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흐...밤 늦게 컴퓨터 못하는데...아버지에게 걸리면 큰일나겟네요. 으 타자기 소리 새어나갈라. 후딱 올립니다.^^ 전편 내용이 이상하다고 하셨는데... 전면 수정은 힘들 것 같구요. 나중에 따로 필체라도 교정해
보겠습니다. 어쨋거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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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의 발소리만이 아파트의 복도식계단의 내부를 타고 흐르는 차가운 침묵을 깨고 울려퍼졌다. 그리고 그렇게 한참간이나 지속되던 발소리가 멈추었다. 정민이 4층의 계단의

중간 부근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정민의 눈 앞으로는 그득히 쌓인 시체들의 더미가 보였다. 비릿한 피냄새는 썩어가는 시체들의 악취속에 묻혀버렸다. 역했다.

금방이라도 욕지기가 치밀 정도로 역했다. 금방이라도 고개를 돌려버리고 싶었지만 편의점을 가야한다는 목표아래 정민은 그것을 찬찬히 살피기 시작했다.

그 중 팔 부근이 완전히 짓뭉개진 시체는 비교적 온전한 얼굴을 정민을 향해 치켜들고 있었다. 정민은 소름이 돋았다.그 자세 그대로 딱딱히 굳은 시체는 퀭한눈을 번득이며 마치 자신을 노려보는 것만 같았다.

쩌억 벌어진 입은 그가 죽기전에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를 단번에 표현해주고 있었다. 정민이 원하지는 않았지만 그 시체의 얼굴이 조금 더 자세하기 보여졌다.

창백하기 그지 없는 피부가 보였다. 튼 입술은 쪼그라들다 못해 마치 수분기가 없는 귤껍질을 연상시켰다. 죽은 사람의 모습이 이리 처참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때 정민은 시체의

입가 부근이 미약하게 꿈틀거리는 것 같다고 느꼈다.

"어?"

정민은 저도 모르게 내뱉었다. 분명히 움직인 것 같았는데... 속으로 되뇌이며 정민은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섰다.

꿈틀... 다시 한번 시체의 입가가 꿈틀거렸다. 이번엔 정민 자신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기에 그 자리에 멈처설수 밖에 없었다.

분명 시체의 입가가 꿈틀거리며 움직였다. 정민의 머릿속으로 섬득한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다. 시체는 분명 움직일 수 없다. 시체가 움직이다면 그건 바로...

이어지던 생각은 자신의 다리를 덥석잡은 창백한 손으로 인해 끊켜버렸다. 입을 쩌억 벌린 그 표정 그대로 시체는 정민의 다리를 움켜쥐었다.

"그억..그어억"

피가래 끓는 소리가 시체의 입에서 터져나왔다. 너무나 끔직하고 거북한 소리였기에 정민의 몸으로 금새 소름이 돋아났다.

시체는 움켜쥔 손아귀를 풀지 않고 조금씩 몸을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놀라 얼이 빠진 정민이 정신을 차리기까지 꽤나 시간이 걸렸고 그 사이 시체는 정민의 지척에 자신의 머리를 떨어트리고 잇었다.

누런 이빨이 드러나며 시체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딱딱히 얼어붙은 볼의 피부가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찢겨나가며 걸쭉하게 마른 피가 배어나왔다. 막 정민의 신발로 입을 가져가던 시체의 머리로 번개같이 쇠몽둥이가 날아들었다.

-파그작.

그것으로 끝이었다. 비린내를 더 이상 맡지 못할 만큼 그것에 노출되었다고 생각했던 정민이었지만 자신의 코끝으로 생생하게 느껴지는 역한 비린내에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었다.

골이 깨진 채 자신의 신발을 더럽히고 잇는 좀비를 바라보지도 않고 성큼 성큼 지나쳤다. 하지만 실상 정민의 속에서는 욕지기가 치밀어 올랐다.

4층의 계단을 다 내려서고 다시 복도를 지나려는 순간 정민은 다시 한번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도저히 믿기 힘든 현실이 그곳에 적나라하게 펼쳐져 잇었기 때문이다.

마치 카페트처럼 복도를 가득 메우고 있는 시체들... 막상 실태가 드러나니 그 충격은 상상이상이었다. 다행히도 간신히 정신을 추스른 정민이 막 엘리베이터 부근을 지날 때 아주 미약한 괴성이 흘러들어왔다.

"그어..그억"

방금 전 자신의 간담을 서늘케 했던 그 소리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 순간 정민은 깜작 놀라며 옆을 돌아봤다.

보였다...

막 자신의 얼굴로 입을 가져오는 노인의 얼굴이 보였다.

너무나 갑작스러웠지만 가까스로 피해낸 정민이 있는 힘껏 몽둥이를 휘두르자 피보라가 일었다.

