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물어봅시다. 대체 미국을 왜 그렇게 싫어해요?

세계최강대국이 자국 뽕좀 맞는게 뭐 어때서 그래요?

세계패권경쟁 리그에서 한참 떨어진 3 부리그에서 뛰는 한국도 국뽕이 그렇게 심한데,
미국애들 정도면 국뽕 좀 맞을만하지 않나요?


나는 미국 영웅물을 좋아합니다.
개똥철학, 허세 다 빼놓고 정말 담백하고 쉽게 말씀드려 볼께요.

제가 유치한 미국영웅물을 왜 좋아하냐요,
그들이 제시하는 코드가 '생산적'이기 때문입니다.



오글거리는 점 인정합니다.

근데 인디펜던스데이1 한번 떠올려 보세요.


외계인이 쳐들어왔죠?

갈등하던 주인공네 아버지와 아들관계. 즉 부자관계가 회복됩니다.

가족애가 강조되고,
미국대통령은 국민과 군인들의 사기를 고취시키기 위해 연설을 합니다.

파일럿이 모자라다보니 대통령이 직접 전투기를 몰고 군인들과 함께 전쟁터로 나가요.

전세계가 화합을 합니다.


러시아군도 힘을 보태고, 일본군도 등장해요.

예, 곁다리로 잠깐나옵니다.

그래도 등장한다는게 중요한거에요.



종교도, 이념도, 국경도 없어요

인디펜던스데이1 에서는 '외계인'이라는 외세 앞에서

우리는 미국, 러시아, 일본이 아닌 '인류'가 됩니다.


우리 조선인들한테 가장 부족한 덕목 중 하나죠?

국가가 존망의 위기앞에 놓여도 당파싸움,
외세가 있을땐 얼씨구나- 끌어들여서 정적을 처단.

국가가 망해도, 주권이 빼앗겨도, 국익을 일부 양보해도 좋다-
그저 저 원수같은 국내경쟁자 좀 없애다오.


아니 대중문화가 미국 정도면 훌륭하지 도대체 뭐 얼마나 고상떨고 싶은거에요?

미국의 헐리우드, 청바지, 코카콜라, 맥도날드가 전세계를 휩쓰는건 일반 대중들은 멍청하고 저급해서 꿀꿀- 거리기 때문이고, 미국문화에 반감느끼는 너네는 고상한 지식인이라서 그런거에요?

그런데 그렇게 지식인 많은 나라가 도대체 왜 국가산업 원동력이 없어서 천편일률적인 생각만 답습하고, 청년실업률은 역대 최대치를 찍으면서 빌빌 거리고 있을까요?

반면에 미개한 미국놈들 문화는 문화권의 차이, 종교의 차이, 피부색깔의 차이를 뛰어넘어 전세계를 휩쓸면서 총 한방 안쏘고 전 지구촌의 자본을 긁어모으는데 말이에요.

아.. 저희같이 청렴하고 고상한 선비들은 유치한 미국영화, 미국만화가 휩쓸고다니는 작금의 미개한 국제질서를 참을수가 없습니다. 그렇죠?


한국드라마, 한국대중문화, 한국미디어물은 고상해요?
허구헌날 재벌 2세, 요즘 재벌왕자님은 좀 식상하고 현실성 떨어진다죠? ㅋㅋ

그래서 꼴에 '현실패치' 한답시고 나오는 남자주인공들 수준을 봐요.

자수성가형 먼치킨 사업가, 최연소 본부장. 지사장. 최연소 천재 의사, 판검사 변호사가 가득가득!


한국 남성시청자들이 한국드라마, TV 시청물에서 소비자로서의 권리를 박탈당하고 그로인해 TV 에서 멀어진지가 상당히 지났습니다. 심각할 정도에요.

외계인이든, 전설적인 판타지든, 좀비든, 사랑이든, 수사물이든
영드 미드는 소재가 다양하고 창의력이 다양해요.

