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면서 많은 소속과 지위를 얻는다.

학교와 직장을 비롯한 어떠한 범주가 된다.

이는 필연적으로 편협한 사고를 유발한다.

학벌싸움이 그렇고, 현대자동차나 한전 밈이 그렇다.

자신의 그룹에서 우월의식을 갖는다.

내가 성적이 잘나왔을 때 나는 똑똑한 줄 알았다.

내가 연수원을 갔을 때 나는 뛰어난 인재인 줄 알았다.

하지만 세상은 넓다. 나보다 부족한 사람이 뛰어날 수도 있다.

나보다 잘 난 사람이 모자랄 수도 있다.

겸손을 깨닫는데만 꽤 시간이 걸렸다.

사람은 나이를 먹을 수록 타인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만의 기준이 생긴다.

이런게 꼰대, 즉 철 안 든 어른이 아닐까.

그들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반면 아이는 기준이 없다. 살아온 순간이 짧은 만큼, 소속과 지위가 적은 까닭이다. 그래서 편견없이 넓은 스팩트럼으로 세상을 받아들인다.

그렇게 아이는 나이를 먹고, 소속과 지위에 휘둘리는 편협한 어른이 된다.

철이 든다는 건 어른이 다시 아이가 되는 것이 아닐까.

스스로를 어른이라고 생각한, 자신을 이룬 모든 소속과 지위를 버리고 아이처럼 편견없이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

아이에서 어른이 그리고 다시 아이가 되는 것.

사람을 상대함에 있어서 잣대 없이 그 사람을 보는,

산을 산처럼 물을 물 처럼 볼 수 있는 아이가 되는 것.

그게 철이 든다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