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대세에 따라 편하게 음슴체.



주특기의 정점을 이루는 상병 말때의 일이네..

그때가 주말이었는데, 행보관이 낡은 건물 지붕으로 선로를 새로 하나 가설하라는거임
그래서 아 이건 위험하니까 가설병이랑 같이 해야 한다고 하니까 "너 혼자 못하냐?" 라면서 나에게 적절한 도발을 시전. ㄱ-

자존심에 스크래치를 입은 전 기어이 부사수 한명 댈꾸 와서 작업을 시작했는데..

그래도 후임한테 위험한 일 시킬 순 없으니 내가 지붕으로 올라갔지요.
주특기가 정점에 이르렀던 때라 나에겐 한치의 두려움과 망설임도 없었어ㅋㅋㅋㅋ

아무 의심 없이 당당히 지붕으로 올라가서 가설 작업을 완료하고 다시 사다리가 있는 곳으로 돌아오던 중..
갑자기 발 아래가 와지직 하더니 금이 가네?

이건 그냥 금이 아니었어. 그저 소리만으로도 알 수 있었지. "아 떨어진다."
정말 딱 이렇게 생각하는 순간 영화에서처럼 지붕이 푹 꺼지고 -_- 그대로 낙하

워낙 낡은 건물이라 지붕 내부도 나무로 지어졌었는데,
살아보겠답시고 나무 기둥을 잡았건만 세월의 흔적일까, 잡았던 기둥마저 힘없이 부러져서 그대로 자유낙하.


그당시 떨어질 때 두 눈으로 본 장면은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는다ㅋㅋㅋㅋ 나로인해 부서지는 나무기둥들..


떨어지고 나서 나는 바로 정신차리고 눈을 떠봤는데 난 엎어져있고 전투복은 찢어져있고 장갑 하나는 날아가있고ㅋㅋㅋ 잠긴 문 밖에서는 부사수가 날 부르고 있고.. -_-;;
나중에 얘길 들어보니 한 30초간 불러도 대답이 없었다 함. 나는 바로 대답했다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살짝 기절했었던 듯...

그 건물이 2,4종 창고였는데 딱 나 떨어진 곳만 아무것도 없었고 사방에 난로며 야삽이며 각종 위험한 잡동사니들이 쌓여있었음ㅋㅋㅋ 그때 하이바 쓰고 작업했었는데 그것도 한몫 한 듯 ㅇㅇ

사실 나 떨어지기 몇달 전에 예하 대대에서 어떤 하사가 나랑 비슷한 높이에서 떨어져서 하반신 마비 된 일이 있었음.. 그에 반해 나는 말짱하니.. Thank God.

그리고 지휘부의 과장님 한분이 오셔서 급히 문을 따고 국군병원으로 후송ㅋㅋ

그당시 과장님은 사무실에서 창밖을 보며 담배를 태우고 있었는데 나를 발견, 지붕에서 갑자기 없어진 나를 보고 무슨 특공대인 줄 알았다 함ㅋㅋㅋ

덕분에 행보관은 징ㅋ계ㅋ, 그러면서 한다는 말이 "저는 처음에 하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에 중대 애들은 분ㅋ노ㅋ, 이후에 열린 마음의 편지（소원수리）의 레이드 타겟이 되어 몰표 당함ㅋㅋㅋ

분명 내가 위험하다고 일렀지만 강제로 작업을 시켰으니 ㅉㅉ
여튼 이 일로 주말 작업 완전히 통제되고 주말엔 휴식 보장ㅋㅋ
그리고 나는 중대 교육의 소재로 쓰임ㅋㅋ

주임원사 曰 "이 사건을 보고 우리가 알아야 하는 것은 바로 작업할 땐 반드시 보호장비를 착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알았나?"


하지만 내가 느낀건 달랐지.
그때 갔던 외진이 첨이자 마지막 외진이었는데, 국군병원 간호장교들은 얼굴 보고 뽑히는거란걸 알게됐지요. ㅇㅇ



결론은 일반 여군보다 국군병원 간호장교들이 훨 이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