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사랑이란 무엇인가.

사전은 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 또는 그런 일. 이라고 정의한다.

그렇다면, 나는 코마치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동생 만세.

물론 여기서 말하는 사랑이란 플라토닉 러브를 뜻한다. 이때까지는 말이다·····.

오늘도 마찬가지로 아침에 일어나 얼굴에 묻은 잠을 씻어내고 코마치가 차려준 아침을 먹고 학교 갈 준비를 한다.

이거 너무 한거 아니냐고····· 사회는 사실 8살 때부터 12년간 직장에 철저한 노예가 되기 위한 예행연습을 시키고 있는 거다.

기계처럼 일어나 기계처럼 정해진 위치에 가고 명령을 거부한다면 가차없이 처분····· 네. 저는 노예입니다. 주인님.

학교에는 다양한 종류의 부류가 있다. 고위 카스트인 귀족층, 이도 저도 아닌 평민층, 그리고 나 같은 최하위층.

최하위층은 언제나 착실한 노예가 된다. 성실하지 않으면 상위 카스트에게 눈총을 받아 죽어버릴지도 모른다고.

하지만 언제나 예외는 있는 법이다. 예수가 모두를 절대적인 사랑으로 돌봤듯이·····

"하치만, 좋은 아침~"

후광이 비치는 아침 인사다. 예수가 실존한다면 이런 얼굴을 하고 있을까····· 천사의 재림일까····· 토츠카 정말 천사.

"여."

하지만 방심해선 안된다. 최하위층이 감히 토츠카 같은 분과 길게 얘기를 하냐며 미움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짧게 인사하는 쪽이 속 편하다.


여느 때와 같이 같은 선생님, 같은 수업은 흘러가고 학교 수업의 끝은 다가온다.

마지막 수업의 종료령이 울렸을 때 피곤한 몸을 작은 의자에 뉘어 눈을 감고 이상한 신음을 내며 하루 동안 고생해준 근육을 풀어준다.

그때 눈을 떴음에도 눈앞이 어두워졌다. 두 개의 가슴, 아니 두 눈을 동그랗게 뜬 유이가하마였다.

"저····· 힛키, 오늘 봉사부 갈 거지?"

꽤나 놀랐지만 호들갑 떨지 않고 재빠르게 상체를 원래대로 돌려놨다. 머리카락이 가슴에 쓸린 것 같다만·····

"어, 어."

가기야 할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좀 다른 용무로 가겠지.

먼저 부실로 가는 중에 뒤에서 다급한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학교에서 뛰지 말라고 배웠을 텐데요? 유이가하마 양.

"히·····힛키~ 같이 가~"

"기다리고 있었다만."

"먼저 가고 있었잖아!"

"예····· 죄송합니다."

"정말····· 다음부턴 기다려야 돼!"

"알았어."

그렇게 말없이 부실로 걸어가 문 앞에 섰다. 유이가하마는 목을 가다듬더니 문을 열고 외쳤다.

"유키농~ 야헬롱~!"

그놈의 야헬롱은 지겹지도 않는 거냐····· 평범하게 '안녕'이라고 인사하면 안 되는 병에라도 걸린 건가? 아니면 상위 카스트의 특별한 인사법?

나도 따라 해볼까. 여어~ 유키농~~ 야헬롱~ 데헷.

"어서 와."

유키노시타가 짧게 대답했다. 나와도 눈이 마주쳐 짧게 고개를 까딱 흔들었다. 유키노시타도 알았다는 듯 눈을 감고 말했다.

"히키가야 군은 오늘도 눈매가 쓰레기 같구나."

만나자마자 폭언인 거냐····· 그래도 이런 상황에 익숙해졌다. 다들 이렇게 사회에도 익숙해져 노예가 되는 거겠지·····

"만나자마자 그런 말이냐."

"속으로만 생각한다는 게 말로 나와버렸네. 미안해라."

"전혀 미안하지 않을 것 같다만·····."

유이가하마는 앉자마자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고 유키노시타는 마저 읽던 문고본을 펼쳤다.

"저····· 할 말이 있다."

둘 다 할 일을 멈추고 나를 당황한 눈으로 쳐다봤다.

"상담 할 게 있어."

"히,힛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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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노벨 느낌 나게 일부러 줄 간격 띄우지 않았는데 가독성이 떨어지는 부분도 있고 하니 띄워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