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아침 6시에 일어나야하는 군인이 어찌하여 여기서 어슬렁 거리고 있는건지;;


우쨔뜬 소인의 단짝 무리는 애니멀즈다..


한 녀석은 어쩌다보니 부엉이가 되어있었고（일명 코리아빠-_-초딩은 모를거다）


또 한 녀석은 중딩 올라가서 이미지가 그렇다해서 고양이로 불렀다


한놈은 엄청난 털（?）때문에 원숭이;;;


그리고 나.. 코끼리..（이유는 묻지 마라 다친다-ㅅ-）


어쨌든 간단한 소개가 되었으니 거두절미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제부턴 모두 별명으로 말하겠다）




우리의 크리스마스 행사는 중3때부터였다.


행사라고 해봐야 별 거 없다.


집근처 구석탱이 공터에 작은 불을 지펴놓고 고구마, 감자, 소세지등등을 구워
먹고 우리끼리 신나는... 머 그런거다.


어쩌다보니 그 놀이는 그 이후로 연례 행사가 되버렸고...


카사노바 원숭이를 제외한 궁상덩어리 셋은 쓸쓸한 크리스마스를 활기차게 보내기 위해 매년 이맘때가 돌아오면 노력에 노력을 거듭했다..



그러기를 3년....


절정의 해가 도래했다.


고1때의 순수했던 우리들의 약속...


"고3 수능 끝나고 모일때는 하나씩 끼고 오자 안 끼고 오는 녀석은 따 시키기다"


기적이 일어났다.


내가 여자친구가 생겨버린 것이다-ㅅ-


하지만 예상을 뒤엎은 사건이 벌어졌다. 카사노바 원숭이군 마저도 여친이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 철이 들어 버린 것이다...


누가 알겠는가.. 이 털복숭이가 2년 동안 30명 이상의 여자를 갈아 치웠다는 것을..（앗! 말이 옆으로 샜다-ㅅ-）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혼자만 짝궁이 있는 관계로 도리어 왕따가 되버릴 위기에 쳐해졌다.

하지만 운 좋게도（?） 그 여인네는 할머니댁에 갈 수 밖에 없는 상항에 쳐해졌고
원숭이가 빠진 삼인의 크리스마스 축제가 시작됐다.



이날 원숭이는 우리의 갖은 협박에도 미대 실기 준비때문에 서울에서 내려오지
못했다.（참고로 소인이 사는 곳은 대전）


몇일 전부터 이래저래 준비하던 우리에게 여러가지로 찝찝한 크리스마스가 되었지만 그래도 부엉이의 관찰력에 한가지 아이템을 확보하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닭 염통!!!!


（두둥!!）


길 거리에서 팔고있는 꼬치를 아는가?


짧은 막대기에 네개의 염통이 붙어있는 그 꼬치...


부엉이의 집 근처 시장에서 냉동 염통을 팔고 있었던 것이다.


3000원 짜리와 5000원짜리...


우리는 소심한 마음에 3000원 짜리를 들고 행사장으로 향하는 와중에 가래떡과 햄, 소세지를 사들고 걸음을 옮겼다.


어렵게 어렵게 한창 공사를 하고있는 공터옆 교회-_-에서 갖은 공사 자재를 훔쳐와서 불을 지폈다.


불이 한창 활활 타오르기 시작하자 우리는 가지고 온 고구마를 불속에 대충 집어 넣었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알겠지만 이 경우 고구마의 반 이상이 재가 되버린다_-_


어쨌든 활활 타오르는 불 앞에서 우리는 맥주와 소주를 조금씩 까면서 광란의 밤을 보내고있었다.


언제나 그랬듯이 주변에 있는 나뭇가지를 꺾어와 소세지등을 궈 먹으며 밤을 불사르고（?） 있었다.


자~~


이제 오늘의 궁극의 필살기... 닭!!! 꼬!!! 치!!!


두근 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단단하게 얼어있는 꼬치덩어리에서 딱 세개만을 떼어내 하나씩 손에 들었다..


두근... 두근...


이미 양손 가득 들고있는 가랙떡과 소세를 한 손에 몰아 쥐고 우리는 꼬치를 익히기 위해 불에 가져갔다...


.
.
.
.

