 그 술자리를 마감했구 나는 집으로 돌아와 그 C 새끼가 왜 그렇게 심각해했는지를 곰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혹시 나를 변태취급하는게 아닐까???

아니면 정말 신문지를 덮구??? ㅋㅋㅋㅋ

하지만 술을 좀 마셔서인지 고민을 대략 30초 정도 하구 잠이 들고 말았습니다.








다음 날.....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다음 날이 밝았습니다.




아침부터 울리는 전화에 술이 덜깬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더니 통역하는 아가씨가 급히 저를 찾더군요.

통역: 빨리 나와보세요. C 가 아침에 일찍와서 오자마자 하이칭완님을 찾고 난리두 아니예요...

이런....

뭔가 큰일이 정말정말 큰일이 생긴게 틀림이 없었습니다.

대충대충 씻구 나갔는데...


글쎄 이놈이...


이놈이...


나한테 중국말로 마구마구 대들면서 책상을 치구....

울구 불구...


난리난리 그런 개난리두 없었습니다.


통역아가씨는 뭐가 좋은지 실실 옆에서 웃기만하구...


나: 무슨일이야??? 왜 그래??

C: 어제 나한테 뭐라그랬어???

나: 뭐어??? 얌마 말을 똑바로 해야지... 아니 통역을 좀 잘해봐...
통역이 웃느라 제대로 말을 못했습니다.

C: 아씨....솰라솰라......쫑알쫑알.....쒸이~~~트.......쒸잇~~~
그러더니 나가버리더군요....

그런데 나가는 뒷모습이 어째 어정쩡한게....엉덩이를 뒤루 쭈~~욱 빼구...

저놈이 어젯밤에 여친을 만난게 아니구 고래를 잡았나????

하여간에 우기는 C 새끼야. 후후후



나: 저놈이 아침부터 뭘 잘못 먹었나??? 뭐야? 쟤 왜저래??

통역: 어제 술 드셨다면서요?

나: 어... 마셨지. 근데 왜?

통역: 근데 왜 그런말을 하셨어요?

나: 무슨말???

통역: 여자를 박스에 집어넣으라구 하셨다면서요????

나: 뭔말야???? 갑자기 왠 박스야???

통역: 그러든데요... 박스에 여자를 집어넣구.... 프흡.....（웃음 참는소리）


아니 이게 뭔 개소린지.....


내가 신문지 얘긴 했지만 박스???????????

이런...

내가 어제 술에 약간의 맛탱이가 가서 가뜩이나 짧은 중국어가 그 빛을 발한건가???

내가 분명 니... 융이샤.... 허즈.....


허거걱......


이런...........


아차차차...........


여기 중국말로 신문은 빠오즈.....


근데 내가 말한 허즈.....이건 종이 박스???????????


아하하하하.............허허허허..........ㅡ,.ㅡ





이 사건의 전모는 이렇습니다.

그날밤 전화를 받은 C 새끼는 가자마자 한국친구한테 전수받은 비법이라며 큰 종이 박스（마침 그 여친집에 새로 산 33인치 티비 박스가 있었답니다.）에 여친은 집어 넣구 구멍을 뚫어서.....

근데 여기까진 좋았는데 그 C 새끼가 얼마나 좋았으며 구멍 뚫은 박스에 그 녀석의 거시기가 긁히는줄도 모르구....

아하.....

그래서 씩씩거리면서 나가는 모습이.....

우푸푸푸푸푸,,,,,,,,,,

까르르르르..............옆에서 덩달아 웃는 통역... 아주 좋아서 뒤질라그러네



따식아 글타구 농담을 진담으로 알아들은 너두 문제가 있는거얌마.......

근데 가만 생각하니까 그 여친이 정말 변태같은데....????

여러분 생각은 어떻신지요???


^^


우리나라 떠난지 인제 6개월인데 모든것이 그립군요.

원하는 때에 보고싶은 사람을 볼 수 있다는 건 참 커다란 행복인 것 같습니다.

그런 여러분이 부럽군요.

행복한 하루 보내십시오.

두서없는 글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