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룡호 선장 마지막 교신

[스포츠서울] 러시아 베링해에서 조업 중 침몰한 사조산업의 명태잡이 어선 '501오룡호' 선장의 마지막 교신 내용이 공개돼 네티즌의 눈시울을 붉혔다.

김계환 선장의 동생 김세환（44）씨는 3일 "이양우 선장으로부터 지난 2일 밤 국제전화를 받았는데 이 선장이 형님의 마지막 무전교신내용을 알려줬다"고 말했다.

세환 씨가 밝힌 형님의 마지막 교신내용은 이렇다.

김 선장은 배가 가라앉기 직전 이양우 선장에게 "형님에게 하직인사는 해야 될 것 같습니다"고 마지막 무전을 보냈다고 한다.

무전내용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눈치 챈 이 선장은 "빨리 나와. 나오라구…"라며 소리쳤고, 김 선장은 단호한 목소리로 "저는 이 배하고 끝까지 함께 가겠습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선장은 결국 "나중에 탈출하게 되면 소주 한잔하자"며 김 선장의 무사귀환을 바란 것이 마지막 교신이었다고 세환 씨는 전했다.

김 선장은 또한 마지막 순간 동생 세환 씨에게도 전화를 걸었다.

김 선장은 오후 1시 14분께 세환 씨에게 전화를 걸어 "세월호처럼 침몰하고 있다. 시간이 없다"는 말만 남긴 뒤 10초 만에 전화를 끊은 것으로 전해졌다.

통화시간은 현지시간으로는 오후 4시 14분께로 김 선장이 회사로부터 퇴선 지시를 받은 후 약 14분이 흐른 뒤다.

김 선장은 평소 인품이 훌륭해 선원들이 많이 따랐고 오룡호에 탑승했다가 실종된 한국인 선원 대다수가 김 선장을 믿고 조업에 참여했다고 실종자 가족들은 전했다.

한편, 이번 사고로 숨진 선원은 한국인 6명, 동남아 선원 9명 등 15명이다. 구조된 사람은 7명이며 나머지 38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사조산업 측은 시신을 인양한 수색선박에 경력이 오래된 한국인 감독관이 승선해 있어 한국 선원들의 신원확인은 비교적 쉽지만 외국인 선원의 신원을 파악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은 "오룡호 선장 마지막 교신, 안타까워", "오룡호 선장 마지막 교신, 충격", "오룡호 선장 마지막 교신, 마음이 안 좋다", "오룡호 선장 마지막 교신, 진정한 선장", "오룡호 선장 마지막 교신, 세월호 때와 비교돼"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