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때부터였나, 내가 성격이 워낙 물탄듯 유들유들해서 모두한테 친절하게 대해줬음. 적을 굳이 만들지 않으려던 것도 있었고.. 스스로 본성이 착하진 않다는걸 자각하고 있으니 착해서 그런건 아닌 것 같고..

그러면 평범한 친구들은 그냥 무난하게 친하게 지내는데, 좀 겉돌고 다른애들이 멀리하고 그런애들은 결국엔 꼭 나한테 의지하는 모습을 보임.. 내가 뭐 하고있으면 옆에 와서 기다리다 내가 돌아보면 한마디 하고 좀 대답해주면 열심히 이야기 하고..

그런데 그런 상황이 되면 그애가 극도로 싫어졌음. '이새끼 ㅅㅂ 뭐야' 이런 느낌이 밀려오면서 대화하기도 싫어지고 말그대로 꼴보기 싫어짐. 왜그런지도 모르겠고.. 그러면 자기가 뭐 잘못했나 생각하는 애도 있고 눈치없이 계속 치근덕대는 애도 있었고..

지금 일하면서도 후배 중에 되게 일머리도 눈치도 없는애가 있단 말이야? 다른 부서인데 이미 소문 다 나고 거기 부서사람들도 노답 취급하는.. 그애도 처음 들어왔을때 내가 밥도 한두번 같이 먹고 힘들어할때 고민 들어주고 그 부서 사람들 불평도 내가 듣고 그애한테 잘 전달해주고 했는데 또 그런 감정이 생김..

내가 휴식시간에 앉아서 폰보거나 공부하거나 하고있으면 슥 와서는 할얘기도 딱히 없는지 선배님은 워치 안차시냐, 아샷추 많이 드시는데 좋아하시냐, 운동 하시냐, 공부하는거 어려워보인다, 왜 이거 공부 하시냐, 선배님은 빽빽이로 공부하시는구나 이러는데 요즘 좀 많이 짜증남.. 부서에서 갈굼당하는거 보면 불쌍하긴 한데 왜이러는지..

성격이 이래서 쓴소리도 못해요.. 나 쉬고있으니까 너도 가서 일봐라 이런말도 못함..ㅜ

이 착한사람 증후군도 아닌 무슨 기괴한.. 스스로가 너무 답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