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촌 파우스트 -- 납량특집 II
수개월간 하루도 쉬지 않고 꿈속에서까지 생각을 거듭하며 머리가 뻐개질 지경까지 지독한 노력을 계속하던 어느 수학자가, 어느 날 드디어 이제까지 불철주야 노력하여 얻은 수천 페이지의 계산과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순간을 맞이하였습니다. 목표하던 문제의 해결이 벽에 꽈악 가로막혀 더이상 어찌하여볼 수 없는 상황에 도달하고 만 것이었습니다. 시간은 오후 4시경, 비스듬이 비쳐드는 오후의 햇살 속에 연구실 의자에 허탈한 심정과 텅 빈 머리로 맥없이 앉아 있던 수학자는 문도 열리지 않았는데 누가 들어와 있음을 깨달았지만, 별로 놀라지도 않고

"거기 누구신가요?"

하고 물었습니다. 무례（?）한 침입자는

"저는 악마입니다. 당신의 영혼을 제게 파신다면 무슨 소원이든지 들어드리겠습니다."

하고 말하는것이었습니다.

피곤하고 허탈감에 지친 수학자는 망설이지도 않고 （기분이 최고로 나빠서 영혼이고 뭐고 다 귀챦다는 심정이었으므로）

"영혼? 가지시오."

하고 내뱉았습니다. 악마는 의아한 얼굴로,

"저, 아직 소원을 말씀하시지 않았쟎아요?"

하고 물었습니다. 수학자는 그때에야 얼굴을 악마쪽으로 돌리면서,

"그래요? 그렇다면, 리만 가설 （Riemann Hypothesis） 의 증명을 가르쳐 주시오."

하고 말하였습니다. 악마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리만 가설이요? 그게 뭔데요? 하고 묻는것이었습니다. 수학자는 리만 가설이 무엇인지 가르쳐주었습니다.

（참고: Riemann zeta 함수는 1 + 1/2^z + 1/3^z + 1/4^z + ..... 로 정의되는 함수인데 （z 는 복소변수）, 이 함수가 0 =< Re z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