듣도보도 못한 다양한 배우들이 나오고, 인간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온갖 신선한 시나리오들이 나옵니다. 시청자는 입맛에 따라 볼 수 있어요.

한국은 어떻죠?

늘 그놈이 그놈, 그년이 그년인 배우진에,
의사가 나와도 연애, 변호사가 나와도 연애, 경찰이 나와도 연애, 군인이 나와도 연애를 합니다.
지금 이 부분에 대한 논의는 이미 인터넷에도 어지간한 분들은 흔히 접해보셨을 거에요.


지금 저는 문화사대주의에 빠져 영미 서구권을 칭송하자는것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자문화우월주의에 빠져있는 분들, 혹은 대중문화를 대중문화로 소비하질 못하고 [영화] 를 본인의 지적허영심을 뽐내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려는 분들을 볼때는 구역질을 참기가 몹시 힘이 듭니다.


그 고상한 사람들 많은 한국의 천편일률적 소재를 좀 보세요.

재벌 2세, 귀족왕자님 남주가 판치는 뻔하디 뻔한 한국 미디어시청물 20년 넘게 보면서도 정말로 안 지겨워요?


미국 영웅물이 식상하긴 뭐가 식상해요.

상실됬던 가족애, 부부애를 회복하고
직위의 고하, 신분의 고하, 피부색의 차이 등등 모두를 극복하고

[외부의 강력한 적] 앞에, 그동안의 모든 갈등은 잠시 미뤄두고 급한불을 끄기위해 구성원들 모두가 화합. 영웅적 희생. 그리고 영웅에 대한 남겨진 사람들의 존경. 또는 미국 미디어물에서 종종 보여주는 퇴역군인, 베테랑들에 대한 조명...

유치하긴 해도 슬로건 자체는 좋잖아요?


재벌 2세한테 간택받고싶은 여성 허영심 충족시켜주는 여성용 포르노보다는 이런게 사회적 요소든 정치적 요소든 훨씬더 중요한 가치를 내걸고 있다고 생각들지 않나요?

허구헌날
'어딘가 구리고 못된 가증스러운 부유층' VS '불쌍하고 힘없는 서민'
이런식의 계급갈등만 부추기는 미디어물보단.

싸울때 싸우더라도 그건 '집안 싸움' 이고,
외적이 오면 일단 그놈부터 조지고 다음 생각을 한다-

이거,
바로 이게 한국의 거품가득한 반만년 역사에서 제일 결핍되어있고, 중요한 가치관이잖아요

다들 초등학교, 중학교, 고1 통합과정 필수국사까지.
수능때 국사 선택을 안했어도 최소 5년이상씩 국사공부한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데

다들 역사공부하면서 제일 중요한건 안배우고 도대체 뭣들 하는거에요.


영화 '배틀쉽'을 보면, 신식 이지스함이 외계함대에 모두 박살났을때.
주인공 일행이 박물관으로 쓰고있던 2차 세계대전기 아이오와급 미주리 전함을 끌고 나타납니다.

젊은 해군들이 조종법을 몰라 난감해하는데, 박물관 안내원으로 일하던 2차 대전기의 참전용사 퇴역군인 할아버지들이 선글라스에 파이프담배 물며 멋지게 등장하죠.

네 유치합니다.

그런데 재벌 2세, 왕자님, 초인적 남자친구, 간통, 친족 및 출생의 비밀 등등 온갖 막장 요소가 판을치는 한국 미디어물은요?


그것보단 최소한 내자식들한테 어떤 미디어물을 보여주는게 교육에 좋을까요?

[정말로 비현실적] 이기는 해도,
모든 사회 갈등과, 이념논쟁을 접어두고. 공통된 외부의 적을 향해 일치단결하는 모습. 격렬한 갈등끝에 합의점. 도출. 결론을 찾아내서 한 방향으로 일치단결해서 나아가는 모습.



미국 영웅물에서 중요한 포인트가 바로 그겁니다.

