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구청들러서 여권 끊고 오는 버스에서 하루종일 싱글벙글했음

일단 첫 해외여행이다보니 떨리는것도있고


멋있게 차려입고 선글라스 딱 끼고 공항에서 기럭지도 뽐내보고싶고

지나가던 일본인 붙잡고 길도 물어보고싶고

메이드카페가서 말로만듣던 메이드복입은여자 실제로 한번 보고싶고

시장스시가서 와사비 덜넣거나 안넣어주면 준비해둔 유창한 일본어로 다시갖고오라고 진상도 부려보고싶고

이런저런 유명한 애니 성지에 가서 일본인한테 사진한장 찍어달라 하고싶고

말투가 어색한걸 이상하게 여긴 일본인이 질문하면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서 담소도 나눠보고싶고

뜨끈한 료칸 노천탕에 몸담그고 애니보면서 사케한잔 기울여보고싶고

아키하바라 돌아다니면서 진성 오타쿠들도 한번 보고싶고

마리카 1:1사이즈 입간판도 실제로 한번 보고싶고 그옆에서서 사진도 한장 찍어두고싶고

게무센터가서 철권자리 눌러앉고 덤비는 일본인들 죄다 쳐바르면서 주모랑 막걸리한잔 기울이고싶고

유니버셜 스튜디오 가서 기념품도 이것저것 사보고 놀이기구도 이것저것 타보고싶고

해 넘어가면 네온사인 가득한 밤거리로 나가 신선한 방사능냄새에 취해보고싶고

돈코츠라멘인가 느끼해서 호불호 심각하게 갈린다는 진한 라멘도 한번 먹어보고싶고

한국에 우호적인 일본인 만나서 같이 얘기도하고 기념품으로 천원짜리 한장 주고오고싶고

애니에서만 보던 째잘째잘대면서 등하교하는 일본 여고생도 한번 보고싶고

신사 가서 합장도 한번 해주고 소원도 한번 빌어보고싶고

료칸에 묵은 다음날 아침 코토리 짹짹이는 소리에 일어나서 부시시한 머리 정리도 하지않은채로 이슬찬란한 풀밭도 거닐어보고싶고




일본여행은 11월 17일.. 3주하고도 4일정도 남았는데

내맘은 왜이리도 먼저 들떠버려서! 시간을 느리게 흘러가게 만드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