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일기


아이를 하나 키웠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말썽쟁이 아이를
그래도 나에게는 너무 귀한 한 아이를

학교에 입학하니 나만 엄마 아니였나,
통째로 넣는대도 눈 안 아플 내 아인데
다른 엄마 얘기하니 부족한 내 모습에 마음이 애리누나

어느새 많이 자라 청년 다 된 우리 아이
여자친구 준다면서 꽃 한송이 사왔다네
활짝 핀 꽃가지 옆, 시들시들 나의 청춘

결혼하고 집나가니 남은 것은 없더라도
내 마음속 우리 아인 선명하게 보이누나
가끔 오는 전화통화, 목소리에 만족하네

몸도 늙고 병이 들어 갈 날만을 남겨둬도
내 아이가 찾아오니 함박웃음 짓게 되네
나 가는 날 머릿속에 하나 있을 우리 아이

아이를 하나 키웠다
말썽 없이, 문제 없이 잘 커준 우리 아이
다음 생에도, 내 아이면 한 없이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