걔네들은 결국 어떤식으로든 간에 구성원 내부의 '갈등을 극복' 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것이
단절되버린 부자관계건, 부부관계건, 피부색이건, 신분의 고하건.


퇴역군인, 참전용사들 존경하고 영웅화 해주는게 유치해요?

불륜드라마, 재벌2세 드라마, 슈퍼맨 남자친구 드라마보단 나은데 왜들 그러십니까.

캡틴아메리카가 쫄쫄이입고 방패하나 들고 전쟁터 뛰어다닌다곤해도

아무렴 몇년째 진급도 누락되던 대위가 미군 네이비씰도 두들겨패고 장군이건 뭐간 정면으로 맞받아치면서 지멋대로 행세하고다니는 드라마, 특전사들보고 총 쏘라고해놓고 교관이 사로안에서 늬들 믿는다며 걸어다니는 드라마 보다야 현실성 떨어지겠습니까?


한국인들은요, 본인들은 아니라고 악을 쓰지만 실제로는 유전자 DNA 깊숙이 '약소국 컴플렉스'가 있습니다. 그게 각인이 되있어요 DNA 안에.


그래서 외국 백인남자, 여자배우가 김치 한입 먹어주고 맛있다고하면 온 국민들이 오르가즘을 느낍니다. 한국인 친절하고, 다음에 또 오고 싶다. 강남스타일 안다, 박지성 안다, 김연아 안다고 하면 전 국민들이 절정에 달아올라 숨을 헐떡 거려요.

아버지가 직장에서 진급하는거보다

푸른눈 금발 백인이 비빔밥 맛있다고 엄지손가락 '최고-' 하면서 강남스타일 말춤한번 추면 감격에 겨워 자지러지는 나라입니다.


그게 왜 그럴까요?

아니라고- 아니라고- 부정을해도 '약소국 컴플렉스'가 있어서 그래요.

남이 나를, 우리를 알아봐주는게 좋아서 견딜수가 없는거죠.



항상 삶의 주체가 나 자신, 내 스스로가 못되고
타인의 눈으로 내 삶을 바라봅니다.

항상 '남이 바라보는 나'에 강박스러울 정도로 집착을 하죠.



눈높이는 대기권 바깥에 로켓을 쏘아올려놨는데
현실은 시궁창이에요.

대입시험 결과도 평범했고, 고시를 합격하지도 못했으며, 남들 다 알만한 대기업에 입사하지도 못했죠.

만만한게 영화에요.


헐리우드 영화나왔다고만 하면 '돈지랄' '자본주의로 중무장한' '미국만세' 같은 고유명사 수준의 용어를 일컬어대며 미국을 디스해요

내가 식자층이 된 것 같고 있어보여요.

아 오르가즘 짜릿하죠, 이불속 국제기구.

거기서는 내가 의장이고, 가장 존경받는 지식인이자 석학이 되죠.



... 그러지 말자는 거에요

좀 더 담백할 수 있잖아요.


걸핏하면 계급대결, 빈부대결, 성대결, 시어머니 며느리 고부갈등, 여우같은 악녀와 힘겹고 억울한 싸움을 해나가는 여주인공...


끊임없이 갈등과 대립만 조장하고 어느 한쪽이 대가리 터질때까지 들이받아야 직성이 풀리는 한국 미디어물만 잘난게 아니에요.

우리가 우리스타일이 있고, 우리 문화가 있다면

다른나라에도 그들의 스타일이 있고 그들의 문화가 있는거에요.



남들은 김치먹고 비빔밥 한 솥에 비비는걸 보고 맛있다고 해야하는데
왜 우리는 남들걸 보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손가락질 하고 떠들어대는거죠?


영화에 대한 비평과 호불호를 표현하지 말라는게 아니에요 절대로.

당신은 충분히 이 글이 무슨 글인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출처 :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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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대 가입후 첫글입니다
반갑습니다 :）

P.s
'진지하다' 체크란은 뭔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