그렇다...


우리는 바보였다-ㅅ-


꼬치의 막대기가 너무 짧은 것이었다;;;


현실에 절망감을 느끼며 쓰러져가는 우리는 부엉이의 아이디어로 광명을 맞았다.


그 아이디어란 바로 바닥에 꽂아 두는 것이었다.



너무나도 간단한 생각이지만 막대기가 짧다는 것도 몰랐던 우리에겐 엄청난 생각이었다-ㅅ-


세사람은 꼬치를 나란히 바닥에 꽂아 두고 한손에 몰아쥐고있던 가래떡과 소세지등을 구워 먹으며 떠들고 있었다. （그 당시 나는 통화를 하고 있었다）


한참의 시간이 지나고 붕엉이는 인내력의 한계를 맛보며 꼬치에게 다가갔다.


"얼마나 익었나 볼까~"


두근...두근....


불에 직접 구운 꼬치....


고양이와 나는 반짝이는 눈으로 부엉이의 손이 꼬치의 막대기를 잡는 순간을 바라보고있었다.（이 당시에도 통화중이었다）


"앗!! 뜨거!!!!!!!!!!!"


부엉이는 막대기를 잡아들자마자 반사적으로 손을 뒤로 내 뻗었다.


그렇다. 불에 너무 가까이 있어서 막대기가 슬쩍 탔던 것이다.


고양이와 나는 바닥을 뒹굴며 웃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웃음소리 사이로 가소롭다는 듯한 부엉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흐흐... 그래도 막대기는 안 놓쳤다"


부엉이는 자신만만한 미소를 머금고 뒤로 뻗었던 팔을 천천히 앞으로 내밀었다.


어둠속에 숨어있던 부엉이의 팔이 불빛에 완전히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고양이와 나는 자지러졌다.



부엉이의 손에 들려있는 건 막대기 뿐이었던 것이다.


팔을 뒤로 내뻗는 원심력으로 인해 고기만 멀리 날아가 버렸던 것이었다.


부엉이는 짜증을 내며 들고있던 막대기를 불속에 집어 던졌다.


여전히 웃고있는 내 웃음 소리 사이로 고양이가 다가왔다.


"내 것도 탔나 봐바."


그 말에 모두의 시선은 다시 고양이의 꼬치로 모여졌고..


시선이 멈춘 곳엔 내 발에 밟혀 불속으로 쓰러져서 처절한 몸부림을 하고있는 고양이의 꼬치가보였다.


왠지 웃긴다-ㅅ-


그래서 또 웃었다.


그렇게 미친듯이 웃다가 앞의 두 사례를 생각하며 혹시나 하는 생각에 나는 내
꼬치를 손에 집어 들었다.


아무리 뜨겁다 하더라도 익혀 먹고야 말겠다는 일념으로 굽기 시작했다.


그 당시 왼손에는 핸폰을... 오른손에는 꼬치와 소세지를 들고있었다.


"코끼리야."


부엉이를 쳐다봤다.


"니 꼬치 줘봐"


아... 이 녀석이 내가 힘들어 하니까 궈주려나보다...


어리석었다....


내 손을 떠나간 꼬치는 1초도 안되서 다시 부엉이의 손을 벗어나 불속으로 다이빙 하고 있었다.


"너는 먹을 수 있을 줄 아냐??!!"


부엉이의 마지막 대사....


그 황당한 몸부림에 어이없다는 걸 느끼지도 못하고 그 자리에 쓰러져 미친듯이 웃어버렸다.


머.. 결국은 셋다 불에 궈먹는 건 포기하고 부엉이의 집으로 쳐들어가서 후라이팬에 궈먹었다.


에효효;;;


너무 길어져버렸네.


내일 출근 해야하는디...


참고로 본인은 KGB라오...


들어 보시어쏘??


KGB.. 코리아 좃도 방위-ㅅ-
UDT라고도 한다오.. 우리동내특공대...


우쨔뜬 위 야그는 소인이 가끔 술자리에서 타인을 웃기는 용으로 사용하고 있소만 워낙에 문장력이 저조한 관계로 웃음이 전달되지 않았을 것 같소만...


읽느라 수고했네..



나도 쓰느라 참으로 수고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