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서운 놈을 한명 알고있다



글:평온







그러니까.. 경관님 그게말입죠.. 것참 이야기를 어떻게 꺼내야할지 모르겄네 아무

튼 말입죠 제가 지금 아주 무서운 놈을 한명알고있습죠 어휴 뻥아닙니다요 제얘기

나 한번 들어봐주십쇼 캬악, 퉷! 그러니까 그무서운 놈을 어떻게 알게되었냐 하믄,

한 1시간 전쯤이었습죠 비가 이렇게 부슬부슬 오는디 제가 딱 요앞 슈퍼에 가려고

나오는 길이었습죠 이상하게 그날은 비가 오는지 밖에 돌아댕기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습죠 그때 딱 길모퉁이를 도는디 웬 꺼먼 옷을 입은 놈이 커어~다란 가방을 하

나 들고 지나가더랬죠 그런디 고 자슥이 저를 못봤는지 부딫히고 지나가는 거요 나

는 고때 뭔노무 젊은자슥이 대낮부터 술처먹고 가는갑다 하고 무시를 혔는디 내팔

에 보니까는 요, 요 핏자국 보이십죠? 요것이 그때 묻은 핏자국입죠 아무튼 간에

암만봐도 이상한거요 고래서 집앞 슈퍼에 가는것도 잊어묵고 고 놈을 따라갔더랬죠

헌디 아글쌔 그놈이 쩌어기 은행뒤에 산하나 있지않습니까? 그기에 막 올라가는거

요 뭔놈의 자슥이 걸음걸이가 그렇게 빠른지 따라가는데도 겁나게 힘들었습죠 아무

튼 그놈이 거 저 아래 사는 김씨아재네 묘근처에서 딱 서더니 고 겁나게 큰가방에

서 삽자루 하나를 꺼내더랬죠. 고때 고자슥이 주위를 막 두리번거리는데 하마터면

걸리는줄 알았습죠 아무튼 그놈이 그 삽자루로 땅을 막파재끼는데 나는 거그서 하

마트면 무서버가꼬 걍 내려올뻔했는디 내가 딱 요 콩알만큼 용기를 가지고 지켜보

기로 마음먹었습죠 그래가꼬 한참을 그렇게 막 파드니마는
삽자루를 땅에 요롷코롬 딱 꽂고는 가방을 주섬주섬 열더랬죠 난 요 팔뚝에 묻은

피때문에 자세히 볼라켔는디 저 밖에오는 망할놈의 비때문에 잘뵈덜 않는디 딱 보

이는게 시뻘건 고깃 덩어리 같은거였습죠 어찌나 놀래가꼬 가던길을 부리나케 도망

쳐와부렀는디 가만생각해본게 그때 본게 사람 팔인거같았습죠. 어휴, 경관님 어디

가십니까 지말좀 끝까지 들어봐주십쇼 저 지금 겁나게 무섭습니다. 아무튼 부리나

케 내려오다가 놀랜맘좀 재울라고 슈퍼에 들어가서 담배한갑 사가꼬 나옴시롱 아까

내려온 산을 보니께 아 글씨 그놈이 저 위에서 찬찬히 걸어오는게 아입니까? 난또

무서버가꼬 골목뒤에 숨어가꼬 보는디 고놈 가방이 딱 보기에도 텅텅 빈거같이 보

였습죠 암튼간에 고놈이 내려오드만 방금 제가 들어갔던 슈퍼에 들어가는거이 아입

니까 그렇게 한참을 고러고 안나오드만 내가 딱 집에갈라고 골목에서 나올라하는참

에 고놈이 슈퍼에서 나오는게 아입니까 그래서 척봤드만 가방에 뭐가 불룩하게 들

어가있는기요 흐미 그때만 생각허믄 손발이 떨려가꼬 말을 몬하겄네 그래가 고놈이

다시 산에 올라가는게 아니겄소? 해서 내가 슈퍼에 들어가봤더니, 어휴.. 말이아니

요 들어가자마자 피냄새가 코를 후벼파는디 흐미 그냥 그자리에서 기절혀불뻔하다

가 간신히 기어나와가꼬 집으로 냅다 도망치는디 딱 머릿속에 지나가는 생각이 아

내가 여서 도망가믄 안되는거이구나, 고놈 얼굴이나 제대로 보고 내려오자 해서 산

으로 막 올라갔습죠 내가 어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모르겄소 나도. 해서 아까 그

김씨아재 묘에 갔더니 글씨 그놈이 있는기요! 잠깐, 킁,킁 어디서 피냄새 나지않소

? 아 내 팔뚝에서 나는냄샌가? 아무튼간에 고놈을 숨어가꼬 얼굴볼라고 요리조리

지켜보는디 역시 정의는 하늘의 편인갑소 고놈이 딱 내쪽으로 고개를 돌리드마 씨

익 웃는기요 요롷게 씨익, 개자슥이 웃긴 왜웃어, 그래 고놈이 웃으니께 내 소름이

돋아가지고 저 밭두렁 쪽으로 빙돌아가지고 집으로 돌아갔다가 여기로 오는길이요

안믿겨지시오 경관님? 저기 은행뒷산 김씨아재 묘에 같이 함가보입시다. 확인하는

거이 젤로 빠르겄지요. 예? 고놈이 어떻게 생겼냐고요? 글쎄.. 비도오고 거리도 좀

있어가 잘 모르겄는디 눈은 요롷게 짝 찢어지고, 코는 겁나게 컸습죠, 꼭 여우새끼

보는것마냥 생겼었는디, 아! 그라제 고놈이 나보구 씨익 웃었다 했잖습니까 고때

고놈 이가 반짝인걸보니까네 아마 은니 가 있는것같은데.. 아! 딱 경관님 은니한곳

그위치였던것같은디, 어라..그로고보니까 경관님이랑 그놈이랑.... 똑닮았네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