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남자-








날씨가 오늘따라 무척이나 맑다는 느낌을 받는다


가을이라서 그런지 바람냄새에 나무와 풀냄새가 느껴진다. 이 대도시에 그런 냄새가 풍긴다는것은 상상하기 힘들지만 오늘은 어쩐일인지 그 냄새들이 나를 흠뻑 적신다.


아무튼 그것들을 맡노라면 머리가 개운해지고 지금 이생활이 마냥 좋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 느낌대로 그녀를 본다면 더 좋을것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큰 건물에 빠져나와... 아니 아버지가 운영하시는 이 빌딩에서 나와 내 전용주차장으로 향한다.


누가 봐도 꽤나 비싸보이는 외제차... 난 이차를 무척이나 소중히 여긴다.


왜냐면 내가 직접 발로 뛰고 땀흘린 번돈으로 산 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구에게 이런말을 한다면 바로 비웃음 거리로 밖에 안될것이다.


갑부집 아들이 배부른 소릴 한다고.. 분명 아버지가 사줬을 차이고 설령 벌었다 하더라고 그저 사무실에서 결재나 받고 다달이 나오는 월급으로 샀을것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정말로 내가 막노동과 각종 알바 등등 근 3년간 힘들게 벌은돈으로 샀기 때문이다. 아직 할부이긴 해도 그래도 내 차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친구힘이 가장 컷기에 가능한 일인가 생각한다.


어째든 설명하자면 너무 길다.


지금은 그냥 그녀의 모습과 목소리만 생각하고 싶다.




그녀를 만나러 가는길은 그리 멀지 않다. 차를 몰고 한 10분이면 도착한다.


지금은 약간 늦은감이 있지만 볼수있을꺼라는 예감이 들기도 한다.




다행이도 그녀가 저만치 걸어가는것을 목격했다.


그런대 걸어가는 모습이 오늘따라 이상하다... 항상 무거운걸음걸이와 힘이 축처진 어깨였는대.... 분위기가 달라보였다.


걸음은 가벼워보였고 뭘하는지 어깨가 들썩였다. 왠지 그런모습을 보자니 내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그녀의 그런모습을 처음 보았기 때문일까?


이런 모습은 흔치않을꺼란 생각을 했지만 그녀의 목소리가 더욱더 간절했기에 그녀를 불렀다.




"빵빵"




그녀가 멈췄다. 그녀의 반응또한 아까완 다르게 느껴졌다. 그녀의 기분을 망쳐버린듯한 이느낌은 뭔지...






형태: 혜정아 지금 집에 가는길이지? 오늘도 안탈꺼니?






왠지 미안한 목소리로 그녀를 불렀다.






혜정: 그냥 가렴






항상 같은말... 뻔히 나올말...


하지만 이번엔 말투가 달라졌다는 느낌을 확 받았다. 항상 냉랭한 말투의 그녀였는대...


바람속에 썩인 풀냄새처럼 그녀의 말투에 생기가 느껴졌다. 처음으로 느끼는 그녀의 생기....


이쯤이면 만족했다. 아니 만족을 넘어선 기쁨마음이였다.


항상 그랬듯 더이상 그녀를 부르지 않고 다른쪽으로 차를 돌렸다. 이 근처에는 아까말한대로 소중한 친구가 산다.


혜정이라는 그녀를 보고난후면 항상 그 친구집을 찾아간다.


오늘따라 마음이 무척 행복함을 느낀다.










- 남자 -







아직도 난 고민중에 빠져있다. 이 번호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혼자서 궁리하고있다.



" 흠... -_-... 문자를 한번.... "




『 안녕하세요? 아까 말걸어온 그 남자 입니다.. 이 번호가 맞는지요?』




전송... 누를까 말까....



" 아악 이건 내가 봐도 아니다... 여자한테 문자를 보내봤어야 알지....에휴.."






살다살다 여자경험이（사겨본다는뜻） 풍만하지 못한 내자신이 싫을때가 오늘 처음느낀다.



그렇게 한참 궁리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다음에 생각하자는 뜻으로 저녁밥을 준비할려고 하였다. 그때였다.



"띵동"



흠.. 이시간에 올사람은 분명 한 사람밖에 없다.





