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가출한지 2일차고, 나는 가출같은 반항 한 번 아빠한테 해본 적 없어서 좀 얼떨떨해.

우선 내가 가출을 한 이유는 여태까지 아빠에게 쌓여왔던 것들이 중첩된 것도 있고, 결정적으로 어제의 일때문에 반항 반 무서움 반으로 울며 겨자먹기로 가출을 하게됐어.


그저께（화요일） 학원이 끝나니 밤 11시였거든. 학원에서 진도를 나간것도 아니고, 질문만 받아주셨고 학원 숙제를 내주시지 않아서 나는 당연히 숙제가 없다고 생각했어. 그래도 내가 학원샘께 숙제가 있냐고 한 번 여쭤보긴 했어야 했는데 학원이 끝났다는 생각에 질문할 생각조차 하지 못한건 잘못이라 생각해.

그렇게 바로 다음날（수요일） 아침 8시에 일어나서 학원을 갔지. 그런데 학원샘이 숙제를 왜 안해왔냐고 뭐라고 하신거야. 그런데 진지하게 화내시는 건 아니었고, 장난섞인 어조로 말씀하셨어.

학원 숙제가 나는 있는지 몰랐다고 했고, 수학선생님은 숙제를 안내도 오답은 해와야 한다고 나는 그렇구나하고 죄송하다 했지. 그런데 수학선생님이 내 아빠한테 메시지를 보냈어.

"OO이가 숙제를 안해왔네요. 주말에 공부좀 시키세요~" 라고. 수학선생님은 그냥 충격요법으로 더 공부 열심히 하라고 아빠에게 그렇게 보내신거래.

그런데 아빠가 좀이따 나에게 전화가 왔는데. 엄청 화를 내시는거야. 상상초월로. 첫마디가 집나가 이새끼야. 너같은 건 인간도 아니야. 어제 티비 왜 봤냐. 호적에서 파버린다.

나도 좀 억울한 부분이 있었지. 난 진짜 숙제를 나태해서 안 해간게 아니라 있는지 몰랐는데 말야. 수학선생님도 자기가 숙제 안낸거에 대해 미안하다 하셨고.

나도 해명을 하려했는데 자기 할말만 하고 지랄하지마 이새끼야. 이러면서 내 말을 한마디도 안듣는거야.

나가라니 나가야지. 집 들어가기도 무섭고. 그래서 집을 나가고, 어제는 친구집에서 자서 지금은 친구랑 노래방에 있어.



아빠가 너무 사소한 것에 심하게 화를 내시는 것... 맞는거야 형들?

이번이 처음은 아닌것같아.

옛날에는 아빠가 신발을 사러 가자 하셨어. 나는 신발을 굳이 사기 싫었지만 싫은티 내면 아빠가 싫어할까봐 일부러 신발가게에서 신발 고르라해서 신발 고르고, 나름 신발도 신어보고 최선을 다했어. 그런데도 그게 성에 안차셨는지 갑자기 "아빠 인내심을 체크하지마. 이 싸가지없는 새끼야." 이러면서.. 매장에서 화를 내셨어. 좀 얼떨떨했어.ㅋㅋ

또 한번은 엄마아빠 결혼기념일 날 어디를 갈까라는 아빠의 말에 나는 가까운 곳으로 가면 좋겠다라고 말했는데, 너한테 배신감 느낀다면서 집으로 들어가라고 하시기도 했어.

나도 이런 아빠의 사소한 화때문에 쌓인게 있었지만 그냥 참었는데 어제일로 약간 반항심이 나도 드나봐. 아빠가 나를 짐승대하듯, 자기 기분 나쁘다고 혼내는 아들의 기분도 좀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나봐.

솔직히 아빠때문에 진심으로 자살생각한 적 많았거든. 밤에 티비도 잘 못보시게 하고 초6때부터 밤12시까지 공부시키고 친구들이랑 야시장에서 10시까지 놀았다고 등산봉으로 맞고... 진짜 괴로웠어.

그냥 지금 너무 마음이 복잡해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웃대에 글좀 올려봐.

진짜 후레자식이다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