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21살 휴학생이다.

어렸을때 사고로 한쪽눈이 안보이고 한쪽귀가 안들린다.

한쪽 시력을 잃고나서 학교에서 쳐다보는 눈초리가 싫어서 자퇴도 했고

검정고시 합격으로 대학교에 붙었다.

우리집엔 돈이 없어서 등록금도 내가 악착같이 벌었고

아직까지도 집에 컴퓨터하나 둬본적이없다.

그래도 난 내 옆에 사람들이 있어서 행복했는데

어머니가 쓰러지시고 아버지 사업이 사기를 당해서 망하니

눈앞이 정말로 캄캄해지더라

결국 대학교 그만두고 잡일들 다하면서 살고있는데

결국 어머니께서 내곁을 떠나고 아버지마저 쓰러지니까

삶에 미련이 사라지더라

그래서 결국 아무도 없는 거실에서 멍하니 앉아있는데

'내 인생의 결말은 이렇구나'하고 생각하니까 갑자기 눈물이 나더라

한참을 울다가 결국 칼을 집어들어 손목에 갖다대는데

손목에 느껴지는 차가움이 왠지 편안하더라

그렇게 나는 손목을 그어버렸다.

그런데 정신을 차려보니 병원이더라고

내친구가 위로해주러 왔다가 죽어가는 날보고 데리고왔다네

근데 더웃긴건 살아남았다는 안도감보다

죽지못했다는 공포감이 먼저 들더라

그렇게 다시 힘겹게 팔에 꽂힌 링거를 뽑고

'이번에는 떨어져 죽어볼까'생각하고 창문을 여는데

그 수많은 건물 사이에서 해가 뜨더라

아주 밝고 아름답게

무엇인가에 홀린듯 쳐다보다가 갑자기 눈물이나고 여러가지 생각이 들더라

'나는 과연 노력이란걸 해봤을까'

'나하나 죽는다고 이 상황이 바뀌어줄까'

한참을 울면서 생각하는데

뒤에서 날보러 와준 친구가 안아주면서 말하더라

'니가 만약 죽을거란 생각을 한다면, 나는 너를 살릴 생각만 해줄게. 한번만 다시 살아봐'

그동안 내가 이놈과 같이 웃고, 놀고, 싸웠던 생각이 밀려오는데

어찌나 서러웠을까 간호사가 놀라서 올정도로 울었다

기운을 차리고 누워계신 아버지 앞에서 맹세했다

'내가 정녕 한쪽눈이 안보이고 한쪽귀가 안들릴지라도

그만큼 더 보고 그만큼 더 들으면 되는것 아닌가

나보다 더 힘들고 어려운 자들이 있는데

이렇게 약해져야 되나

다시 시작해보자'

내가 이글을 쓴 이유는 나와같이 어려운 순간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는 사람들을 위해서야

더이상 삶에 미련이 없어질때 가끔은 해가 뜰때까지

주위사람들을 생각해 보는게 어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