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개같은 경우를 봤나 여기가 어디라고.. 여기 내리라구요!?"



"여기까지 데려다 주라고한건 학생 친구들이니까~ 여기서 내리세요. 거 술도 적잖게 취한것 같은데 빨리 내
려서 어디 방이라도 찾아들어가세요. 요세 젊은것들은 뭐가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하는지 원.."






드문드문 가로등이 있는 한적한 시골길목에 기철은 버려지듯 택시에서 내렸다. 잠시 비상등을 켜고있던 택시는 보란듯이 크락션을 한번 울리고 저멀리 한점의 빛으로 사라져 버린다. 택시가 지나간 자리에는 짙은 매연 냄새만이 남아 있었다. 따듯했던 온기마저 몸에서 빠저 나가자 기철은 몸을 부스스떨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이 저런 개같은~ 새끼를 봤나.. 아시발 존나춥네..뭐..어떡하라고 시발.."




찬공기에 정신을 차린듯 기철은 주머니를 이리저리 뒤지다 핸드폰을 열었다. 근데 베터리가 없는것을 발견하고, 핸드폰 베터리를 꺼냈다가 다시끼웠다를 반복하다가 이내 핸드폰을 집어던지며, 무어라고 고함을 지른다. 갑자기 이곳에 내팽게처지기 전까지는 친구들과 함께 술집에 있었다.




기철은 오늘이 생일이였다. 그래서 친구들과 술자리를 갖게된건데, 이상하게도 별로 취하지도 않은것 같은데 정신을 잃었고, 정신을 차려보니 택시안 이였다. 왼손을들어 시계의 램프를 눌러 시간을 확인하니 새벽 한 시가 다되어간다. '분명히 술을 오래 마시긴 마신 모양인데..기억이 잘 안난단 말이지..' 기철은 잠시 망상에 잠겨있다가 문득 자신의 처지를 알아 채곤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





지금 상황이 하도 황당해서 미칠지경이다. 집에서는 하나밖에없는 아들놈 생일을 까먹질않나, 친구놈들이라는게 이딴 장난질이나 처대고 정말 개같은 하루다. 이 개같은 핸드폰 베터리도없어 전화도 못해먹겠고, 일단 전화라도 해야하는데 이 새벽에 어디로 간단말인가. 일단 이리저리 가다보면 집하나 나오지않겠냐라는 생각으로 걷기 시작한게 대충 20분째인데, 집하나가 보이질않는다.




그렇게 힘없이 발걸음을 내딛는데 갑자기 뒤에서 라이트가 터저나왔다. 놀라서 뒤돌아보니 그냥 하얀색 미니간판이다. 하얀산장이라고 적혀있는걸보니 팬션같은데, 지금 새벽에 저딴걸 틀어서 뭐하나 싶다가 문득 저 간판아래 전기선을 따라 가다보면 뭐가 나오지않을까 하는 생각에 무작정 살길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지나지 않아 전봇대가 나타났다. 자세히 살펴보니 '하얀산장'이라고 적혀있는 방향표시가 있었다.




그렇게 방향표시만 믿고, 걷기 시작한지 몇분만에 코앞에서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점점 다가설수록 '하얀산장'이라고 적혀있는 작은 간판이 선명해지고 있었다.




"띵동..똑똑.."




벨과 문을 번갈아 누르고 두드리고를 한지 1분 정도가 흘렀지만, 안에서는 미동조차 없어보였다. 3층크기에 호화스러워 보이는 팬션이라 관리인쯤은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다시금 아무리 초인종을 눌러봐도 인기척따윈 없었다.




"누구없어!!!!"




제발 누가 나와달라고 소리친건 아니다. 단지 이렇게 소리질러 사람이 없다면 유리창이라도 부쉬고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였다. 너무추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순간 안에서 인기척이 들리기 시작했다.




작은 소포함투구처럼 생긴 넙적한 칸막이에서 손가락이 나오는듯 싶다가 그곳에서 말문이 터저나왔다.




"누구요?"




중년남성쯤 되보이는 목소리톤으로 놀란듯이 음성이 흘러나왔다.
나는 말투를 가다듬고 입을 열었다.



"저기, 사정이 있어서 그런데 전화한통만 빌립시다."


"거참 여기 전화없어요. 원래 관리인이 아니라.. 혹시 관리인 찾아오셨수?"


"그런건 아닌데.....저 하루만 재워주실수 있으세요? 사정이 생겨서.... 좀 도와주세요"


"뭐 이런시간에 참내.. 수상한 사람 아니죠..? 들어와요. "




문이 열리고 거구의 남성이 보인다.
잠시 거구의 남성때문에 위축이 된다. 눈치라도 챈듯 거구의 남성은 날보며 소리친다.




"거 빨리들어와요. 날씨가 추워서 잠깐만 열어놔도 한기가 서리니까.."


"아..네네"



황급히 들어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