노인의 목이 떨어져 나갔다. 목이 떨어져 나갔음에도 한 동안 바닥에 떨어진 노인의 입이 뻐금거리더니 이내 서서히 느려져갔다. 마치 붕어처럼 입을 뻐금거리던 노인의 머리는 어는 순간 입을 쫘악 벌린 채

굳어버렸다.

정민은 침을 삼켰다. 끈적이는 침이 넘어가자 두근대던 심장이 아주 조금은 가라앉는 것 같았다.

여전히 아파트의 내부로는 차가운 침묵만이 흐르고 있었고 무언가가 나타날 조짐은 보이지 않았다.

정민은 수북이 쌇인 시체들을 밟으며 조심 조심 걸음을 옮겼다. 물컹거리는 등판과 내장을 짓밟으며 얼마나 걸음을 옮겼을까? 정민은 어는 덧 2층에 도달해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정민은 잠시 멈추어섰다.

머릿속으로 부산히 계획을 되새겼다. 정민이 최종적으로 선택한 계획은 바로 이러했다.

선영이 타고 다니던 자전거의 열쇠키로 아파트의 바로 앞에 설치되어 있는 자전거 주차대에서 자전거의 잠금쇠를 푼다. 곧장 그것을 푼 후 있는 힘껏 페달을 밟는다.

마트에 도착한 후 좀비가 따라오지 않을 경우 자전거를 세워두고 마트로 들어서 최대한 많은 생핌품을 실어온다. 만일 마트내부에 좀비가 있다면 처리하고 만일 감당할

수 없는 숫자라면 자전거를 타고 다시 도망친다.

생각을 끝마친 후 정민은 다시 한번 침을 삼켰다. 침은 평소와는 달리 잘 넘어가지 않았다. 한참간이나 그것을 삼키기 위해 애를 쓰던 정민이 슬그머니 고개를 들었다.

잔뜩 축소된 동공이 심리적 긴장을 잘 드러내고 있었다.

정민은 서서히 일어섰다. 코트의 부근에 덕지 덕지 뭍은 오물을 털어내고 정민은 깊숙이 숨을 들이쉬었다.

"후우.....하아...."

호흡이 끝나는 순간 정민의 두 손이 쇠몽둥이를 매우 단단히 감싸쥐었다. 짓눌린 손가가 벌겋게 물들었다. 정민은 1층의 계단의 반을 내려선 후 1층의 모습을 살폈다.

계단에 쌓인 시체때문에 고개를 숙여야만이 보였다.

그리고 그곳에선 누군가가 등을 지고 선채로 연신 고개를 두리번 거리고 있었다. 간담이 철렁했다.

정민의 손에 쥐인 몽둥이가 슬그머니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 순간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그것의 고개가 확 젖혀졌다. 벌겋게 충혈된 눈동자가 정민을 향했다.

정민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그것이 빠르게 1층의 계단을 타고 올라왔다.

그 어마어마한 속력에 정민은 혼이 빠질 지경이었지만 그의 반사신경은 여전히 민첩했다. 빠르게 한 걸음 물러선 그의 두 손이 위로 확 재껴졌다. 좀비의 두 손이 정민의

목덜미를 향해 날아오는 순간 엄청난 빠르기로 몽둥이가 작렬했다.

풀썩하는 소리와 함께 좀비의 동체가 계단을 타고 마구 굴러떨어졌다. 박살난 얼굴에서 뿜어져나오는 피 분수가 계단을 붉게 적셔갔다.

정민은 숨조차 쉴 수 없었다. 분수를 뿜어대는 시체는 두렵지 않았지만 앞으로 저런 것이 얼마나 있을 지 모르는 일이었다.

온몸으로 한층 더 강한 긴장이 스며들었다. 한층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기는 정민. 그가 1층의 바닥을 밟는 순간 지하실 저편의 어둠속에서 무언가의 눈동자가 희번득거렸다.

-그억거걱걱

정민이 막 왼편으로 도는 순간 격렬한 발소리가 터져나왔다. 막 시체들의 더미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한 정민은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피가래 끓는 괴성이 곧이어 터져나왔고 기가 질린 정민이 아파트를 빠져나왔을 때 결국 사단이 나고야 말았다.

-크와아악 -카륵 -카카락

아파트의 구석 구석에서 비쩍 마른 좀비들이 하나 둘씩 뛰쳐나오는 것이 정민의 눈으로 들어왔다. 창백한 새벽의 여명에 비친 아파트의 모습은 몹시 이채로웠고 그것은 기이하게도 좀비들을 더욱 공포스럽게 부각시켰다.

정민은 급히 자건저주차대를 향해 달려갔다. 빠르게 품을 뒤적거려 열쇠를 찾아보지만 생각만큼 쉽사리 열쇠가 나오지 않았다. 몇번의 뒤적거림 끝에야 그것을 찾을 수

있었다. 곧바로 자전거의 잠금쇠를 푸는 순간 아파트에서 시커면 형체가 튀어나왔다. 돌아본 정민의 눈으로 피칠을 한 좀비의 얼굴이 보였다.