형태: 인수야 나야 문열어


인수: 짜식 왔냐?




언제나 그랬듯 이 친구가 오면 마음이 편안하다.


10년지기 친구로써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이다. 1년전에는 이집에서 몇년간 같이 생활까지 해온터라 더욱더 두터운 사이가 될수밖에 없다.





인수: 오늘은 쪼금 늦은감이 있네 ㅋㅋ 안올줄알았는대ㅋ 밥은 먹었냐?



형태: 아니 아직 안먹었지 회사퇴근하자마자 너희집으로 바로 온거야



인수: 그럼 조금 기달려야 할꺼야 아직 밥도 안했는대



형태: 그럼 나도 거들어 볼까?ㅋ






멋진 양복, 훤칠한키, 잘생긴 외모


근사한 레스토랑에 앉아 고기써는 모습이 더 어울릴법 하지만 처량맞은 자취방에서 반찬을 만들고 있는 모습이 오히려 보기 좋다.




난 이런 형태가 가끔은 친구로써 멋있다는 느낌을 받곤한다.


보통 저런종류의 사람들과 형태와 이미지가 대조대기 때문이다.


가식 없는 모습, 친근한 느낌, 꺼리낌없는 대화...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예전의 모습 그대로의 형태로써 남아주었기 때문에, 때가 묻지않는 형태의 마음이 너무나도 멋있어 보였다.






그렇게 밥이 되고 맛있게 저녁식사를 한뒤 간단하게 형태와 치킨과 맥주한잔을 걸쳤다.





형태: 인수야 너도 빨리 여자를 만들어야지 벌써 나이 26살 먹고 이게 뭐냐


인수: 아쭈 -_- 너도 지금 솔로인걸 잊지 말아


형태: 푸하하하 그래도 나는 여러명의 여자를 사겨봤지만 넌 중딩 이후로.....


인수: 너 후라이드 치킨으로 목졸려 봤니? -_-+


형태: 미..미안... 농담이야 ^_^;;;


인수: 아! 그런대 말이야 아직 너 그여자 쫒아 다니고 있어?


형태: 누구???....... 그 정혜라는 여자? ㅋ


인수: 응. 그여자 참 이상하단 말이야 너같은 스팩 만나기 참 힘들텐대... 콧대가 너무 쌘거 아냐?


형태: ㅋㅋㅋㅋ 참고로 말하지만 작업걸려고 그여자 따라다니는거 아니거든


인수: 그럼????


형태: 글쎄 뭐랄까.... 그여자를 보고있으면 말이야 내가 변화할수 있다는 기분이 들거든 자꾸 나를 자극시키는게.. 흠.. 말로 표현하기가 좀 힘드네





형태의 진지함이 썩인 얼굴에 괜히 말장난으로 대답하기 싫었다. 솔직히 이런 진지한 형태의모습이 가장 마음에 든다.





인수: 짜식 ㅋ 잘해봐 아직 그여자가 너를 잘 몰라서 그런거닌깐.... 아 맞다!......


형태: 응?


인수: 아.... 아무것도 아니야 ㅋ


형태: -_-+ 사람 간보냐 궁금하게 시리 말해봐


인수: 정말 아무것도 아니래도


형태: 빨리 말해 우리사이에 무슨 비밀이 있다고


인수: 너... 아까부터 자꾸 닭다리만 골라서 먹는대 우라질놈아 좀 골고루 먹어


형태: -_-+ 그러는 넌 닭날개만 골라서 먹잔아!


인수: 야 닭다리가 더 맛있거든


형태: 닭의 참맛은 날개거든? 이 닭대가리야!


인수: 어쭈 이자식이! 닭목뼈 2개를 먹여주겠어


형태: 허헑 안돼! 크헑허헐럴허러럭 켁케케





남들이 보면 유치하다고 하지만 이런 소소한 재미조차도 우린 항상 즐거워 하는 사이다




아 그리고 오늘 있었던 헌팅이야기를 형태에게 말할려다가 일부러 숨겼다.


왠지 말하기가 창피하기도 하고 이번일은 왠지 나혼자 스스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


절대 형태가 뺏어 갈까봐 안꺼낸게 아니다.............






아무튼 오늘 날씨와 기분은 무척이나 좋다. 잊지 못할 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