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주 전에 제일 친하고 아끼던 친구에게 손절을 당했습니다
설명을 좀 하자면 제가 몸살이 쎄게와서 골골대고 있었는데
아파서 예민했는지 친구한테 조금 짜증을냈습니다
계속도 아니고 딱 한번이요. 진짜 딱 한번 짜증냈어요
진심으로 한것도 아니었고 그냥 평소처럼 장난섞인 투로 냈는데
제 팔을 치더니 아이씨하며 가더라고요

맨날 밤늦게까지 놀다가 친구가 연애한다고 바빠져서 잘 보지않던 상황이었고
친구가 간만에 학교에 나와서 본거였거든요
그래도 간간이 연락은 하고 지냈었는데 갑자기 저랬어요
그후로 봐도 말 한마디 안 하더라고요
그상황이 이해가 안됐어요

내가 뭘 잘못한거지? 말 한마디 없을 정도로 잘못한게 뭐지?
요며칠 내가 화나게 할만한게 있었나?

도저히 모르겠었어요
만나지도 않았고 연락도 안했고 그냥 접점이 없었는데....
갈수록 생각은 많아지고 몸도 안좋으니까 몇배는 더 힘들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러다 고민끝에 얘기 좀 하자고 연락을 보냈어요
한참있다가 답이 오더라고요

미안하다고...
번아웃이 왔대요 힘든일이 많았던 건 알았어요 그래서 많이 신경 썼었고요
근데 가족이나 친구나 연애나 다 너무 힘들대요
자기한테 지금 힘이되는 사람이 애인말고 없대요
자기가 괜찮아졌을때 그때 다시 보자고 근데 기다리기 힘들면 떠나도 된다고...
저를 제일 소중한 친구라고 생각해서 정리하기 제일 힘들거같아서 제일 먼저 저를 정리하는거래요
다른애들도 차차 정리할거라면서
그래서 아파서 주저앉는 저를 봤지만 말도 안걸고
거리두려고 제 팔을 쳤다네요

너무 황당하고 갑작스럽고
배신감이 든다 ㅈ랄하지마라 다른사람도 아니고 너가 어떻게 나한테 그러냐
별말을 다 했어요
근데 그만 얘기하고싶다더라고요
펑펑 울면서 힘겹게 연락을 하다가 소용없을거같아서
알겠다 나중에 꼭 연락해라 이러고
한 시간 뒤쯤 욕하고 뭐라한게 미안해서
장문으로 미안하다 아쉬워서 그랬다 꼭 다시보자는 식으로 보내고 마무리했습니다

아직도 이해가 안가요
나랑 몇년을 붙어다녔는데 같이 놀지않은 날이 훨씬 적을정도로 자주 보고
얼마나 많은얘기들을 했는데 내가 100일도 안된 자기 애인보다 힘이 안 된다는건지...
잘못한거 없어요 2주 넘게 종일 생각을 해봐도 전혀없습니다
데이트하는데 돈없대서 돈 빌려주고 자기 애인이랑 셋이 밥먹고 카페가고 한것도
애인거까지 혼자 부담될까봐 매번 제가 친구애인거까지 반띵해주고
3년 내내 거의 매일 만나서 놀다가 연애하고 갑자기 못봐서 서운한건 있었지만
연애초반이기도 하고 애인을 엄청 좋아하는것도 알아서
먼저 연락 한번없는게 서운해도 내가 먼저하면 되지 하면서 참았어요
솔직히 친구애인이 힘이될만큼 좋은사람이 아니에요
욕도 많이하고 전에 사람 팬적도 있대요
전혀 이해 안되는 말도 많이해요 간단히 예를들면 '친구사이에 예의가 어딨냐' 이런느낌입니다
돈때문에 많이 싸우고 손절도 했었는데 근데도 너무 아끼는 친구라 필요하다할때마다 믿고 내줬어요
돈없어서 추운데 집 걸어간다 그럴때마다 택시타라고 돈 보내주고
같이 일하는데 일 못해서 제가 화내도 끝나고 미안해서 항상 먼저 미안하다 사과했어요
제가 친구에게 해준 물질적인것들이 아깝거나해서 이해가 안되는게 아니에요
전혀 아깝지않아요 아까웠으면 돈이든 뭐든 그렇게 빌려주지도 뭘 사주지도 않았을거예요
그냥 같이 노는게 너무 잘맞고 재밌어서 제가 친구한테 마실거나 밥 사주고 계속 잡아둔 적이나 있지
얘한텐 단한번도 뭘 아낀적 없었어요

몇주가 지났지만 아직 너무 속상하고 이해도 안되고
조금은 화가나기도 하고 여전히 마음이 너무 아파서 글 써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