그리고 그 사방에서 뛰쳐나온 좀비들이 자신을 향해 몰려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언뜻 보아도 그 수가 장닌이 아니었다.

정민은 정말 미친듯이 자전거를 빼냈다. 도중에 찰랑거리는 소리와 함께 열쇠가 떨어졌지만 주을 새도 없었다. 갈등하는 기색도 없이 그것을 버려둔 후 정민은 자전거를 빠르게

밀어가며 그곳에 올라탔다. 이미 좀비들은 근 몇m정도 밖에 되지 않는 거리에서 정민을 쫒고 있었다.

정민은 곧바로 페달을 밟고 미친듯이 발을 돌렸다. 자전거로 빠르게 속력이 붙는 것이 느껴졌다. 뒤를 돌아볼 생각도 하지 못한 채 숨이 차오를 떄까지 페달을 밟았다.

근처에서 사선으로 쇄도하던 좀비 중 하나의 손가락이 정민의 코트자락을 스쳤다. 짜릿한 전율이 정민의 몸을 관통했다.

이내 시원한 바람이 불기시작하며 자전거의 속도가 상당히 불어났다. 좀비들의 속력이 제법 빠르긴 했지만 자전거를 당해낼 가능성은 없었다.

안심한 정민이 뒤를 돌아보았을 때 이미 상당한 거리감이 느껴지는 곳에서 자신을 향해 내달리는 좀비들을 볼수잇었다.

정민의 입가로 폭발적인 비웃음이 맺혔다.푸들 푸들 그의 윗입술이 떨렸다.

"씨,씨발. 병신새끼들. 씨...씨발."

그 순간이었다. 빠른 속도로 나아가던 자전거의 앞으로 무언가가 휙 하며 나타났다.

흐릿하던 얼굴이 빠르게 형상화되었다.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입에서 터져나오는 괴성과 자신을 향해 마주쇄도오는 것만으로도 알수 잇었다.

"으아악"

그것은 펄쩍 뛰어오르더니 자전거위에 올라탄 정민의 상체를 그대로 들이받았다.

갈비뼈가 뻐근할 만큼 강렬한 통증이 일었지만 자신의 귓가를 강타하는 엄청난 높이의 괴성에 정민은 정신없이 주먹을 놀렸다.

놈의 손가락이 혹시나 얼굴을 스치지는 않을 까 싶어 최대한 두 얼굴을 보호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거의 정신을 차릴 수 없을 만큼 공황상태에서 우여곡절끝에 정민의 손이

좀비의 살점이 무참하게 파헤쳐진 어느 부분을 격타했다.

쑤욱하며 정민의 손이 들어갔고 다시 빠져나왔을 떄 이미 문드러질 대로 문드러진 좀비의 갈비뼈와 살점이 그대로 딸려나왔다.

시커먼 죽은피가 쏟아져 나오며 아스팔트 도로위를 붉게 수놓았다.

미친듯이 일어선 정민은 좀비의 머리를 마구 짖밟았지만 오래 지속될 수는 없었다. 금새 가까워진 좀비들이 빠르게 달려오고 있었다.

정민은 짓밟던 것을 멈추고 쓰러진 자전거를 일으켜세웠다.

이미 일대에 있던 좀비들 중 대다수가 정민을 쫒고 있었다. 그 수는 어림잡아도 몇십은 넘어보였다.

기존에 뒤를 쫒던 좀비들을 제외하고도 소란을 눈치채고 정민을 쫒기 시작하는 좀비들의 수도 제법되었다.

정말 무서우리만치 수가 많았다. 앞쪽에서도 괴성이 터져나오며 수 많은 좀비가 우르르 몰려들것만 같았다.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이곳 저곳에서 괴성이 들려오는가 싶더니 이내 한 인영이 저 앞쪽에서도 모습을 드러냈다.

왼쪽의 다리가 잘린 좀비는 비척거리며 정민을 향해 다가왔다. 그리고 그 앞으로 수명의 좀비들이 나타났고 빠르게 정민을 향해 쇄도해왔다.

뒤와 앞이 모두 막힌 것이나 다름없었다. 정민은 무작정 페달을 밟았다. 뒤에 비해서는 그나마 수가 적은 앞쪽으로 정민의 자전거가 빠르게 움직였다.

두발을 미친듯이 놀리는 정민의 자전거가 미처 앞쪽에서 다가오던 좀비들이 가로막기도 전에 이미 지나쳐갔다. 하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른 것이 아직도 십수명은 되어보이는 좀비들이 자신의 앞쪽에 위치해

있었다.

정민은 그들을 피하기 보다는 자전거의 속도를 최대로 올리는 것을 택했다.

판단을 내린 직후부터 정민의 두 다리가 맹렬한 회전을 시작했다. 빠른속도로 가까워지는 좀비들...

정민으로서는 부디 그 판단이 맞기를 바랄 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