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20대 초반이고 사촌동생은 올해 중2야... 나이차이가 좀 나는 동생이라 어릴때부터 상담도 많이 해주고 칭찬도 많이 해줬더니, 애가 나한테 상담을 잘 하는건 좋아... 사춘기인데 부모님한테는 얘기 안하면서 나한테는 얘기해 ㅋㅋ

근데 내가 다른건 다 들어주겠거든? 문제는 사촌동생이 요며칠 연애상담을 하는거야. 연애상담이라기보다는, 나한테 이게 얘가 나한테 호감이 있는거냐구 물어보난 느낌? 근데 난 모쏠이거든? 초등학교때 핑크빛 기류가 살짝 있긴 했고 지금도 간간이 좋아하는 애는 있지만, 나도 티 안내고 상대방이 티 내는것도 눈치 못채는 타입...

이런 사람한테 연애상담을 하는거야, 우리 귀여운 동생은...ㅠㅠ 정말 애기같구 어릴때부터 본 동생이라, 어떻게든 해결을 해주고 싶거든... 애가 이런 말 잘 하는 애가 아닌데, 그만큼 날 믿고 털어놔줬으니까.

나로서는 잘 판단이 안돼서, 누구든 나 좀 도와줘라 ㅠ

우선 상황설명을 하자면, 사촌동생은 중학교때 이사와서 아는 친구가 없었어. 또 성격도 얌전한 애라, 친구도 많이 못 사귀었거든 ㅠ 그래서 단짝 두명 정도랑만 꼭 붙어다니고, 누가 말 걸어도 되게 어색해하고... 여튼 극 I야. 그런데 며칠전부터, 어떤 남자애가 자꾸 기웃거린다는거야.

작년에 같은 반이었던 친구는 아니래. 대화도 한 번 안해봤대. 사실 같은 반 되기 전까진 자기 힉년에 있는지도 몰랐대 ㅋㅋ 이 정도면 얘가 얼마나 주변에 신경 안쓰는지 대략 짐작이 가지...

암튼 그 친구가, 개학하고나서 한동안 관심이 없다가, 요 일주일동안 갑자기 다가온다는거야. 친구가 없는애도 아니고 늘 자기친구들이랑 잘 노는 애래. 그런 애가 이렇게 조용한 애한테 관심갖는 일 잘 없잖아... 그냥 적당히 사교적인 친구인데, 월요일부터 시작해서 얘가 그림 그릴때 옆에서 계속 보고 있는다던가. 친구랑 노는걸 지켜보거나, 친하지도 않은데 필기구 봐도 되냐며 만지작거리고 그러다가 간간히 뺏으려는 장난도 치고 한데 ㅋㅋ

그리고 사촌동생이 점심시간에 꼭 10분정도는 자거든. 그 친구가 놀고 들어오면서, 자기 근처자리도 아닌데, 굳이 지나가면서 일어나라고 했단거야. 내가 "네가 너무 곤히 자고 있어서 그런 것 아니냐"했더니, 그 친구가 다른 잠자는 친구 깨우는것도 못봤고 그 정도로 친한 사이도 아닌데다가, 하루도 아니고 삼일째 깨우고 있다고...

사촌동생은 처음엔 얘 뭐지? 친해지려는건가? 싶다가도 혹시 얘 나 좋아하나 싶고 헷갈린데 ㅋㅋ 난 사실 잘 모르겠어... 친구가 되고 싶어서 그런것 같다가도, 접점도 없고 겸치는 관심사도, 공통점도 하나 없는데 굳이 왜? 게다가 그 친구, 여자애들이랑은 말도 안섞고 남자애들이랑만 논다는거야. 그러다보니까 마냥 친구가 되고 싶어서만은 아닌것도 같구... 아 헷갈린다 ㅠ 생뚱맞게 여사친이 갖고 싶어서 이러는건지, 우리 사촌동생이 좋은건지... 애는 내 대답을 기다리는 모양인데 너무 피곤하다...