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형들
올해 23살 되는 좆뉴비고 이 얘기는 내가 중학교 3학년 때 겪었던 실화니까 벌써 7년전 일이야. 근데 아직까지 잊혀지지 않는 기억 아닌 기억이기도 해. 게시판 눈팅질 하다가 한번 올려볼게. 필력이 없어도 이해 바랄게.

당시 우리 가족은 몇가지 사건이 있어서 잘살던 강남에서 부천의 한 동네로 이사오게 되었어. 그때가 내가 7살이었지. 그 집에서 쭉 살다가 중학교 2학년에서 3학년으로 넘어가는 어느날인가 어머니가 아주 싼 집을 찾았다고, 당신 아시는 형님이 소개해준 곳이라면서 아버지께 이사를 권유했었어.

아버지는 별로 탐탁치 않아 하셨는데 나랑 내 여동생도 커가고 -그때만 해도 동생이랑 같은 방에서 잤었거든- 각 방을 주고 싶은 마음이 있으셨나봐. 어머니가 알아오신 집은 방이 3개 였거든. 아무튼 이래저래 결국 그 집으로 이사를 가게 됐어.

별로 긴 이야기는 안될거 같아. 이사 당일 동생과 나는 아파트로 이사간다는 말에 한껏 들떠서 재잘재잘 웃으면서 어머니를 따라갔어. 근데 도착이라고 한데가 원래 살던 집에서 도보로 15분 가량 떨어진 곳이었어.외관도 붉은 벽돌로 지어진, 조금 어린 친구들이 보기에는 그냥 주택은 아닌데 빌라보다 후진 건물이었어.

으리으리하지는 않더라도 기대를 하고 있던 나와 동생은 크게 실망했지. 어머니는 나와 동생을 다독이며 집으로 들어갔어. 그래도 막상 들어가보니 원래 살던 곳보다는 깔끔하고 괜찮은거야. 나랑 동생은 금세 그 곳이 좋아졌어.

이사 정리를 점점 끝내가고 마침내 그 집이 익숙해졌을 때. 그래 아마 그쯤이었을꺼야. 조금씩 조금씩 나는 그 집이 무서워졌어. 형들도 그런 경험이 있는지 모르겠는데 종종 집에 혼자 있을때 아무 이유없이 오한이 들고 낯선 시선이 느껴졌거든.

그리고 중학교 3학년으로 올라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아마도 중간고사 시즌이었을거야. 엄청 피곤한 상태로 잠이 슬쩍 들었다가 갑자기 눈이 떠지더라고. 근데 숨도 답답하고 온 몸이 움직이지 않는거야.

그래 가위에 눌린거지. 당시 내가 자고 있는 머리편 왼쪽으로 방문이 있었고 내 발쪽 벽에 거울이 달려있었어. 근데 분명히 닫아져야할 방문이 열려져 있었어. 그리고 이상하게도 내 시선은 거울을 볼 수 있었어. 분명 누워있으니 거울은 천정을 비춘다든가 해야하는데 정면으로 보는 것처럼.

그 상태에서 갑자기 소리가 들리는거야. 턱턱하는 둔탁한 소리랑 계단에 구두같은게 긁히는 소리가.
그리고 현관문 위쪽 유리 사이로 현관등이 켜지는게 보였어.

그리고 잠시후에 문고리가 한번씩 거칠게 돌려지는거야. 난 물론 비명을 지르고 있었고. 막 느껴지는거야. 저게 열리면 안되겠다. 이런 느낌.

하지만 문은 열렸어. 그리고 그 살짝 열려진 틈으로 뭔가가 기어들어오는거야. 대충 머리를 앞으로 산발한 것 같았어. 맞아. 비오는 날 젖은 머리같았어. 위에는 하얀옷을 입었는데 팔을 낫처럼 굽히고 팔로 몸을 끌면서 마침내 들어왔어.

막 까득까득 이런 소리도 들리고 그때부터는 꽹가리 소리도 들리고 난 패닉 상태에 빠졌지. 그리고 그것은 몸을 끌면서 내 방쪽으로 기어오는거야.

형들 상상해봐. 난 진짜 미친듯이 공포를 느끼고 있었어.
진짜 염병할 무서웠어. 더 미치겠는건 엄청 천천히 한번 한번 팔을 뻗어서 내 쪽으로 오는데 와.

