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걸어나왔다.

"저게 저렇게 찢겨지는데 주변에선 뭘하고 있었던거야. 망할경찰"

경찰 관계자가 허겁지겁 막아내는 사람들 사이로 검은 고깃덩이가 보인다.
'이래서 경찰들은 믿을수가 없어.'

내가 왜 나왔는지보다 내가 뭘 해야할지가 궁금해지는 걸음

하루하루가 무의미하고 매일매일이 무기력한 육체

내가 찾아야 할 것이 생긴 것 같다.

S E A R C H I N G
2119/11/20 - J.SCOLL의 "추적"


터벅 터벅 바스락 바스락
'아...충동구매'

가게에서 구입한 단백질음료들 간식들, 오늘도 방 안에서 다 해결할 생각이다.
한창 눈이 오기에 나의 무적츄리닝도 이제는 견딜수가 없었다.

'학원나온 고딩들의 옷이 탐나기는 오늘이 처음이렸다...'

지금은 백수다. 적어도 사건이 터질때마다 무능했던 그때보다는 행복하다.
무럭무럭 피어나는 입김에 얼굴을 비비듯 추위를 달래며 집을 향하던 도중.

평소같았으면 아무것도 아니던 눈위의 발자국, 그것이 왜 그리도 눈길을 끌었을까.
한겨울이라면 신을법하지만 굉장히 큰 아이언워커자국에 무언가 덕지덕지 묻어있었다.

손이 더러워지는것 조차 잊고 난 그걸 만져봤다. 뜨겁고 끈적하며 비린내가 심하게 났다.
발자국이 향하는 곳에 무언가 있으리라 난 참여하지 말아야할 그곳으로 걸어 들어가버렸다.

"거기 좀 닦아봐 "
"아 쫌, 이거 들고있는 것 도 벅차다고요"
"새끼가 선배한테. 야 신입이 말대답하냐?"
"...죄송함다"

골목너머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린다.
'남성...두명...'
얼핏보면 골목이지만 엄연히 통로였다. 안쪽으로 들어오면 들어올수록 좁아지고, 갈림길이 있었으며, 같은 비린내나는 검은액체가 땅바닥에,벽에 떡칠이 되어있었다.

알수없는 상황임에도 난 호기심에, 본능에 이끌렸다.
'뭔가 큰게있어. 더럽고 추악한거, 아주 큰게있다.'

아쉽지만 소리가 큰 봉투를 내려놓았다.
모든 인간이 법적총기소지가 가능해진지 10년째.
개인의 보호를 극대화한다면서 펼친 정책이지만 경찰에겐 큰 리스크다.
범인들이 어떤 중무장을 하고있을지 모르기때문.

'일반인이 한겨울에 아이언워커를 신고 다닐리가 없지.'
아이언워커는 상용화된 보조파츠, 다리의 근력을 대신하여 사람이 들수없는 물건을 들수있게 해주는것이다.

...!
안쪽에서 소리가 들려온다.

"씨x! 쏴! 쏴!"

탕...

총성이 들려왔다.
발걸음이 급해졌다.
코너를 돌면 무언가 보일 것 같아 잠시 멈추었는데.
무언가 바닥을 쿡쿡 찌르는 소리가 들렸다.
...
'다가오고있어... 도망가야하나?'
총성이 들린이상 나오는놈은 살인자다.
'제압하는수밖에 없어!'

재빠르게 움직였지만 코너를 돌아 사람의 목과 눈을 겨냥한 내 손이 멈출수밖에 없었다.

"이...이건..."

푹

온몸의 근육이 굳어버리며 순간이 보이질 않았다.



하얀눈이 내리던 어느 골목안에서 제임스 스콜의 사체로 추정되는 고깃덩이가 발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