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설윤성.

고등학교 2학년생이며, 특징은 그닥 없는 지극히 평범한 남자다.

그러나 나에게는 평범하지 않은 여동생이 한 명있다.

이름은 윤희, 나와는 다르게 우수한 유전자를 전부 가져가버렸는지

예쁘고 성적 좋고 몸도 좋다.

사람들은 그런 여동생이 있으면 좋겠다고 하는데 나는 별로 달갑지 않다.

사이가 좋지 않기 때문이고, 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함과 동시에 비교를 당했기 때문이다.

나와는 사이가 매우 좋지 않음을 넘어서 무시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왜 그런지는 짐작이 간다. 자기는 이렇게나 우수한데 오빠란 놈이 지극히 평범해서 그런 것 같다.

나 : 다녀왔습니다.

엄마 : 오늘은 좀 늦었네?

나 : 어, 친구랑 PC방 좀 갖다오느라고...

엄마 : 너 이제 곧 수능인데 공부 좀 하지...

나 : 하고 있어.

그리고 내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여동생과 눈이 마주쳤다.

나 : 다녀왔어.

여동생은 아랑곳 않고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언제나 이렇다.

엄마 : 갔다 왔으면 샤워해라.

나 : 응.

그 때 여동생이 다시 방에서 나왔다.

그리고 거실에서 초코 우유를 하나 꺼냈다.

나 : 샤워했어?

여동생은 무시했다.

나 : 아니, 샤워 안 했으면 나랑 같이 샤워할래?

여동생 : （얼굴이 붉어지며） 하, 하아?

나 : 어렸을 때는 나 샤워한다면 같이 할거라고 막 그랬었...푸헉!

여동생은 내 발을 밟더니 이내 방으로 들어갔다.



* * *

다음 날.

일어나니 여동생은 벌써 아침밥을 먹고 있었다.

얼굴에는 옅은 화장을 한 상태다. 교복도 벌써 다 입었고 머리도 깔끔하게 정돈되어있었다.

매일 이렇다. 항상 새벽 6시에 일어나 준비를 하는 모양이다. 부지런도 해라...

엄마 : 밥 먹어.

나 : 네.

여동생 : ...기분 나쁘게 뭘 그리 쳐다 봐?

나 : 아니, 그냥 너는 어느 남자가 데려갈까 싶어서.

여동생 : ...무슨 뜻인데?

나 : 그냥.

그리고 말 없이 밥을 먹었다.


* * *


등교를 위해 집을 나서니 절친인 한돌이가 나와있었다.

한돌 : 요!

나 : ㅎㅇㅇ

그 때 나와 같이 나온 여동생이 한돌이를 빤히 쳐다보더니 나를 보았다.

여동생 : 너, 말 섞는 여자는 있어?

나 : 갑자기 무슨... 없기는 한데...

여동생 : 흐음.

그러더니 여동생은 먼저 학교에 갔다.

한돌 : 너희 여동생은 진짜 언제봐도 너무 예쁘다... 나랑 좀 어떻게 안될까?

나 : 되겠냐. 인기 많겠지.

한돌 : 그렇겠지...


* * *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한돌이는 바로 옆 동에 살아서 먼저 간다고 올라갔다.

집 앞으로 오니 여자 두 명이 보였다.

알고 보니 여동생하고... 친구인 모양이었다.

근데 유유상종이라고 했던가, 친구도 엄청난 미인이었다.

나 : 윤희야.

여동생은 대답하지 않고 친구와 계속 얘기를 나눴다.

나 : 윤희야.

들리지 않는 건가.

여동생 친구 : 윤희야, 저 사람 너 부르는데?

여동생은 싫은 표정을 지으며 나를 봤다.

여동생 : 뭐.

나 : 아니, 그냥... 집 가다가 보이길래.

여동생 : 그냥 가지?

여동생 친구 : 아는 사람이야?

여동생은 아무 말 없이 곤란하다는 듯 입술을 깨물었다.

정말 창피한건가... 조금 속상했다.

나 : 얘 오빠.

여동생 친구는 그 말을 듣자 손뼉을 치며 매우 좋아했다.

여동생 친구 : 아! 반가워요! 저는 이민아라고 하고, 윤희 친구에요.

나 : 아... 반가워. 나는 설윤성이야.

민아 : 윤희가 있죠~ 맨날 학교에서 오빠 얘기만 하거든요.

여동생 : （얼굴이 붉어지며） 무, 무슨!

나 : 어?

민아 : 뭐 자기 오빠가 오늘 아침에 뭐 했다느니 집에 빨리 가보고 싶다느니 ㅋㅋㅋ

여동생 : （민아를 때리며） 그, 그만해!

나 : 하?

민아 : ㅋㅋㅋ 또 있죠 오빠한테 아는 여자 있냐고 물어봤다고 했는데 없다고 했다고 "그 고자같은 놈 없을 줄 알았어"
라고 말하면서 한심하다고 말했는데 기분 좋은지 웃으면서 말하더라구요.

나 : 아니 뭐가 뭔지 모르겠어. 나는...

여동생 : 그만해!

여동생은 소리를 빽질렀다.

눈가에는 눈물이 조금 고인 상태다.

민아 : 아..

나 : 윤희야 그....

윤희는 조금 숨을 헐떡이다가, 훌쩍거리더니 그대로 뒷걸음질치고 있었다.

그리고 뒤로 내빼며 달리려고 할 때, 나는 동생의 손목을 잡았다.

민아 : 윤희야... 미, 미안해... 나는 그냥...

나는 그대로 동생을 안아주었다.

여동생 : 뭐, 뭐하는 짓...

나 : 뭐 학교가서 가족 얘기 할 수도 있는 거잖아. 그렇지? 뭐 그것 가지고 울고 그래...
너는 이렇게 예쁘고 귀여운데, 성격은 좀 그렇지만. 그러니까 오빠가 한심해보이고 그걸로 학교에서 뒷담화 할 수
있는거지.

여동생 : 그, 그게 아니...

나 : 그리고 난 그렇게 속 좁은 사람아니야. 그러니까 나는 괜찮아. 울음 그쳐.

여동생 : .......

민아 : 아, 저, 그... 죄송해요... 윤희는 오빠 좋아하는 줄 알고... 저는 그냥...

나 : 그럴 리가 없잖아. 집에서는 계속 무시만 하는데. 나같아도 싫어하겠다.

여동생 : 그, 그러니까 그게 아니...

나는 여동생을 품에서 놓아주며 미소지었다.

나 : 나는 먼저 들어가볼게. 미안해, 여자들 얘기하는데 끼어들어서.


* * *

난 집에 들어와서 샤워를 하고 나왔다.

그리고 방에서 컴퓨터를 하고 있을 때.

똑똑.

난 엄마겠거니 하고 문을 열었는데... 여동생이었다.

나 : 왜?

여동생 : 그... 아까는 있지... 미, 미안해...

나 : ㅋㅋ 괜찮다니까. 너한테 미움 받는 거 한 두번이냐.

여동생 : 진짜... 너는 둔감한 거야, 모르는 척하는 거야...

나 : 어?? 뭐가?

여동생 : 됐어! 바보.

여동생은 그러더니 방문을 쾅 소리나게 닫았으며 나갔다.

그리고 1초도 안 돼서 다시 방문을 열고 고개를 빼꼼히 내밀더니.

여동생 : 민아가 너 싫대. 그러니까 건들면 죽을 줄 알아.

그리고 다시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