그리고 결국 내 방으로 들어오더니 내 몸으로 올라오면서 내 얼굴 쪽으로 자기 얼굴을 흔드는거야.
머리카락 사이로 얼굴이 보일락말락 하는데 그 미소가 생생해. 아직도. 사람이 아니라는걸 단박에 알 수 있을 정도. 한창 그러다가 막 쥐어짜는 소리로

"꺼져꺼져꺼져꺼져꺼져꺼져꺼져꺼져꺼져꺼져꺼져꺼져꺼져꺼져꺼져꺼져꺼져꺼져꺼져꺼져꺼져꺼져꺼져꺼져"

이러는데 막 온몸에 힘을 주다가 풀리더라고. 벌떡 일어났는데 방문은 닫혀있고 온몸이 젖어서 춥고 눈에는 눈물 코에는 콧물 범벅이 되서는. 일어나자마자 안방으로 뛰어가서 울면서 부모님 품에서 잤다.

내 평생 걸릴 가위 거기서 다 눌린 듯. 이게 내가 겪은 일이고. 이제 동생 차례야

나랑 동생은 3살 차이인데 난 학원에서 늦게까지 공부하던 날이었어. 동생은 안방에서 티비를 보고 있었데. 근데 안방 옆쪽 베란다에서 누군가가 손으로 노크하는 소리가 나더래.

동생은 나인줄 알았다나봐. 내가 종종 열쇠를 잊어버리고 다녀서 우리집이 1층이니깐 베란다 열고 들어가고 이랬거든.

장난을 칠 생각으로 동생이 티비를 끄고 조용히 베란다 쪽으로 갔는데 아무도 없더래. 그래서 동생이 새인가 보다 하고 다시 티비를 틀고 자리에 앉았는데 또다시

똑똑똑

이러더래. 동생이 슬슬 무서워져서 누구세요? 이랬는데 아무 소리도 안들리더래. 그래서 티비 음소거를 시키고 다시 누구세요? 오빠야? 이러는데

똑똑똑똑

이러더래. 이제는 진짜 무서워서 조금씩 울먹거리면서 오빠야? 장난치지마! 나 무서워! 이러니까

쾅쾅쾅쾅쾅

이제는 노크가 아니라 창문을 치더래. 당연히 내 동생은 자지러져서 비명을 지르고 난리나고 결국에 옆집 아주머니가 놀라서 우리집 현관문으로 왜 그러냐고 문 열어달라고해서 겨우 진정시켰데. 그리고 그 시간에 나는 아직 학원이었고.

이번엔 어머니 얘기.

우리집에 티비가 두 대가 있었어. 거실에 하나랑 안방에 하나. 부모님이 각자 좋아하시는 프로가 달라서 아버지가 거실에서 보시고 어머니가 안방에서 보시곤 했는데 하루는 어머니가 안방에서 티비를 보시고 있는데 거실로 누가 훅 지나가더래.

그래서 어머니는 슬쩍 보시고 저이가 물 마시러 가나보다 이러면서 다시 드라마에 집중을 하셨어. 근데 또 누가 거실로 지나간거야. 처음에는 별 신경을 안썼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깐 가는 방향이 똑같았대.

이해가 돼? 처음에 아버지라고 생각한 사람이 지나가고 돌아가는 걸 못봤는데 같은 방향으로 또 누군가가 지나간거야. 집에는 두분밖에 안계셨고. 그때 소름이 쭉 끼치시더래. 확인을 해야하나 이러시면서 무서워서 계속 티비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또 뭔가가 훅 지나가려다가 방문 앞에 가만히 멈추더래.

어머니는 무서워서 진짜 숨죽이고 이제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티비만 보고 계시는데 그게 스륵하고 방안으로 들어온거야. 어머니 시점으로 왼쪽편에 방문이랑 장롱이 있었는데 그게 장롱을 막 비비더래 손 같은걸로.

그러더니 어머니 옆으로 와서 서더니 가만히 있더래. 진짜 어머니가 오줌 지릴 정도로 무서워서 막 벌벌 떨면서 계속 티비쪽으로만 시선을 보고 있었는데 아버지가 출출하다고 라면 끓여먹자고 방으로 오시니까 사라지더래.

그후로 계속 하는일도 안되고 몇몇 흉흉한 일도 있었어.
결국엔 이사가게 됬는데 고2땐가 어머니가 말씀해주시더라고.

사실은 그집에 할머니 홀로 살고 계셨는데 지병때문에 쓰러지셨는데 이웃집 아무도 몰랐고 결국 돌아가시고 몇십일을 그렇게 계셨던거야. 그 직후에 우리 가족이 거기로 이사했고.

지금도 소름 돋은채로 썼다. 아직도 생생해.

형들 좋아하는 3줄 요약.

1. 이사를 갔는데 이상한 일이 생김.
2. 하는 일마다 되는 것도 없다가 결국 다른 곳으로 이사감.
3. 어머니가 사실을 말해줌

형들 베스트가면 거기 건물 사진 찍어서 올릴게
그리고 3.1 대한민국 만만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